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이 지난달 31일 결정됐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현대중공업을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국해양조선으로 바꾸고 비상장 자회사로 현대중공업이 신설된다. 이에 따라 존속법인인 한국해양조선은 신설 법인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사업회사를 거느리며 기존의 현대중공업 노동자는 신설 법인 소속으로 전환된다.
문제는 이번 물적 분할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각각 나눠 갖지만 부채는 고스란히 현대중공업이 떠안게 된다. 1조6372억원에 달하는 현금 자산은 한국조선해양이 8804억원, 현대중공업이 7568억원씩 나누지만 1조5344억원의 단기금융부채와 7150억원의 장기금융부채는 모두 현대중공업이 책임져야 한다. 이로써 한국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62.1%에서 1.5%로 줄어드는 반면 현대중공업은 부채비율이 60%에서 115%로 늘어난다.
결국 이번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은 재무적으로 우량한 기업 하나와 불량한 기업을 나누는 작업이고 재무적으로 불량한 기업은 자연히 구조조정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회사 측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면 중간지주사 설립을 위한 물적 분할을 추진할 수밖에 없고 해외 기업결합 심사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측에선 알짜 현금 자산을 넘겨받은 중간지주사를 통해 배당을 늘리면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대주주를 위한 결정이란 주장이다. 특히 해외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려면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럴 경우 군산조선소 재가동에도 파장이 우려된다. 막대한 채무와 1만5000여명의 근로자를 떠안은 신설 법인이 군산조선소를 재가동하기에는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7월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당시 현대중공업 측이 밝힌 2019년 재가동 의사는 결국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커진다.
정부와 전라북도는 이번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이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악영향이 없도록 적극 대처해야 한다. 군산조선소의 정상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약속인 만큼 정부는 이번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한 기업 물적 분할이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라북도도 현대중공업 분할 사태를 예의 주시하면서 군산조선소에 악재가 되지 않도록 잘 대응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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