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돈이 되는 시대, 21세기에 게임은 문화의 꽃이라 불린다. 게임은 영상과 음향 등 첨단 멀티미디어 기술을 총망라하고 있어 디지털 시대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문화산업이기 때문이다.
전주에서 게임을 말하고자 한다. 전주는 지방에서 최초로 게임을 특화해 게임엑스포를 개최했을 정도니 전주에서 게임을 논할 자격은 갖췄다. 서울에서도 잘 안되는데 과연 전주에서 잘 될까 하는 의구심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러한 전주에 게임 제작의 공장격인 멀티미디어기술지원센터까지 설치됐으니 외견상으로는 국내 뿐 아니라 국제 게임엑스포를 치르기에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올해 3회째가 될 전주컴퓨터게임엑스포가 제대로 열릴지 걱정이다.
오는 11월1일부터 3일까지 전주화산체육관에서 개최하는 것까지만 확정됐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 윤곽조차 그려내지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세부적인 행사 계획을 세우는 등 일을 중추적으로 추진해야 할 조직위원회 사무국 자체가 문제가 크기 때문이다.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소양이 전혀 없는 현 사무국 체제로는 행사의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무국장도 행사를 치르기 위한 비상근 자리로 몇개월 근무가 고작이고, 상근 사무직원 2명은 퇴직 공무원으로 비전문가다.
이들 사무직원과 사무국장 등에 나가는 인건비만 연 8천만원에 이른다. 게임엑스포 홈페이지(www.ccge.or.kr) 조차 지난 2회 행사가 끝남과 동시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2001년에서 시간이 멈춘 것이다. 지역 게임업체나 게임 관련 정보들은 아예 올려져 있지도 않다.
매년 5억원 이상을 들여 치르고 그것도 1회때는 명색이 ‘국제대회’라는 타이틀까지 지녔던 게임엑스포는 결국 3회때도 임기응변식 행사가 될 확률이 높다.
게임엑스포2001은 타 지역 사람들 상당수가 엑스포를 관람해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주에 게임전문 문화행사가 자리 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기술세미나, 게임공모전 등 게임산업 육성차원에서 전개했던 행사의 참여도가 저조해 전북지역 게임산업 활성화에 기여한 흔적을 찾아내기 어렵다.
여기에는 우리지역의 게임업체가 16개사로 전국대비 1%를 차지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상품화된 제품을 가진 업체는 3개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역 게임산업 현실도 강하게 작용한다.
게임엑스포2002는 어려운 여건을 딛고 열악한 지역 게임산업을 활성화 시키는 행사가 돼야 하며, 지역주민에게 게임문화를 체험하고 습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행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행사 추진 주체의 전문성 확보가 절실하다. 이들과 지역의 게임개발 업체간에 협의체를 구성해 상호 보완적인 행사를 도출해내야 한다.
또한 규모 보다는 내실을 다져야 한다. 큰 전시관을 보여주기 보다는 참여하는 지역업체를 지원하고 참관객에게 제대로 된 볼거리를 보여주는 행사 아이템을 발굴, 개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북도민의 게임에 대한 인식 전환의 장이 돼야 한다.
대부분의 자원과 정보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현실에서 게임엑스포를 통해 도민이 게임이나 최신 영상문화를 접하고 올바른 이해와 관심을 갖게 돼 이를 산업에 까지 이르게 할 수 있도록 하는 행사로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게임엑스포는 게임산업 발전과 지역민의 게임에 대한 인식전환의 장으로 거듭 날 수 있게 될 것이며, 게임전문 문화행사로 굳건히 뿌리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 허명숙 (본보 특집여성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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