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장점마을의 암 발생과 관련해 환경부가 주민건강영향조사에 대한 한국역학회 자문회의를 열어 비료공장 가동과 주민 암 발생 간에 역학적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동안 환경부는 2001년 장점마을 인근에 들어선 비료공장과 주민의 암 발병 사이에 “무관치 않다”는 결과를 발표했지만 정확한 인과관계를 밝히지 않아 주민 반발이 컸다. 이번 발표는 역학적 인과관계의 단정적인 인정까지 미치지 못했으나 기존의 ‘추정’이라는 모호한 입장에 비해 진일보한 것이다. 그 간의 주민 고통을 생각할 때 퍽 다행이다.
앞으로 과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암으로 사망한 주민과 투병 중인 환자들, 그리고 오랫동안 암 공포에 시달려온 장점마을 주민들에 대한 피해구제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비료공장은 파산했고 공장대표도 폐암으로 사망한 상태이기 때문에 책임 주체도 없고 책임자 처벌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정부와 익산시가 나서 환경오염 피해구제 급여제도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주민피해를 보상하고 투병 중인 환자에 대한 치료지원도 서둘러야 한다. 또한 비료공장 내에 불법 매립된 폐기물을 처리하고 오염된 토양 복원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환경관련 업체들이 시골마을에 들어서면서 제2, 제3의 장점마을 논란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남원과 정읍의 경우가 그러하다. 지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남원시 이백면 내기마을은 1999년 이곳에 아스콘 공장이 들어선 이후 마을주민 78명 가운데 17명에게 폐암 식도암 등이 발생했다. 2013년 이 지역 국회의원을 통해 대책 마련을 호소하자 정부가 역학조사에 나서 다핵 방향족화합물(PAHs)의 증가와 심각한 라돈 오염 등 위험요인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렇다 할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
또 최근 58명의 주민이 사는 정읍시 이평면 정애마을의 경우도 비슷한 주장이 제기되었다. 한센인 정착촌인 이 마을에 2016년 폐기물재활용업체가 들어온 뒤 4명이 암으로 사망하고 5가족이 마을을 떠났다고 한다. 이 마을 역시 하수 슬러지와 분뇨악취, 화학약품 냄새로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주민들은 “단속이 나오면 업체가 즉시 작업을 중단하는 등 눈속임을 하고 있다”며 불신하고 있다.
장점마을을 거울삼아 이들 마을에도 필요한 대책을 선제적으로 세웠으면 한다. 사람들이 죽거나 병들어 마을이 절딴 난 뒤에야 뒷북행정으로 요란을 떨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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