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현상이 전국적인 문제이지만 지난 2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밝혀진 자료는 인구절벽 위기에 처한 전북의 취약성을 다시 한번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회 김광수의원(민주평화당, 전주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의 분만건수는 9887건으로 전국(30만3009건)의 3.1%에 불과했다. 경기도와 서울이 전체의 45%로 절반에 육박하면서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최근 10년간(2009∼2018)의 분만건수 감소율도 전북이 33.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에 이어 전남(31.6%), 강원(30.9%), 경남(30.6%) 순(順)이다. 모두 농촌지역을 끼고 있는 지자체다. 출산 연령대의 농촌지역 이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수치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98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가 지난 2005년부터 저출산고령화 대책 위원회를 구성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해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남녀 고용평등 및 일·가정 양립 지원을 법으로 규정하고, 무상보육과 가정 양육수당을 도입했으며, 육아휴직 제도등을 대폭 개선했다. 지자체들도 경쟁적으로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고, 다자녀 가구에 대한 혜택을 늘렸다. 이 기간중 13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국가예산이 저출산 해법에 투자됐다.
이같은 노력에도 저출산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저출산 문제를 바라보는 인구 전문가들의 진단은 대체로 비슷하다. 주요 원인으로 만혼(晩婚)과 비혼(非婚)을 꼽는다. 일자리가 없거나 불안한 고용일 경우 결혼은 생각하지도 않는다. 또 결혼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과 가치관이 변한 것도 지적한다. 몇해전 한 여론조사 결과 20대의 41.6%가 ‘결혼을 해도 좋고 안해도 좋다’고 응답한 것이 이를 반증해준다.
심각한 저출산은 지방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적인 차원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동안 추진돼온 시책들은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특히 전북의 급격한 분만율 감소 사례가 보여주듯 양질의 일자리 창출등 청년층이 만족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과 제도를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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