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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도자와 거짓말

▲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하야하게 된 것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리는 비밀 도청사건이 발단이 되었지만 이 사건이 터진 후 관련성이 없다고 거짓말로 일관하다 연관성이 밝혀져 결국 사퇴하게 되었다. 사건 자체의 부도덕성보다도 거짓말 한 것이 더욱 큰 문제였다. 그만큼 정치지도자의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정직함이다.

 

최근 전북에서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최규성 의원의 발언과 행동이 그렇다. 전주와 완주의 통합문제에 본인은 엄정중립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수상한 것은 그의 보좌진들과 완주 지역의 민주당핵심 당직자들, 군의원들이 반대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정황들이 쉽게 포착된다. 그렇다면 둘 중의 하나이다. 최규성 의원이 뻔한 사실을 정치적 필요에 의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완주지역의 민주당 의원들과 핵심 당직자들이 지역구 의원과의 관계 틀을 깨고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공천권을 쥐고 있는 의원에게 반기를 드는 것은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고 특히 그 밑에서 녹을 먹는 보좌진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한마디로 민주당 틀, 그것도 최의원의 틀 안에서는 불가능하다. 특히 최규성 의원은 공천과 관련해서는 무한한 소신(?)으로 본선에서의 예정된 결과와 관계없이 1년 전 공천도 하고 정체성을 극복한 공천도 강행하면서 자신의 뜻대로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해왔다. 미운 털이 박히면 공천과는 애당초 거리가 멀었다. 탈당해서 스스로 힘으로 살아남는 길과 충성의 길 둘 중의 하나였다. 민주당 텃밭인 김제 완주에서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었다. 그러니 결론은 뻔하다.

 

전주완주 통합의 문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각자의 가치와 철학에 근거하여 찬반 양쪽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사실을 근거로 행동해야 한다. 특히 전북의 3선 정치지도자이면서 완주의 지역구의원인 최의원은 분명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설혹 소시민은 중립 운운할 수 있다 해도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은 전북의 중차대한 문제인 전주완주 통합의 문제에 소신도 없이 겉으로는 중립운운하며 속으로는 반대하는 '눈 가리고 아옹'하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최규성 의원은 과거 김제 신공항의 문제에서는 보상도 끝난 상황에서 지역민의 뜻을 거론하며 반대를 관철시켰다. 이때도 찬반양론이 엄연히 존재했다. 이번 통합문제에서의 최의원의 행태는 과거 다른 사안들과는 너무 다르다. 지역의 가장 핵심적인 현안이며 자신의 지역구의 일인데 중립운운하는 것은 무능함과 무소신의 극치이다. 또한 민주당 완주지역의 일부 보좌진과 당직자, 의원들의 반대 모습을 보면 최의원의 뜻이라고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최의원이 정직하게 발언하고 행동하지 못한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것은 통합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내세우고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 전북의 낙후 원인 중 하나가 정치지도자들의 무소신과 안일함, 보신주의, 비겁함 때문이었다. 속으로는 자신의 이익을 쫓고 다른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려는 구차한 모습이다. LH공사유치 실패 때도 국회 건교위위원인 최의원은 간데없고 모두 지사의 책임론으로 돌아갔다. 한때 재야 민주화운동으로 헌신했고 전북에서 내리 3선을 한 의원으로 도민들의 무한 사랑을 받았다. 형인 최규호 교육감 사건이 터졌어도 김제와 완주의 주민들은 또다시 최의원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주었다. 이제 최규성의원이 도민들의 사랑에 답해야 한다. 정정당당하게 소신을 밝히는 정직한 국회의원으로 거듭나야 한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려 하고 다른 결과가 나면 어물쩍 넘어가려는 모습은 변함없이 지지해 준 도민에 대한 배신이다. 반대든 찬성이든 자신의 소신을 정확히 밝히고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최의원의 정치적 미래는 더 이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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