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은 한국 고유 음식 가운데 하나로 국에 밥을 말아 내는 음식이다. 원래 우리 고유의 상차림을 보면 국과 밥은 밥상에 따로따로 담아서 올린다. 그러나 국밥은 부엌에서 직접 뜨거운 국에 밥을 넣어서 만든 음식이다.
국밥은 장국밥이라고도 불리는데 국을 끓일 때부터 간장으로 간을 하고 밥을 말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언제 부턴가 '따로국밥'이라는 것이 생겨 인기를 끌고 있다. 그냥 국밥 보다 값이 조금 비싼 것 빼고는 별다를 게 없는데도 말이다. 이는 아마도 국밥으로 손님을 대접하는 것보다는 따로국밥으로 대접하면 좀더 정중한 맛이 있을 것 같다는 발상에서 생겨난 것이겠지만, 은연중에 얄팍한 상술(商術)이 엿보여 메스껍다는 친구도 더러 있다.
아무튼 '밥을 국에 말지 않고 국과 밥을 서로 다른 그릇에 담아 내는 국밥'이라고 '표준국어대사전'은 풀이하고 있지만, 어쩐지 어색한 것만은 어쩔수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아무려면 어떠리……. 결국 밥과 국은 이름만 따로일 뿐 입속에 들어가면 서로가 잘 어우러져 한결 조화로운 미각을 돋우어 주고 있으니까. 여기서 우리는 따로 따로라는 이질감보다는 몇 점의 고기와 선지, 양념과 국물, 밥과 깍두기 등이 혼연일체가 되어 동질화의 미각을 강하게 느끼게 해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로국밥을 들면서, 우리의 인관관계도 이와 같이 각기 다른 개체들이 어울려 서로 교류ㆍ화합ㆍ조화되어 갔으면 그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어느 저명인사가 지적한 대로 우리들의 생활양상이 너무나 따로 따로 노는 이질적인 것만 같아서다. 그러고 보면 따로국밥은 공자가 말한 '화이부동(和而不同)' 즉 남과 화친하게는 지내나 정의를 굽혀서까지 그 사람의 뜻을 따르지는 않는다는 군자의 길을 가르쳐 주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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