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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도전하는 자의 몫이다

▲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전주 완주 통합 주민투표가 끝났다. 완주군민들의 선택은 현재의 완주의 이익을 통한 현상유지였다. 통합실패에 따른 책임론이 무성하다. 하지만 이번 주민투표의 전 과정과 부결의 결과를 냉정하게 살펴보면 상황은 다르다.

 

단기적으로 보면 송하진 시장과 임정엽 군수, 김완주 지사의 실패이며 반대에 앞장섰던 완주군민과 완주의 정치인들의 승리이다. 또한 뒤에서 조종한 '커튼 정치와 밀실정치의 달인' '눈 가리고 아옹한' 최규성 의원의 승리라 할 수 있다. 완주군민을 제외하면 승리한 자들이 얻은 것은 현상유지이며 기득권 사수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반대에 앞장섰던 정치인들도 통합 실패의 역풍 또한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통합 주민투표 부결의 만세를 외치며 손을 내리는 순간부터 분열되고 동상이몽의 딴 생각을 하고 있다. 이번 주민투표의 과정은 찬성뿐만 아니라 반대 측도 분명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었다. 그들에게 '완주 지킴이'는 자신들의 정치생존과 공간 확보였다.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유리한 조건을 형성하는 것이다. 통합주민투표의 반대 세력의 중심에 완주의 건강한 군민들이 아니라 내년과 이후를 겨냥한 다양한 정치 입지자들과 토호세력이 있다. 그 뒤에는 최규성 의원과 이에 동조하여 침묵한 민주당 도당이 있다. 이번 주민투표 과정을 보면 지역에서 독점적 지위를 수 십 년간 갖고 있는 민주당 집단이 얼마나 무능력하고 자신들의 기득권과 이익에만 급급한 퇴락한 집단인지를 다시 한 번 명확하게 보여준 일이다. 민주당 출신의 지사와 시장, 군수가 앞장서서 추진한 지역의 핵심 사안에 대해 최 규성의원의 정치적 이익 앞에 매몰되어 침묵으로 일관한 것은 심판받아 마땅한 일이다. 주민투표의 시작도 민주당이며 이를 지역 갈등으로 몰아가고 반대한 것도 최규성 중심의 민주당이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방관하거나 오락가락하고 실패로 귀결시킨 것도 민주당이다. 교육권 사수를 빙자한 자리지키기로 참여하여 부결에 힘을 보탠 교육관계자들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실패로 귀결되고 정치적 타격을 받은 것이 분명하지만 송하진 시장과 임정엽 군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역사는 기득권 지키기에 여념이 없는 집단들이나 인물들이 아니라 도전하는 자들의 몫이며 실패도 도전하는 자들이 가질 수 있는 성숙의 과정이라고 본다. 비록 현상적으로 승리의 환호성을 올리며 득의양양한 완주의 정치인들과 국회의원은 통합 실패 성사의 기쁨이 부메랑이 되어 언젠가 역풍을 맞을 것이 분명하다. 송시장과 임군수는 통합 실패에도 불구하고 완주와 전주가 하나이며 소통과 공생의 길을 변함없이 추진한다면 단기간의 정치적 실패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 소통과 발전에 이바지한 성취를 이룰 것으로 믿는다.

 

이번 주민투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었다. 다만 주민투표 과정에서 발생한 상대방 헐뜯기와 고소. 고발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풀어야 한다. 그리고 완주군민들도 전주 시민들이 받은 상처에 대해 성찰하길 바란다. 현재 완주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농 중심의 로컬푸드와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비롯한 다양한 실험과 성과는 결국 그 누구도 아닌 전주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중앙집권이 동네와 골목 구석구석까지 미치고 있는 현실을 전주시민과 완주군민의 하나됨의 무기로 극복해야 한다. 완주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과 가치와 철학이 전주 시민의 공유와 전북도민 전체로 퍼져나갈 때 전북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갈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 고립된 소지역만으로 지역을 발전시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분권과 자치의 확대와 중앙의 지역 분열책을 공동으로 극복해 나아가는 과정이 확대될 때 지역 스스로 발전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 눈앞의 이익 때문에 또다시 분열하고 소지역 이기주의를 부채질하는 것은 공멸의 길이다. 서울 중심의 정치와 경제, 대기업들. 그리고 퇴락한 민주당이 웃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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