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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지역 청년이 바라보는 인구감소와 지역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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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관 둥근숲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인구위기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뜨겁다.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전세계적으로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대로 가면 인구소멸이 아닌 절멸, 종으로 치면 멸종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런 인구소멸에 대한 이야기가 전국적인 화제인 요즘 지역에서 살아가는 나에게 인구문제는 더 크게 와닿는다. 내가 좋아하고 앞으로 내가 살아갈 전주라는 도시가 미래에도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남아있을지 확신할 수 없게 되었다. 

기존에도 지역에서의 청년인구 유출 문제, 인구감소 문제는 수십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오던 문제였다. 지역의 인프라가 부족하고, 일자리가 부족하니 청년들이 떠난다. 살기좋은 환경과 일자리를 만들면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지역 지자체는 인구성장을 염두에 둔 지역계획들을 수립했고 이곳저곳을 개발했지만, 전라북도의 인구는 계속해서 줄어들어 왔다. 그나마 인구가 늘어왔던 전주시마저 최근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국가적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영향도 있겠지만. 이젠 지역이 인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동안 지역의 인구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돌아보자. 우선 인구감소가 왜 문제인가를 생각해 보면 결국 경제문제와 닿아있다. 인구는 노동력이다. 인구의 감소는 생산성의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경제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가 감소하는 데 비해 고령화율은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새로 태어나는 인구는 줄어들고 나이 드는 사람이 많아지니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어 미래세대에 지워질 부담이 커져만 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지역일수록 더욱 크게 체감할 수밖에 없다. 이미 몇몇 군 단위 지자체들은 인구문제를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예견된 미래였던 인구문제는 이미 시작된 걸지도 모른다. 예전처럼 청년들의 지역 유출을 고민해야된 시기는 이미 놓쳤다고 생각한다. 이젠 청년인구 유출이 아니라 청년들이 아예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는 시대가 왔다. 기존에 하던 인구문제의 대응으로는 지금의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대응도 필요하지만, 마냥 국가에 의존하다간 내가 사는 이 지역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청년의 입장에서 앞으로 살아가고 싶은 지역은 이랬으면 한다는 점들을 몇 가지 적어보고자 한다. 우선 청년들을 단순한 생산인구, 인력으로 보는 게 아닌 인재로 보고 접근했으면 한다. 단순히 숫자만 늘리는 게 아닌 정말 일하고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고민과 정책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함께 살 수 있는 커뮤니티가 탄탄한 지역이면 좋겠다. 요즘 공동체가 많이 소원해진 사회라고는 하지만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개인화되고 파편화된 사회에서 예전같은 공동체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안전한 커뮤니티를 만드는데는 노력이 필요해졌다. 이런 노력을 하는 지역이라면 인구문제 속에서도 활력을 잃지 않고 지역을 지켜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인구문제는 이제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각자가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인구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당장의 현실적 문제로 인한 세대 간의 갈등보다는 미래를 위한 협력으로 지역이 인구문제를 해결해 나갔으면 한다.

/류영관 둥근숲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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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관 #청춘예찬 #인구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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