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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젊은 피가 마르다 (상) 도내 예술단체·협회 실태

회원 대부분 중년층 이상…20대 드물어 / 줄서기 강요·선배들 권위주의 요인 지적

도내 문화계가 늙어가고 있다. 각 단체·협회 등이 ‘젊은 피’를 수혈하지 못한 채 ‘그 나물에 그 밥’으로 지속하고 있다는 목소리다. 문화예술의 성장과 발전의 원천이라는 신진 작가와 지역 문화계의 괴리가 커지는 지점이다. 이에 본보는 2차례에 걸쳐 그 실태를 살펴보고 문화예술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대안을 모색한다.

 

도내 중견작가 A씨(48)는 “우리 지역에서는 한번 막내면 20년간 막내다”고 푸념한다. 각종 지원금과 보조 사업을 펼치는 협회에 젊은 작가가 늘지 않는다는 토로다. 미술협회 전북도지회에도 회원 1280여명 가운데 20대~30대 초반 회원은 손에 꼽는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협회 산하 청년분과도 30대 후반에서 40대 초·중반이 주류다.

 

미술전공자 B씨(32)는 “작품활동은 하지 않으면서 권의주의 태도로 훈계만 하려는 일부 선배들을 보면서 협회에 가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특정 계파에 줄서기를 강요하는 문화도 젊은 작가들이 협회에 나서지 않는 이유 중 하다”고 귀띔했다.

 

인력난을 겪는 연극계도 젊은층의 유입이 드문 상황이다. 연극협회 전주시지부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회원 174명 가운데 나이가 확인 가능한 167명 중 30살 이하인 1984년 이후 출생자는 38명에 그쳤다. 더욱이 20대 회원은 1991년생 1명 뿐이었다. 관립단체인 시립극단도 30대가 3명에 불과해 다년간 인적 순환이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내 대표적인 관립단체인 전북도립국악원의 인력 미충원 문제는 고질적이다. 지난해 기준 도립국악원 인원은 121명으로 정원 144명의 23명이 결원이다. 예술단 가운데 무용단은 정원 28명 중 7명, 창극단과 관현악단도 각 6명씩 부족했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단 1명도 신규 인력을 영입하지 않고 객원으로 충원했기 때문이다.

 

국악인 C씨(46)는 “관립단체에서 결원이 생기면 전공 인력을 뽑지 않고 그대로 운영한다”며 “도내 관련 대학에서도 매해 100여명 이상 졸업생이 나오지만 갈 곳이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후배들은 선배들이 자리를 안 내줘서 갈데가 없다고 했지만 비켜준다고 해서 들어갈 수 없는 상태다”며 “전공자의 꿈이 국악 강사가 되는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도내 문화예술계에 ‘젊은 피’가 마르고 있다. 각 협회나 기관·단체에 젊은 인력이 채워지지 않으면서 정체된 문화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도내 대표적인 문학단체인 전북작가회의 관계자는 “몇년 전 전북문인협회의 평균 나이가 61세였으며, 전북작가회의도 180여명의 가운데 50대 전후가 다수이고 35살이 막내다”면서 “최근 등단한 젊은층은 개인주의로 점점 협회에 가입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강해 각 협회가 늙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미협 관계자는 “원래부터 협회에 젊은 작가가 드문데다 개인전 개최 경험과 가입비 부담 등 가입 절차가 까다로운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면서도 “협회 내부에서도 젊은 작가를 양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회원전 외에 아트페어나 전시 등에서는 비회원의 젊은 작가를 참여시켜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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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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