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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경종호 첫 동시집 〈천재 시인의 한글 연구〉 펴내

‘올 1년 동안/ 여자애들에게 고백한 후/ 내가 들은 말// 넌 키가 너무 작아(은솔이)/ 넌 너무 잘난 체만 해(진솔이)/ 넌 바람둥이야(서윤이)…괜찮다/ 나도 이젠 그 애들은 별로다/ 지금은 2반 김소리뿐이다’( <천재 시인의 한글 연구> 의 ‘괜찮다’중)

 

200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자 출신인 경종호 시인이 첫 동시집 <천재 시인의 한글 연구> (문학동네)를 펴냈다. 5년 간 시인이 모으고 버리고, 쓰고 다듬은 40편의 동시가 담겨 있다.

 

기존 동시가 갖고 있던 교훈성을 덜어내고 아이들의 일상을 소재로 삼아 재밌게 읽고 스스로 판단하도록 맡겨둔다. 20년간 초등학교 교사로서 아이들 곁에서 생활하고, 동시 쓰기를 가르치며 이들의 속마음을 나눈 덕분이다.

 

‘ ‘네가 배려해주면 되잖니’라는 말/ 무릎 위로/ 거머리가 기어오르는 것만 같다// ‘넌 자존심도 없니?’라는 말엔/ 내 몸속 뼈가/ 싸르르 녹아 버리는 것만 같다’( ‘어떤 말’ 중)

책임과 이해, 배려와 자존심은 지켜야 할 윤리나 덕목이지만 일방적으로 강요할 때는 억압과 폭력이 될 뿐이다. 작가는 아이들의 속마음을 통해 이들이 스스로 바라고 행하기까지 기다려 주자고 말한다. ‘뒤집기’ ‘알’ ‘넘어진 자전거’ 등에서도 섣불리 개입하지 말고 가까이에서 지켜봐 주길 바란다. 동시집이지만 문학성도 두드러진다. 동시는 교훈적이고 다소 유치하다는 일부 고정관념을 바꾸고 싶었다. 저학년 초등학생보다는 4,5,6학년 학생들과 중학생이 음미할 수 있는 책이다.

경 시인은 “딸을 비롯해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동시를 쓰기 시작했다”면서 “첫 시집을 낸 것에 대한 복잡 미묘한 감정보다는 아이들이 동시집을 읽으며 공감하고 문학에 대한 흥미를 느끼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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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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