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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숨어 있는 지적 자산을 찾자 - 조동용

조동용(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감옥 가는 일 빼고는 무슨 일이든지 하겠다는 김완주 전라북도 지사의 경제 살리기 의지는 '열정' 그 자체다. 이에 전북도민들, 기업인들의 열망까지 합쳐져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서민들과 자영업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경기가 살아나지는 않아 보인다. 경기라는 것이 짧은 순간에 호전되어지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오히려 바닥경기는 더 악화된 느낌이다.

 

최근 필자는 몇 명의 신기술 개발자들을 만난 적이 있다. 이들은 어두운 실험실에서 열정을 전부 쏟아 내고 있는 엔지니어들이다. 적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이 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대체로 이렇다. 어떤 기술적 영감을 얻어 기술개발에 들어간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가산을 탕진하여 먹고 사는 문제도 고민해야 할 만큼 집안 경제가 말이 아니다. 실용신안, 기술특허, 발명대상 등 법률적 가치도 인정받아 이제 상용화만 하면 그동안의 고생이 끝날 상황이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딱 한 가지가 없다. 그것은 '돈'이다. 필자가 만나 신기술은 다양하다. 물론 상용화 된다면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기술부터 일자리 창출 등을 기대할 수 있는 대단한 엔지니어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에너지가 소모되었다. 돈도 없고 뒤를 봐줄 사람도 없다. 도청을 찾아가고 산업자원부, 중소기업지원센터, 신용보증재단 등을 헤매고 다녔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이제는 돈 많은 기업, 돈 좀 있는 친구들에게 기술과 특허를 팔 생각까지 한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10여년 가깝게 가산을 탕진하고 기술개발에 모든 것을 걸었기 때문에 당장 자식의 등록금은 고사하고 먹고사는 문제까지 고민해야 될 처지에 놓여 있다. 필자가 만난 발명가는 몇 명에 불가하다. 아마 숨어 있는 전북의 지적 자산은 더 많이 있을 것이다. 이들을 찾아내어 지원할 수 있는 전북의 고유한 시스템을 만든다면 의외로 큰 수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을 찾고 지원하는데 큰돈이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생각만 바꾸면 된다. 법이나 행정의 닫힌 테두리가 아니라 전북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감옥이라도 가겠다는 도지사의 생각처럼 행동할 수 있는 의지만 있으면 된다.

 

먼저 전북의 지식자산을 찾고 지원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북에 살고 있으면서 각종 기술개발이나 특허를 받은 사람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들의 사업화 수준에 대한 검토, 필요한 애로사항을 담당하는 전라북도 차원의 행정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아마도 상당한 엔지니어들을, 전북의 지식자원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전북 지식자원 발굴 및 지원조례(가칭) 등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발명이나 특허, 실용신안 등의 기술력을 가진 엔지니어를 찾아내고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들면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은 조금이나마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시스템과 지원조례를 통해 먼저 '공동투자 설명회'를 개최해주는 것이다. 신기술을 개발했으나 이들에게는 '돈'이 없다. 이들은 투자설명회를 할 여력도 남아있지 않다. 만약 전라북도 차원에서 신기술 개발자들을 발굴해 공동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해 준다면 사업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라북도에서는 잠자고 있는 지식자원을 활용할 수 있을뿐더러 이들을 통해 전북에 공장을 지을 수 있고, 새로운 고용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국기업과 국내 대기업을 전북에 유치하기 위해 들어가는 많은 비용과 노력의 일부분을 전북의 잠자는 신지식 자원에 투자한다면 훨씬 더 의미 있는 경제 살리기의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을 걸고 창조해낸 그들의 기술과 특허가 외국이나 돈 많은 기업으로 헐값에 팔려나가거나 잠자게 만들지 말고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찾았으면 한다.

 

/조동용(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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