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7 17:54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주말 chevron_right 행복한 금토일
일반기사

김병종 30년 작품세계 담은 100여점 "바다 한가운데 파닥파닥 뛰는 날치같아"

다음달 16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 교동아트미술관은 다음달 2일까지

▲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김병종 30년, 생명을 그리다’전을 찾은 시민들이 김병종 교수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안봉주기자 bjahn@

“내 작품은 10년을 주기로 변화되어 왔다. ‘바보예수’에서 ‘생명의 노래’로, 그리고 요새는 다시 ‘길 위에서’시리즈로 전(轉) 하고 있다. 기법적으로는 먹 인물화에서 황갈색의 숲 시리즈와 분청빛의 물시리즈로, 그러다가 화려한 여행 시리즈와 장엄한 우리 산수와 꽃시리즈로 선회 한 것 같다.

 

몇가지 패턴을 그리며 변모되어 온 듯 싶지만, 사실은 하나의 주제로 관통하고 있는 데, 그것은 ‘생명’이다.

 

자연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예찬하고 이를 내 나름대로의 형식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때마다 표현의 방식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만, 내가 작품세계에 담고자 하는 정신과 뜻은 하나로 모아지는 것이다.”

▲ ‘생명의 노래-청명’

지난 10일 전북도립미술관에서 개막한 ‘김병종 30년, 생명을 그리다’에 부친 한국화가 김병종 교수(서울대 미술대)의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한 글이다. 김 교수의 글을 빌리지 않더라도 전시장에 차려진 100여점의 작품들이 그의 예술세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작가들이 자신을 각인시키는 방법은 한 우물을 파는 길이다. 특정 사물이나 인물, 풍경 등을 작업의 중심에 두고 특화시켜 이름을 얻는 식이다. 그런 점에서 김병종의 작품세계는 얼핏 상업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컸다. ‘바보예수’나 ‘생명의 노래’‘화첩기행’하나만 특화시켰을 때 일반에게 ‘어떤 화가’로 더 각인시켰을 것이란 의미에서다. 그럼에도 그는 그의 작품인생 30년 모두를 고향 전시장에 풀어놓았다. ‘생명’이라는 이름으로서다.

 

자칫 산만해지기 쉬운 상황에도 그의 작품은 고향을 만나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김 교수 스스로도 모악산 자락의 도립미술관과 자신의 그림이 잘 어울린다고 만족해 했다. 전시회가 아무리 성황리에 잘 진행되어도 뭔가 아쉽고 불편한 마음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더라도 뿌듯한 경우가 있단다. 모악산 자락에 놓인‘생명’의 작품들이 더 생명력을 얻는 것 같기에 전시회 성과와 상관없이 좋은 기운으로 받아들였다.

 

개막 3일만인 지난 주말까지 이미 5000여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인 김병종 그림의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개막식 때 전시장을 찾은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김병종의 그림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파닥파닥 뛰는 날치다’고 명쾌하게 정의 내렸다. 이 전 장관은 “바다를 벗어나는 순간 생명을 잃게 되는 물고기와 달리 위급한 순간에 바다 위로 뛰어 바다를 볼 수 있는 게 날치다”며 “김병종은 우리가 죽어야만 알 수 있었던 생명을 그렸다”고 했다.

▲ ‘생명의 노러

이 전 장관은 또 ‘바보예수’연작에 대해 “서양의 어떤 그림에서도 김 교수의 예수를 본 적이 없을 만큼 감동을 받았다”면서 “빨간 눈물 한 방울을 떨어트린 예수의 모습은 우리와 같이 처절한 존재다”고 말했다.

 

도립미술관 개막전을 관람한 후 이튿날 전주한옥마을 교동아트미술관 김병종전을 둘러본 한승헌 전 감사원장은 “김병종 교수의 그림은 얼핏 단순한 것 같지만 볼수록 깊이가 우러난다”며, “한 번 보면 다시 와서 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고 했다.

 

미술평론가 윤상훈씨는“김병종의 작품은 힘차고 화사하면서도 아름답고 따뜻한 그 세계가 날개를 한껏 펴고 고향 산천 쪽을 향해 날아가는 그의 그림속 학처럼. 모악산을 굽어보는 전북 도립미술관의 다섯 개 대형전시실을 가득채울 그의 생명찬가가 들판과 골짜기마다 퍼져나갈 것이다”고 평했다.

 

관람객들 역시 김병종의 그림에 푹 빠졌다. 마치 그림이 이야기를 건네는 것 같다는 관람객도 있었고, 동화 속 그림을 보는 것 같다는 소회도 밝혔다. 어떤 관람객은 ‘달빛예수’작품 앞에서 기도를 하며 눈물까지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시회는 2월16일까지 계속된다(전주 교동아트미술관·스튜디오는 2월2일까지).

 

● 김병종 교수 약력

 

△1953년 남원 출생

 

△서울대학교 미술대 회화과·성균관대 동양예술 철학박사

 

△개인전= 2013 산수간(갤러리현대 본관),2009 길 위에서-황홀(갤러리 현대), 2004 바보예수에서 생명의 노래까지(광주비엔날레),1997 생명의 노래(프랑스 파리), 1994 생명의 노래(가나화랑), 1993 바보예수(독일 베를린), 1990 바보예수 (베즈티루르, 폴란드); 1990 바보예수, 흑색눈물(헝가리, 1989 바보예수(베를린)

 

△수상경력= 2004 제17회 대한민국 기독교 미술상, 1995 선 미술상, 1991 한국미술작가상, 1989 미술기자상, 1981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저서= 중국회화연구, 화첩기행1,2,3,4,5권

 

△주요경력= 대한민국미술대전·동아미술제·MBC미전·중앙미술대전 심사위원, 서울대 미술대학장, 서울대 미술관장, 서울대학교 조형연구소장 역임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원용 kimwy@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