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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정부에 유감을 표명한다"

▲ 김윤태 우석대 교수
늙은 인디언이 손자와 함께 모닥불가에 앉아 말을 꺼냈다. 내가 때때로 어떻게 느끼는지 아냐? 마치 내 안에 두 마리의 늑대가 싸우는 것 같아. 하나는 복수심에 불타고, 공격적이고 잔인해. 다른 하나는 반대로 사랑스럽고, 부드럽고 동정심도 많지. 누가 할아버지의 마음을 차지할 수 있어요?라고 손자가 물었다. “내가 먹이를 주는 놈이지!” 라고 늙은 인디언은 대답했다. Seiwert 의 “걱정하지 말아라, 행복해라”에 나오는 내용이다.

 

다양한 폭력, 책임 회피하는 정부

 

두 마리 늑대가 모여 사는 사회 안에서도 거대한 두 마리 늑대가 치열하게 싸우며 존재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사회에서는 공격적이고 잔인한 늑대의 배가 불러있다. 어제 동반 자살한 두 명의 병사문제와 더불어 임병장, 윤일병사건, 김해여학생사건, 대구계모사건, 포천 시신사건 등 상상하기 어려운 폭력사건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사회에서 폭력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우리사회에서도 공권력에 의한 폭력, 온라인상에서의 폭력, 군대 내에서의 폭력, 학교에서의 폭력, 직장에서의 폭력, 가정에서의 폭력 등 다양한 형태의 폭력이 한계점을 넘어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사회의 최근의 폭력과 연관된 현상은 우리사회가 역사 속에서 겪은 일제 식민지와 군사독재 등 국가주도의 사회폭력을 거치면서 나타난 후유증과 연결된 해결 안 된 먹이사슬에 있다.

 

시민들이 갖는 불안감과 사회적 안전에 대한 정부에 거는 기대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오히려 정부에 의해 살찌워진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박근혜정부는 이러한 먹이를 교육에 있다고 진단해서 인성교육과 인문학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다른 발언들과 비교해볼 때 진일보한 내용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러한 근본적인 시도는 우리사회구조가 갖고 있는 모순과 빗겨나갈 가능성이 아주 높다. 특히 의도를 갖고 회피하는 것이라면 왜곡을 가속화 시킬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이다. 사회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여러 원인이 있지만 우선 그 근원을 역사와 국가에서 찾는 시도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함이다. 다양한 먹이공급선을 우선 공적인 정부에서 찾는다면 그 첫 번째 먹이는 정부의 회피와 책임전가, 축소라고 할 수 있다. 덮어버리기와 축소에 급급하면서 유감이라고 외치는 정부의 무책임한 시도는 결국 의혹과 의구심을 낳고 음모론의 자양분이 된다. 유감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이다. 국민은 이러한 유감표명을 굳이 한반도 침략에 대한 일본정부의 사과표명에서 찾지 않는다. 최근의 정부발표에서 나타난 수많은 유감 표명에서 분노를 하는 것이다.

 

가해자 중심 희생양 찾기만 급급

 

“국민은 정부에 유감을 표명 한다”.

 

자본 중심의 불공평한 무한경쟁 사회에서 개인이 겪는 좌절과 적응의 어려움에 대한 어떤 해결정책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가해자 중심의 희생양 찾기에 급급한 무능정부에 표명을 하는 것이다. 폭력행위는 이 행위 외에 어떤 목적이나 가치를 찾을 수 없다는 동기에서 나온다. 무력감과 무시의 경험에 대한 아주 민감한 감수성을 지닌 시민의 모습에서, 때로는 개인적인 폭력의 한계를 넘어서게 하는 사회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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