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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꿈과 희망 송두리째 빼앗긴 농심

 

 

성서중 마르코복음 12장 41절을 보면 예수가 제자들에게 ‘과부의 헌금’에 대해 말씀하신 내용이 나온다.

 

부자들 여럿이 와서 많은 돈을 헌금궤에 넣는데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은 겨우 렙톤 두개를 넣었다. 이것은 동전 한 닢 값어치에 불과했다.

 

그러나 예수는 제자들을 불러“저과부가 어느 누구보다도 더 많은 돈을 헌금궤에 넣었다.저 과부는 전재산을 다 털어 넣었으니 모두를 바친 셈이다”

 

지난달 29일 흑염소 57마리(2천만원상당)을 도난당한 장수군 번암면 교동리 금천마을의 이승철씨(39).

 

2천만원이 비록 적게 비쳐질지 몰라도 도난당한 흑염소는 이씨에게 성경에 나오는 과부의 헌금처럼 전재산이자 인생의 희망이었다.

 

이씨는 고2때 아버지를 여의고 가난속에 홀어머니와 함께 살다보니 30살에 가깝도록 신부감이 없어 애만태우다 멀리 중국 심양으로 장가를 들게 된다.

 

이후 이씨 부부는 어렵게 흑염소를 사육, 가난을 벗어날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호사다마라했던가. 2000년2월 금이야 옥이야 했던 염소 53마리를 도둑 맞았다.

 

이씨는 흑염소를 도둑맞고 하늘이 무너지는 절망에 빠졌지만 자라나는 자녀들을 바라보며 그냥 주저않을수 없다는 생각에 소득금고자금 1천만원을 융자받아 새끼염소 1백마리를 구입, 재기에 나섰다.

 

그러나 2년만에 또다시 수십마리의 흑염소를 도난당하는 날벼락을 또 맞았다.
2년여의 갖은 고생끝에 흑염소 60마리가 분만을 목전에 둔 상태였다.

 

흑염소값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어 새끼를 낳을 경우 한몫 잡을수 있어 5년동안 가보지 못한 처가집에 다녀오자고 약속했었는데 도둑은 희망과 약속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버린 것이다.
이씨는 이젠 고향을 떠나고 싶단다.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심을 울리는 도둑도 문제지만 농축산물을 맘놓고 키울수 없는 농촌치안상태가 심각게 아닌가 한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옛말도 있듯 이제라도 철저한 방범순찰과 경찰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는 경보시설비지원 등을 통해 농촌주민들이 도둑걱정없이 생업에 종사할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실현되길 기대해본다.

 

/우연태(본사 장수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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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태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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