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에서 도시계획 문제가 등장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가 팔달로의 사례다.
20∼30년전 팔달로를 처음 개통했을때 “필요도 없이 운동장처럼 넓은 도로를 냈다”는 주민의 여론 몰매를 맞고 당담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았는데 현재는 교통체증으로 ‘짜증도로’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먼 앞날을 내다본 도시계획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그런데 최근 전주시의회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현재 5거리로 되어 있어 교통사정이 최악의 수준인 동산교차로를 전주IC 진입로와 연결해 6차로로 만드는 사업과 관련, “고가도로 보다는 평면교차로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것도 전주시의 도시계획을 직접 담당하고 있는 도시건설위에서 제기됐다.
그 이유도 재미있다. 전주시가 단독개최한 지난 97년 동계U대회때도 전주IC 근처에서 교통대란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공동개최로 불과 2∼3게임 치르는 월드컵과 관련해 교통대란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 지점이 도심이 아닌 ‘시 외곽’지역이므로 평면교차로만 해도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더 재미있는 일은 이같은 도시건설위의 주장에 대해 다른 상임위 의원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점이다. 투표결과에서 보여주듯 대부분의 시의원들은 ‘전주시의 먼 미래발전을 위해’고가도로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을 내렸다. 해당 상위인 도시건설위로서는 ‘기분 상하는’ 일이다.
문제는 이날 회의 분위기다. 의회는 합리와 이성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의견을 조정해가는 과정이다. 그런데 자신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일부 의원들이 얼굴을 붉히고 반말을 하고 고함을 지르며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의원 스스로 의회의 위상을 깎는 일이다. 냉정한 이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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