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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 열기 식지 않은 전북

전주 남문농성장 추모 분위기 이어져 / 원광대 출신 희생자 기려 강의실 마련

▲ 세월호 참사 2주년을 앞둔 14일 전주 풍남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분향소에 걸린 추모 그림앞으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박형민 기자

세월호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가운데 세월호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움직임은 여전하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머릿속엔 세월호의 기억이 잊혀지고 있다. 추모의 열기도 식고, 현수막 등 상징적인 것들이 많이 줄고 있다. 농성장도 서울 광화문 농성장과 전주 남문농성장, 딱 두 곳만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추모를 지속하는 사람들, 많은 시민들, 유족들은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 추모는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기억속에서 잊지 말아야 할 사건이라서다.

 

△사고 2년,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

 

세월호 2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풍남문 앞에는 세월호 참사를 부모의 심정으로 아파하며 정부의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대책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날 세월호 농성장 천막을 지키며 둘러 앉은 이들은 시민들에게 나눠줄 노란 리본 열쇠 고리를 만들었다.

 

노란 리본과 열쇠고리를 만들고 있던 고모 씨(44)는 “한옥마을에 오는 많은 관광객들이 남문 농성장에 들러 세월호 참사를 다시 상기하고 있다”며 “전주 풍남문 세월호 농성장은 많은 시민들이 아픔을 공감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김모 씨(47)는 “여소야대가 된 국회에 희망을 걸어본다”며 “세월호 진상규명 요구가 지겹다는 인식을 걷어버리고 희생자들이 ‘내 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안전한 나라를 위한 진실 밝히기에 온 국민이 힘을 실어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농성장을 지나는 일부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아픔을 공감하며 안타깝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 이모 씨(35)는 “유가족을 비롯한 세월호 농성장에 남아 계시는 분들이 아픔을 딛고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전북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이세우 목사는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엔 어떤 일이든지 나쁜 기억들을 빨리 잊고 새롭게 출발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있다”면서도 “그러나 세월호 문제는 사회적인 문제이고 국가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이어 “지금 세월호 사고가 난 지 2주기가 됐지만 진상규명이 된 게 없다”며 “그냥 넘어가게 되면 제2, 제3의 세월호 비극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진상규명에 대한 마음을 모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2주기를 준비하는 농성장 천막 안의 사람들은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입을 모아 “사람들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세월호에 대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광대 출신 세월호 실종·희생자…대학 곳곳 애도 물결

 

세월호 탑승자 중에서는 원광대학교 출신 세월호 탑승자도 있다. 안산 단원고 실종자 고창석, 고 이해봉 선생님이다.

 

그중 원광대 체육교육과 93학번 고창석 선생님은 아직까지 실종자 명단에 있다. 단원고 인성생활부 체육을 맡았던 고 교사는 세월호 사고 당시 제자 한 명 한 명에게 구명조끼를 챙겨주고 “빨리 탈출하라”며 학생들의 탈출을 도왔지만 정작 본인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광대 국사교육과 01학번 이해봉 선생님은 침몰 당시 난간에 매달린 학생 10명을 구조하고 남아있는 학생들을 더 구하기 위해 배로 뛰어들었다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평소 ‘역사는 올바르지 않은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배우는 것’이라고 지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원광대는 두 선생님의 고귀한 뜻을 기려 이름을 딴 ‘고창석 강의실’, ‘이해봉 강의실’을 마련했다.

 

14일 고창석 선생의 부인 임모씨는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 당시 상황의 고통을 말로써 설명해 드리기 어렵다”며 오랜 침묵을 유지했다. 원광대는 선배들의 노고를 기려 지난 11일부터 1주일 간을 추모 주간으로 정하고, 단과대학 로비나 부스에서 노란 리본 배부와 방명록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전주시민들에겐 세월호는 여전히 진행 중

 

이날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명백한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 세월호에 대한 추모는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상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삼천동 서모 씨(36·삼천동)는 “세월호 사건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보면 진상규명이 명확히 이뤄질 때까지 추모 분위기는 계속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사회 전반의 정의로움을 싹 틔우기보다 문제를 회피하려는 분위기가 만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월호를 상징하는 제반 시설들은 줄여야 한다는 입장도 있었다. 색이 바랬거나 훼손된 것들이 많아서, 오히려 더 마음이 아프다는 이유 때문이다.

 

김모 씨(31·효자동)는 “현수막이 줄더라도 사람들이 세월호 사고에 대해 잊진 않는다”며 “오히려 잊으면 안되는 사건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상징물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세희, 남승현, 김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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