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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여, 초심으로 돌아가자

▲ 김 영 기

 

객원논설위원

예부터 우리민족은 노래와 춤을 좋아하고 활쏘기를 잘하며 흰옷을 즐겨 입는 순하면서 강하고 끈질긴 민족으로 기록되고 있다. 1000여 차례의 숱한 외침을 당하고 거대 중화권의 변방이면서도 독창적인 역사와 문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에서 터득한 지혜인지 아니면 생존 본능인지 민초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긴 과거를 너무 쉽게 잊는 특성이 있다. 임란 때 백성들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삼십육계 줄행랑을 친 선조와 집권세력을 대궐을 불태우고도 다시 받아들였다. 최근에는 그들에게 결국 버림받고 쫓겨난 비운의 군주 광해(영화)에 열광한다. 일제의 수많은 애국지사를 핍박하며 친일 행각을 일삼던 인사들도 해방조국의 경찰과 관료로 받아들여 또다시 그들에게 고통당했다. 독립군 토벌대의 오까모도 중위(박정희)가 20여년을 통치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는 공분하고 극일을 외친다. 군사독재와 유신공포 정치의 고통과 신음은 어디가고 딸은 집권당의 대선 후보로 활보한다.

 

우리 국민들은 3년 전 지방선거에서 이미 MB를 버렸다. 무능한 야당 민주당에게 압승을 주었다. 하지만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이 압승했다. 오만방자한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었다. 심판은 옳으나 너무 감성적이며 분절적이다.

 

그 뒤 국민들은 '안철수 현상'을 통해 기존정당의 쇄신 의지를 2년여 동안 끈질기게 보여주고 있다. 이제 채 1달도 안남은 대선에서는 미래의 10년, 20년의 변화와 쇄신을 책임질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현란한 말솜씨와 각색된 이미지로 상황을 모면하고 기득권 지키기에 열을 올리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정확하고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 국민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1000만이 넘는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서민경제를 피폐화시킨 정권과 정치인들, 대기업의 횡포, 모든 것을 표로 환산하고 눈치나 보는 갈지자 세력들을 국민들이 나서 표로 심판해야 한다.

 

작금의 국회를 보라! '유통법과 택시법' 파동을 보면 과연 이들에게 진정성은 무엇이고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는가?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대선 후보는 과거 정치행태와 서민경제 파탄을 사과한다. 전통시장을 방문하며 야단법석을 떨고 표를 구하느라 여념이 없다. 그 와중에 양당 의원들은 골목상권을 살리자는 유통법을 은근슬쩍 보류시키면서 서민들을 속인다. 이처럼 새누리당과 민주당 하는 짓은 예나 지금이나 한 치도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표가 필요해 '눈 가리고 아옹'할 뿐이다.

 

과거에는 이들의 행태에 속은 국민들이 선거가 끝나면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절망하며 애꿎은 손에 장을 지지고 싶어 했다. 더 이상 이런 상황을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국민들 스스로 일관되고 당당해야 한다. '안철수 현상'이 2년여 동안 지속되었음에도 순간의 지지율 상승에 오만방자한 여야정당 모두를 확실하게 끝장낼 수 있는 단초를 열어가야 한다. 단일화도 정치쇄신과 정권교체를 위해 하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따라서 유권자들이 막강한 조직과 자금력,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기존 정당 후보들에게 눈길을 줄 일이 아니라 안철수를 원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확실한 선택으로 정치권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또 다시 거대 정당들의 생존게임에 말려들거나 보수 언론과 양당의 '안정론'으로 포장된 단일화 놀음에 놀아나서는 안된다. '안정론'은 집권 연장이나 기존 정치세력들의 기득권 지키기일 뿐이다.

 

투표가 끝나고 후회한들 화병만 생긴다. 다시 5년 동안 지긋지긋한 정치놀음인 '그들만의 리그'에 장단 맞추며 춤출 수 없다. 낡은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오직 선거 승리의 셈법에만 함몰되어 있다. 고도로 계산된 정치적 행보와 발언들을 쏟아내는 그들에게 진정성을 기대하거나 현혹되면 또 다른 암울한 5년이 시작된다.

 

이번 대선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낡은 정치와 국민을 외면하는 정당을 심판해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일이다. 정치쇄신과 정권교체의 본질 또한 MB세력과 새누리당, 그리고 민주당에게 반성과 자기혁신의 기회를 주는 데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를 앞두고 국민들이 다시 한 번 이 대목을 곱씹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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