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관할 792곳 학교 중 스프링클러 설치 학교 85곳 불과
화재 취약·유독가스 내뿜는 드라이비트 건축물도 67개나 존재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 화재사고를 계기로 일선 학교의 소방시설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화재발생에 대한 안전대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은명초등학교 화재사고는 다행히 교사들의 빠른 대처로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삽시간에 불길이 번져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소방당국은 은명초의 화재가 급속히 확대되고 대량의 연기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학교 외벽의 가연성 소재를 지목했다. 건물 외벽 마감재인 ‘드라이비트’사용으로 단 3분만에 5층 건물을 몽땅 태웠다는 것이다.
화재에 취약하고 연소 시 유독가스를 발생하는‘드라이비트’를 사용해 시공한 학교 건축물이 도내에는 모두 67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교사동, 생활관, 체육관 등 건물 전체가 드라이비트로 시공된 건물 수이며, 건물을 시공할때 해당 자재를 사용해 시공한 건물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도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기성 원광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드라이비트를 사용하는 주된 이유는 저렴한 가격과 건설시간 단축, 단열효과 때문”이라며 “하지만 불이 붙으면 번지는 속도가 빠르고 많은 유독가스를 발생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큰 인명 및 재산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연성 학교 건물과 함께 화재 발생 시 초기 진화를 할 수 있는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사립유치원과 국립 초등학교, 국립 고등학교를 제외한 도내 792개 유초중고 중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학교는 85곳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는 유치원 20곳 중 15곳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고, 초등학교 422곳 중 22곳, 중학교 209곳 중 20곳, 고등학교 131곳 중 26곳, 특수학교 10곳 중 2곳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학교 스프링클러의 설치율이 낮은 이유는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행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에 따르면 학교 등 교육연구시설은 바닥면적이 1000㎡, 4층 이상의 층에만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 사항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모든 학교시설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관련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시설 보완과 함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방훈련과 교육 역시 실전처럼 해 위급상황 발생 시 학생과 교사가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게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학교 화재 예방을 위해 예산확보를 통한 드라이비트 교체사업과 도내 병설유치원 중 노유자시설로 변경된 곳에는 스프링클러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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