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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60) 3장 백제의 혼(魂) 19

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계백, 진궁, 화청이 앞장을 섰고 해준이 뒤를 맡았다. 깊은 밤, 이제 성 안은 전장이 되어서 군사들이 이리저리 몰려 다닐뿐 주민 통행은 그쳐졌다. 240여 명이 된 백제군이 내성을 향해 다가간다. 모두 신라군 복장이어서 지나는 신라군도 이상하게 보지는 않는다.

 

“내성의 성문은 항상 열어 놓았는데 오늘은 어떤지 모르겠소.”

 

앞장선 진궁이 계백에게 말했다.

 

“내성안 수비군은 정문 안쪽의 위사대 2백명이 전부요. 군주는 청 뒤쪽의 별궁에서 기거하고 있소.”

 

그때 앞에서 일대의 보군이 뛰어왔다. 앞장선 무장들도 뛴다. 어둠 속에서 군데군데 횃불이 켜져 있어서 군사들의 얼굴은 드러났다.

 

“어디 가는 군사요!”

 

다가온 군사들에게 소리쳐 물은 사내가 진궁이다. 그때 앞장서 달려오던 무장이 가쁜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

 

“서문으로 갑니다! 서문으로 백제군이 왔답니다!”

 

“저런!”

 

진궁이 놀란듯 소리치자 지나던 무장 하나가 진궁을 알아보았다.

 

“대아찬은 어디 가시오?”

 

“군주께 명을 받으러 가오!”

 

그러나 달려가는 바람에 대답은 듣지 못했다. 길 모퉁이를 돌자 내성 대문이 보였다. 내성 앞에는 군사들이 무더기로 모여 있었는데 무장들이 소리쳐 구분을 시키고 있다. 출전 준비중이다. 기마군사가 오갔고 전령이 달려오고 들어간다. 대문 앞마당에 모인 군사가 2백 여인이나 되었기 때문에 계백은 긴장했다.

 

“내성으로 곧장 진입합시다.”

 

계백이 다가가며 말했다. 문이 열려있는 것이다. 성안이 어수선해서 지금까지 2리(1km) 가까운 거리를 오면서 검문을 받지 않은것만 해도 천행이다. 성 안은 군사들로 가득차 있다. 1만 5천 가까운 군사들이다. 이제 내성의 대문과 1백보 거리가 되었다. 그때 옆쪽에서 순찰대가 나타났다.

 

“어디 가시오?”

 

순찰대장은 12품 대사 벼슬이지만 눈빛이 날카롭고 긴장했다. 뒤를 따르는 순찰대는 10여명, 내성 주둔군 소속이어서 병력 이동에 환하다. 진궁이 순찰대장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뒤를 따르는 군사들은 멈추지 않는다.

 

“삼현성에서 온 지원군을 데려오라는 군주의 명을 받고 가는 길이네.”

 

“상현성주 아니시오?”

 

순찰대장이 진궁을 알아보더니 옆에 선 계백과 화청까지 둘러보았다.

 

“가 보시지요.”

 

“수고하게.”

 

순찰대장 앞을 지난 백제군이 서둘러 내성의 대문으로 다가갔다. 이제 대문의 정문이 20여보 남았다. 정문 좌우에 선 위병이 다가오는 군사들을 보더니 눈을 둥그렇게 뜨는 것도 보인다. 그때 계백이 뒤쪽에서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

 

“잠깐, 지금 어디로 가시오?”

 

“곧장 갑시다.”

 

계백의 걸음이 빨라졌고 뒤쪽 순찰대장이 다시 불렀다.

 

“내성으로 군사들을 데리고 오라고 하셨단 말이오?”

 

“뛰어라!”

 

계백이 소리치자 진궁, 화청이 달렸고 대문 앞에 선 위사들이 창을 고쳐 쥐었다. 그러나 이미 서너걸음 앞으로 다가온 계백과 진궁이다.

 

“으악!”

 

위병 하나의 비명이 밤하늘을 울렸다. 화청이 들고 있던 창을 던져 몸통을 꿴 것이다. 그때 진궁이 다른 위병의 몸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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