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연임 제한 정헌율·심민 제외 12명 중 7명 ‘적격’ 공개…나머지 5명 ‘조용’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의 6·3 지방선거 공천 과정이 투명성 논란 속에 ‘밀실 행정’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전북도당이 예비후보 적격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후보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스스로 ‘적격 판정’을 알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0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 14개 시·군 기초단체장 가운데 민주당 자격심사를 통과했다고 스스로 밝힌 이는 7명이다. 강임준(군산), 유희태(완주), 황인홍(무주), 전춘성(진안), 최훈식(장수) 시장·군수는 심사 직후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적격’ 사실을 공개했다. 이어 최영일(순창), 권익현(부안) 군수는 다른 방식으로 ‘적격’ 사실을 알렸다. 민주당 정헌율 익산시장(3선 연임 제한)과 무소속 심민 임실군수(3선 연임 제한)는 이번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면 나머지 단체장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도당이 공식 명단을 함구하면서 유권자들은 내 지역 단체장이 ‘적격’인지, 혹은 중대 결격 사유로 소명 절차를 밟고 있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심각한 정보 비대칭 상황에 놓였다.
이 같은 폐쇄적 행보는 인접한 전남도당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전남도당은 지난 3일 홈페이지에 지역별·성명별 적격자 명단을 공개해 당원과 유권자의 판단을 도왔다.
침묵하고 있는 단체장들의 사정은 저마다 조금씩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A 지자체 관계자는 ‘적격’ 결과를 SNS에 올리지 않은 것과 관련해 “전북도당이 비공개로 해놨기 때문에 개인들이 얘기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우리 단체장도 민주당원으로서 당의 방침에 부합하는 게 맞지 않겠냐”고 말했다.
B 지자체 관계자는 “부적격 판정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의신청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C 단체장의 경우 민주당으로부터 정밀심사 대상자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19일 논평을 내고 “전북도당은 예비후보 자격심사 결과를 즉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는 “지난 13일 발표한 전체 495명 중 적격 409명이라는 ‘총계’만 공개했을 뿐, 누가 어떤 기준으로 통과했는지는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는 유권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를 내세운 도당 방침에 대해서도 “불필요한 의혹과 불신만 키우고 있다”며 정보 공개 원칙의 명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준병 전북도당위원장은 전북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진화에 나섰다. 윤 위원장은 “현역 단체장 중에서도 정밀 심사 대상이 분명히 있다”며 “제기된 의혹을 도민이 납득할 수준으로 소명하지 못하면 결코 예외는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정밀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도덕적 결함이 발견된 후보에게는 최대 20% 경선 감점 페널티가 적용될 예정이다. 1~2%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당내 경선 특성상, 사실상 ‘정치적 사망 선고’와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은 전북도당의 불투명한 공천 행정을 정당성을 훼손하는 행위로 보고 있다. 전남 등 인접 지역에서도 민주당의 적격 판정 기준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서, 전북 역시 ‘부적격자 구제’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소셜계정(SNS)를 통한 후보자들의 ‘셀프 공표’는 도당의 불투명 행정이 낳은 촌극”이라며 “유권자를 배제한 깜깜이 심사가 계속된다면 결국 기득권 유지와 계파 정치를 위한 ‘밀실 공천’이라는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육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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