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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법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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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전주지법은 진안군의료원 부정채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진안군청 공무원 A씨(당시 팀장 6급)와 B씨(주무관 7급)에게 1심판결에서 나란히 징역 10월형을 선고했다.

이 재판은 지난 2018년 4월 군민 한 명이 전북경찰청에 고발한 게 단초가 됐다. 군수, 비서실장, 보건행정팀장, 주무관, 민간 면접관 등 여러 명이 함께 고발돼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선출직 군수가 자칫 낙마할 수도 있어 엄청난 파장의 소지도 안고 있었다. 지역과 공직사회의 술렁임은 극에 달했다.

2년 가까운 검경 수사를 거쳐 2020년 3월 초 법원에 접수된 이 사건은, 당시 이항로 군수가 다른 건(선거법 위반 건)으로 낙마해 재선거가 실시되고 2년 뒤인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거쳐, 기소 후 3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난 27일에서야 겨우 1심 판결이 나왔다.

그런데 이 건은 이보다 앞서 사법판단 결과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지난 2015년 전북경찰청 조사, 2017년 감사원 감사가 그것. 두 건은 각각 무혐의와 경징계에 그쳤다.

지름길을 못 찾고 ‘기나긴 여정’을 거쳐 사법심판대 오른 이 건은 팀장과 주무관만 기소되고 '윗선'이 빠져 사법당국의 불신지수를 한층 상승시켰다. 힘없는 하위직만 '애꿎은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안타까운 탄식이 나왔다. ‘꼬리 자르기’란 비판도 일었다.

이 건으로, 2019년 2월 이항로 전 군수가 선거법 위반혐의 재판 도중 법정구속이 결정되고 영어의 몸이 되면서 토해 낸 한 마디 말이 회자된다.

“이건 법도 아니다.”

그때와 맥락은 다르지만 이번 사법심판에 딱 들어맞는 말일 듯싶다. 힘 있는 자만 살아남는 이 나라의 사법심판을 누가 신뢰하겠는가.

팀장과 주무관에게 죄가 있다면 ‘윗선’의 말을 잘 들은 죄, 그것밖에 없을 것이다. 징역, 이 두 글자 뒤에 ‘윗사람을 너무 믿은 공무원’이라는 주홍글씨가 아른거린다는 주변 평이 안타까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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