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도시형 보건지소'라는 말을 들었을 때 생소함을 느꼈다. 그러나 독자로부터 보건지소에서 기초적인 검진은 물론 예방접종도 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황당했다.
지난 2005년 도시지역 의료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 지원을 위해 도입된 도시형보건지소. 지난해 11월 전주시 평화동에 문을 연 평화보건지소를 비롯 현재 전국에서 10여 곳이 운영되고 있다.
도시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취약 계층이 증가했지만, 이들을 위한 공공의료 혜택은 부족한 상황이어서 환영할 만한 제도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의료 취약계층에게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도시형보건지소에서 오히려 공공의료 서비스를 외면하고 있다.
기본적인 진료는 물론 예방접종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물론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간 평화보건지소의 예방교육 등의 사업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예방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처럼 막대한 예산을 사용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보건소를 찾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은 가장 최우선적으로는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먼 거리지만 사람들은 차량을 타고 보건소를 찾고 있다. 그러나 평화동 주민들은 지척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설한 보건지소를 놔두고, 다시 차량을 이용 전주보건소까지 가야하는 불편을 여전히 겪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전주보다 도시형보건지소가 먼저 추진된 일부 지역에서는 기존의 보건지소 운영방법을 개선해 검진과 예방접종 등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계자를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사업을 주관하는 보건복지부도 이 같은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책 방향은 변하지 않은 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도시의 의료취약계층에게 공공의료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라면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예방접종과 진료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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