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정문학상 시상·문학제 23~24일 부안 등서 / 수상자 공광규 시인 강연·시낭송 대회·공연도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 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일거니…’(석정의 ‘들길에 서서’중)
어딘지 친숙하게 느껴지는 시 대목일 것이다. 신성적 시인의 ‘들길에 서서’는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시로, 일제 강점기 시절 현실에 굴하지 않고 저항했던 그의 정신은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그리고 매년 가을이 되면 신석정(1907~1974) 시인의 고향 부안에서는 시향(詩香)이 퍼진다. 학창시절 내가 사랑했던 시인은 사실 우리 지역에서, 우리 곁에서 숨 쉬고 있었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은 ‘신석정문학상’과 ‘석정문학제’가 오는 23일~24일 부안 석정문학관 등지에서 열린다. (사)신석정기념사업회(이사장 윤석정)와 석정문학관·석정문학회(회장 정군수)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는 한평생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지조를 지킨 석정 시인의 문학정신과 시 세계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4회 석정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23일 오후 3시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열린다. 석정문학상은 역사는 길지 않지만 석정의 명성과 총 3500만 원에 달하는 상금 규모가 더해져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문학상으로 자리 잡았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석정문학상을 거머쥔 시인은 공광규 씨다. 1986년 월간 <동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 온 그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문예성을 빚고, 투명한 서정과 융숭한 내면적 성찰이 돋보이는 시를 창작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서문학>
200여 명이 미발표시를 응모한 제4회 신석정 촛불문학상에는 심옥남 시인이 당선됐다. 전북에서 주목받는 여류시인으로, 인간과 우주, 생과 사 등 대칭적 상황을 한 화면에 융합시키고 관통하면서 형상화가 빼어난 시를 창작한다는 평가다.
시상식에 앞서 같은 날 오전 10시에는 제3회 전국 신석정 시낭송 대회가 열린다. 올 주제는 석정이 1984년에 낸 수필집 제목이기도 한 ‘난초 잎에 별이 내릴 때’. 덜 알려진 수작(秀作)들을 알리는 것에 무게를 둔 대회 취지에 맞게 매년 그의 다양한 작품들을 주제로 한다.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원 30여 명이 시낭송을 펼치고 수상자를 가린다. 오후 2시에는 수상자인 공광규 시인의 문학강연도 열린다.
24일 오후 3시부터 전북보훈회관에서는 시극공연, 문학강연 등 본격적인 석정문학제가 이어진다. 한국 여성시를 대표하는 신달자 시인이 강사로 나서 그가 연구한 석정의 시 세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는 석정의 시를 시대와 연결 지어 들려주는 시극공연을 선보인다. <석정문학> 제30호 출판기념회도 열린다. 석정문학>
윤석정 신석정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문학관과 문학상이 많지만 전국 단위의 연구단체가 있고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많지 않다”며 “신석정 시인에 대한 재평가가 계속되고 있는데 지역에도 좋은 일이고, 지역에서도 더욱 관심 갖고 아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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