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막바지에 이르자 흑색선전만 더욱 가열되고 있다. 그렇긴 해도 선거는 선거다. 향후 5년간 국정을 책임질 지도자를 선출하는 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천하우락 재선거(天下憂樂 在選擧)'라는 말이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최한기 선생이 한 말이다. 천하의 근심과 즐거움이 선거에 있다는 뜻인데 사람 잘 뽑아야 한다는 얘기다.
선거 변수는 여럿이다.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차이, 지역색, 정책의 차이, 지역발전 공약 등이 그것이다. 그보다는 안철수 지지자들의 표심과 젊은층의 투표율이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초박빙 구도이기 때문이다. 휴대폰에는 투표 독려 메시지가 넘친다. 박근혜나 문재인 쪽 모두 마찬가지다.
핵심은 젊은층의 투표율이다. 중앙선관위 조사(전국 1500명)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비율은 20대 이하 74.5%, 30대 71.8%, 40대 78.3%, 50대 82.8%, 60대 이상 91.5%였다. 고연령층이 높고 젊은층으로 갈수록 낮다. 역대 대선에서 실제투표율은 의향조사 때보다 3~8% 낮았다.
2030의 젊은층은 대란 세대다. 등록금 대란, 취업대란, 카드대란, 벤처대란, 부동산대란 등 힘든 시기를 경험했다. '30대 정치학'을 쓴 언론인 김종배는 이런 배경 때문에 "30대가 가장 정치적, 진보적"이라고 말한다. 세대대결이 본격화한 지난 10년동안 각종 선거에서 30대는 가장 진보적인 선택을 해왔다는 것이다.
선거는 검증이고 심판이다. 그럴려면 투표를 해야 한다. 18대 대선을 앞두고 주목받는 드라마가 있다. '프레지던트'(2010년 12월15일∼2011년 2월24일)라는 20부작 드라마다. '대학생과의 간담회'에서 대통령 경선 후보로 나선 최수종의 명대사가 SNS에서 달궈지고 있다. 옮겨 싣는다.
"학생1 : 청년실업의 책임이 청년들에게 있다고 하셨나요?
최수종 : 상당 부분 청년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했습니다.
학생2 : 그런 무책임한 말씀이 어디 있습니까. 정치권과 정부의 무능 때문이지, 그게 왜 대학생들 책임입니까? 비겁하게 사회적 약자인 청년들한테 책임을 전가하지 마세요. 아무리 스펙을 쌓아도 취업이 하늘이 별따기라는 말입니다. 당장 발언을 취소하고 전국의 대학생들한테 사과하세요.
최수종 : 자, 내가 왜 사과를 해야죠? 대통령은 누가 만듭니까?
학생3 : 그야 국민들이죠.
최수종 : 지성인답게 보다 정확하게 이야기 하세요. 정말 국민입니까?
학생4 : 당연하죠.
최수종 : 틀렸어요. 대통령은 '투표하는 국민들이' 만드는 겁니다. 정치인은 표를 먹고 삽니다. 세상에 어느 정치인이 표도 주지 않는 사람을 위해 발로 뜁니까? 여러분들도 귀가 닳도록 들었죠? 청년실업 해소, 일자리 수십만개 창출 그러나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왜 그럴까요? 여러분들이 정치를 혐오하기 때문입니다. 투표 안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못 배우고 나이든 어르신들이 지팡이 짚고 버스 타고 읍내에 나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때 지성인이라고 자처하는 여러분들은 산으로, 강으로 놀러갔습니다. 영어사전은 종이채 찢어먹으면서 손바닥만한 선거공보에 눈길 한번 주지 않았습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은 보호 받지 못합니다. 투표를 하지 않는 계층은 결코 보호받지 못합니다. 투표하십시오. 청년 실업자들의 분노와 서러움을 표로, 오로지 표로서 나같은 정치인에게 똑똑히 보여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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