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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생실습

발로 뛰면서 고생하는 초등교사 예비 실습 많은 것 배웠으면…

▲ 신은지 전주교대신문 편집장
12월, 곧 있으면 종강이지만 3학년들은 학교를 떠날 수 없다. 왜냐하면 27일까지 교생실습을 하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미국으로 교생실습을 다녀와서 그런지 몰라도 올해의 교생실습을 유난히도 낯설고 떨렸다. 특히나 이번은 한 달이라는 긴 시간동안 실습을 하기 때문에 시험이 끝나자마자 쉬지도 못하고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많았다. 특히 여학우들은 교생실습 기간 동안 무엇을 입어야 할지 엄청난 고민에 빠졌다.

 

2일, 평소에는 입지도 않는 정장을 입고 초등학교에 8시에 도착했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이제 막 일어나서 1교시 갈 준비를 하고 있었겠지만 앞으로 한 달 동안은 그 달콤한 아침잠은 누릴 수 없다.

 

나는 같이 온 동기들과 떨어져서 4학년 7반 교실에 들어갔다. 2년 연속 12-13살 정도의 아이들과 함께 교생실습을 하다가 올해는 11살 아이들을 보니 너무나 어려보이고 작아보였다.

 

아이들은 교생선생님에게 참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름표를 만지작거리기도 하고 무슨 대학교에서 왔냐고도 하고 심지어는 얼굴에 화장을 했는지 안했는지도 궁금해 하였다. 가장 아이들이 궁금해 하던 것은 내 이름표에 적혀진 ‘실과교육과’라는 단어였다. 4학년 교과 과정에는 실과가 아직 나오지 않기 때문에 ‘실과’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이 쏟아졌다. 나름 실과교과에 대해 쉽게 설명해주긴 하였는데 이해했을지가 의문이긴 하다.

 

하지만 교실에 있다 보면 이런 아이들이 마냥 귀엽고 예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심하게 떠드는 아이들도 있고 선생님 말씀을 정말 안 듣는 아이들도 있으며, 특정 학생을 따돌리는 아이들도 있다. 간혹 몇 명 아이들은 교생선생님에게 욕을 하고 알게 모르게 인내심 테스트를 하며 떠보기까지 하는 대담한 아이들도 존재한다.

 

이러한 일을 겪다보면 나도 모르게 울컥 할 때가 많다. 아이들이 뭘 알아서 그러겠냐고 하면서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 상황에 있으면 초보 선생님으로서 마음을 추스르기가 참 힘들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 보면 아이들이 꼭 생각 없이 지내는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몇 명 아이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그 나름의 고민과 고충들이 어른 못지않게 심오하다. 그래서 가끔은 속으로 굉장히 놀란다. 상담을 했던 학생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학생이 있다면 화를 다스리는 법을 물어보았던 학생이다. 솔직히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당황스러웠다. 나조차도 아직 어린 나이이고 감정을 다루는 것이 참 서툴기 때문에, 제대로 알지 못한 내용을 설명하려니 속으로 마음에 많이 찔렸다. 교사는 학생에게 모범이 보여야 한다는 평소 교수님들의 말씀이 너무나 절실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제 막 교생실습 일주일이 지나갔다. 이번 주는 맘 편하게 참관 실습이었지만 앞으로 남은 3주 동안은 학생들과 40분짜리 수업을 이끌어야 한다. 매번 동기들 앞에서 20분짜리 수업만 진행하다가 담임선생님, 동료 교생들 그리고 30명 아이들 앞에서 하려니 무척이나 떨린다. 오늘도 하루 종일 주말을 반납하고 다음 주에 있을 두 수업의 지도안을 짰는데 내일 있을 협의회 시간 때 어떤 피드백이 올지 궁금하고 걱정된다.

 

난 내일 아침 6시 50분에 눈을 비비며 일어나야 한다. 아침도 못 먹고 부랴부랴 나가지만 실습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쌀쌀한 아침 공기 속에서의 내 발걸음은 늘 힘차다. 발로 직접 뛰면서 고생하는 실습인 만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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