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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각자, 그리고 더불어 잘살자 - 정성록

정성록(남원 서진여고 교사)

모두 다 바쁜 한 해를 보냈을 것이다. 누구를 만나도 다 바쁘고 힘들다는 비명이 들린다. 내일이 성스런 크리스마스지만 우선 내 삶이 먼저이기 때문에 연말 분위기는 사라진 진 듯하다. 주위의 누구를 만나도 긍정적인 언어보다는 부정적인 대화를 많이 듣는다. 요즘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학벌이나 학력과는 무관하게 다 똑똑하고 영특하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기 때문에 모두가 세련되고 자신의 주장을 거침없이 표현한다. 그런데 어제보다 아니 지난날 잘 살지 못했던 때보다 행복해 보이진 않는다. 생활수준이나 의식수준이 월등하게 나아졌는데 행복지수는 왜 비례하지 못할까? 잘살아 보려고 앞만 보고 달렸지 더불어 잘 살아 보려는 훈련이 부족한 것 같다. 그런 과정이 학교나 가정에서 생략된 것이다.

 

일전에 아주 독립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 한 분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아이가 학교에서 가훈을 적어오라고 해서 '각자 잘 살자' 라는 내용을 적어 줬다고 한다. 이 내용을 두고 아이는 물론 주변 사람들조차 가훈에 대해 한마디씩 한다는 것이다. 교과서 적인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엄마는 내가 잘 살아야 우리 집이 잘 살게 되고, 그리고 우리 사회와 국가가 잘 살기 때문에 가장 기본이 되는 개인의 소중한 의미를 통해 더불어 잘 살길 바라는 자신의 생각을 주위 사람들에게 여러 번 설명 했다고 한다. 엄마의 이런 가치관을 가지고 자란 그 아이들은 분명히 자신의 발전을 통해 이 사회와 국가가 부강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장차 훌륭한 동량이 되어 더불어 사는 모습을 보일 것을 생각하니 뿌듯한 맘이 들었다. 각자가 잘 살면서 더불어 잘 되는 방법을 모르고, 나 하나만 잘 살면 되는 것으로 만족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면에 너무 치중하는 것이 못내 섭섭할 뿐이다. '각자' 그러나 '더불어'가 특이한 제3의 원리를 만들어 조화를 이룬 인간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것은 교육을 잘 받고 잘 난 사람이 아닌 그저 평범한 이름 없는 사람들에 의해 정해진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로마를 진격할 때 그의 후원자는 당시 갈리아 변방 출신의 이름 없는 외인부대였다. 로마의 좋은 학벌과 훌륭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학연?지연? 혈연으로 엮어져 자신들의 세계만 구축했기 때문에 변방의 갈리아 사람들에게 권력을 내 주는 것을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카이사르가 당시의 로마 기준에 자신을 맞추지 않고 지구촌 기준에 맞춰 인도했기 때문에 외인부대가 그를 전우로 생각해 도와준 것이다.

 

이처럼 우리도 삶의 기준을 이제는 자신의 집안과 지역이 아닌 국제적인 세계화 시대에 맞춰야 할 것이다 그래야 우리를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이해하는 우방국이 더 많이 생기고 국제적인 신인도가 올라가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함께 하는 길이 열릴 것이다. 숲 속에서 자살하려고 하는 사람이 목을 매달았는데 가지가 부러져 엉덩방아를 찧자 "너무 아파 죽는 줄 알았네" 하는 말이 있다. 자살 실패자는 엉덩방아를 찧은 순간 다른 세계를 본 것이다. 각자 잘 살자 의미가 더불어 잘 살자는 것처럼 이제 우리도 이런 가치관의 변화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2008년 고통스러운 한 해를 보내면서 다른 세계를 보는 지혜와 가치관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인생에서 부딪치는 문제는 정답 같은 것은 없고 임시방편적인 해답이 있을 따름이다. 당신은 어디에서 해답을 찾으시렵니까?

 

/정성록(남원 서진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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