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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절벽 또 절벽

▲ 김진 전북생활체육회 부회장, 경희대 객원교수

작년 한해 국제유가 인하로 인해 가구당 실질소득이 50만 원 이상 늘었다고 한다. 수입은 그대로인데 기름 값이 내려간 결과다. 이처럼 보통은 유가와 금리가 낮아지면 소비여력은 커져야 맞다. 한데 우리경제의 소비는 절벽에 부딪쳐 있다. 수출 역시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유럽이나 미주, 중동 등 모든 지역에서 10~30%씩 급감하고 있다. 인구절벽, 내수절벽에 이어 마지막 버팀목이던 수출절벽에까지 이르렀다. 모든 게 절벽에 부딪히고 있는 것이다.

 

산아제한 등 인위적 처방에 후유증

 

허면 우리사회는 왜 자꾸 절벽에 부딪힐까? 절벽은 어떤 이유로 생겨나는지 원인에 대한 궁금함이다. 이에 대해서는 먼저 인구절벽이 극심한 한국과 중국을 살펴보면 이해가 빠르겠다. 바로 인위적인 조작이다. 가정을 꾸리면 자녀가 생기는 것은 극히 자연스런 일이다. 한데 두 나라 모두 인위적인 산아제한정책을 펼쳤다. 효율과 형평이라는 경제적 잣대로 삼신할미의 영역을 정부가 침범한 것이다. 미래사회를 위한 저축과도 같은 출산을 포기했으니, 인구절벽에 맞닿은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개별소비세 인하도 같은 경우다. 인위적인 조치로 미래소비를 앞당겨 쓴 것이다. 허니 일정 기간이 지나면 더 구매할 이유도, 여유도 없어야 맞다. 그러니 그런 한시적인 조치 뒤에는 내수가 절벽에 맞닿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처럼 자연스런 시장의 흐름에 역행 할 때마다 경제나 사회는 절벽에 부딪히고 있다. 결국 뭔가를 의도하는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인위적인 처방들이 시공간을 달리하면서 생태계에 후유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특히나 한국경제생태계는 경제수준이 비슷한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그런 인위적인 흐름이 강한 편이다. 경제흐름이 순수하게 시장원리에 따르는 것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예를 들어 경제생태계의 최상위에는 정부와 여당이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선거나 대북문제, 또는 양극화나 민주화 같은 여러 외부요인에 의해서 경제정책이 얽힐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시장경제는 궤도에서 벗어나곤 한다. 물론 많은 경우의 요인들은 사회적 함의에 의해서 일어난다. 하지만 훼손과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경제 환경도 자연환경과 별반 다르지 않다. 훼손은 쉽지만 원상회복에는 상당한 고통과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이는 우리사회의 절벽을 보는 필자의 개인적 시각이다. 따라서 그 해법은 학자들마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내수 진작이 우리경제의 난맥을 해소하는 방안이 된다는 큰 틀에는 이론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유럽이나 아베처럼 무작정 돈을 들이대는 것은 훗날 또 다른 절벽을 만날 수 있다. 그나마 후유증을 줄이면서 소비심리를 되살리기에는 저소득층의 소비증대가 효과적이다. 낙수효과나 분수효과 같은 복잡한 말 필요 없다. 내수를 살리려면 당장 써야할 곳이 지천이지만, 쓸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돈을 줘야 한다. 문제는 나눠 줄 재원과 방법이다. 후일담이지만 미국 대공황 당시에 복지전달체계만 잘 갖춰져 있었다면 경제회복이 훨씬 쉬웠을 것이라고 한다.

 

양극화 해소·내수 회복 위한 정책을

 

한데 지금 우리의 복지전달체계는 충분하다. 우리사회가 의지를 가지고 돈을 아래로 흘려만 보낸다면, 그들은 틀림없이 돈을 뿜어 내수에 도움을 줄 것이다. 물론 복지확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양극화해소와 내수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실효적인 정책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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