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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자료에도 없는 미군 송유관 수십년 군산에

내항~미공군 비행장·외항~미공군 비행장 2개 구간
국방부와 군산시 등 매설 관련 자료 없어
미군 송유관관리팀 “자료 공개할 수 없다”

지난 9일 군산시 미 공군비행장 인근에 위치한 논에 설치된 송유관 시설 앞에서 본보 기자와 녹색연합 관계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형민 기자
지난 9일 군산시 미 공군비행장 인근에 위치한 논에 설치된 송유관 시설 앞에서 본보 기자와 녹색연합 관계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형민 기자

국방부와 지자체 등 관련 기관 자료에도 없는 주한미군 송유관이 군산지역에 매설돼 수십년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일보와 녹색연합이 확인한 결과 군산지역에는 매설된 지 최소 37년에서 최대 60년이 넘는 주한미군 송유관이 주민 생활권을 관통하고 있지만, 국방부와 군산시는 이와 관련된 자료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주한미군은 미 공군 군산비행장에 필요한 유류 운송을 위해 군산 내항~미 공군비행장, 외항(3부두)~미 공군비행장 2개 구간에 송유관을 매설했다. 내항~미 공군비행장 구간은 1940~50년대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며, 외항~미 공군비행장 구간은 1982년 매설한 것으로 파악됐다.

송유관의 실체는 군산시 옥서면 주민 A 씨가 2015년부터 최근까지 주한미군을 상대로 진행한 ‘송유관 철거 및 부당이득 반환소송’과정에서 주한미군 대신 소송에 나선 정부의 소송대리인이 “미군이 지난 1982년 전·후로 유류 수송을 위해 미 공군 군산비행장까지 송유관을 설치했을 것”이라고 진술하면서 드러났다.

그러나 이 송유관에 대한 자료는 국방부와 지자체 등 어느 곳에서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국방부가 2014년 12월 이목희(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의원실에 제출한‘TKP(Trans Korea Pipeline·한국종단송유관)사업 추진현황’자료와 SNP(South-North Pipeline·남북송유관) 자료에도 군산지역에 묻힌 주한미군 송유관은 표기되지 않았다.

관할 지자체인 군산시도 송유관이 언제 묻혔고 어느 곳을 경유하는지는 물론 매립 깊이와 부식 상태 등에 대한 정보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해당 송유관에 대한 자료가 없다 보니 송유관이 지역에 미치는 환경성과 안전성이 제대로 검토됐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배제선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은 “TKP의 선례를 봤을 때 군산에 매설된 송유관은 매우 노후됐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료 공개가 안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주민 생활권(농지, 도로 등)과 인접해 매설된 송유관에 대한 자료 공개 및 정기적인 점검, 이에 따른 교체 및 보수 작업을 통해 주민피해가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군산지역에 매설된 송유관은 TKP와 관련이 없으며 어떤 관인지 확인도 되지 않는다”면서 “주한미군 측에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소속 송유관 관리팀 DESP의 한 관계자는 “주한미군 사령부의 허가 없이는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문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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