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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드림

맑은 새벽에 내 이름을 한번 불러보자

▲ 박영자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장

새벽! 파르스럼한 어둠속에서 불그레한 밝음으로 가는 시간이다. 보이지도 않고 잡힐듯 잡히지도 않는 시원한 새벽바람이 아직은 온전히 눈뜨지 못한 온몸을 약간은 으스스하게 스쳐 지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이른 새벽의 바람이 이리도 상쾌 했던가? 눈앞에 보이는 것들이 어슴프레하게 어둠속에서 희미한 윤곽으로 내 시선을 집중하게 만들었다. 저 희미한 너머에는 어떤 실체가 있을까? 아마도 수도 없는 나의 일상들과 엮어져 있을 것이다. 일상의 일들이 잊어지는 건 아니지만 이 새벽의 맑음이 여유로움과 희망으로 다가온다. 옛 조상들이 새벽잠을 깨워 마음을 닦으려함도 이 맑음이었을 것 같다.

 

거울처럼 맑고 물처럼 고요한 이 새벽을 온몸으로 다 끌어안고 싶었을 것이고 지금 나도 그렇다. 정말 변해야할 것 들은 변하지 않고 변하지 말아야할 것 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가는게 삶의 현실인데 나는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잃어 버렸나?

 

간단하게 생각 할 수 없는 현실 이지만 진정 나를 놓치지는 말아야지…. 사소한 것들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새벽이다. 가만히 느껴보니 새벽의 진동이 참 고요하고 편함이 고요하고 조용한 진동 속에 온 몸으로 새벽의 힘이 나에게 스며들어온다. 잠시 이 고요함이 지나면 또 어제와 비슷한 일상속일들을 위하여 바쁘게 움직일 것이다.

 

따뜻한 차를 한잔 마셔볼까? 오늘 일들을 천천히 챙겨볼까? 그냥 멍하니 새벽바람 속으로 들어가 볼까? 아니다. 이 새벽의 진동에 힘을 실어 이름을 불러보자. 나에 대한 나의 사랑으로, 나 자신의 가치를 실어 내 이름을 자신있게 큰소리로 불러 보자. 내이름 석자에 대한 대답은 수도 없이 많이 했지만 정작 그 이름을 내가 불러 본적이 있었던가? 하고 떠올려 보아도 그런적이 없음이 분명하다.

 

습관적으로 늘 지니고 다니지만 그 소중함을 한번도 떠올려 본적이 없는 이름, 이리 저리 부대끼며 바쁘게 살아오면서 한번도 토닥거려 준적이 없는 이름, 남들은 어느 장소에서나 항상 부르지만 정작 나는 제대로 불러 본적이 없는 이름이다.

 

그래! 이 맑은 새벽에 내 이름을 한번 불러 보는 거다. 새벽기운과 함께 웬지 역동감이 밀려올라오는 느낌이든다. 내가 진심을 다해 불러보는 내 이름이 이리도 어색했던 이름 이었던가? 하고

 

약간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조용하게 한번 더 불러본다. 크게 부르지도 못하고 소리가 나올락 말락 조그맣게 가만히 불러 보았다. 재차 용기를 내어 조금 더 큰소리로 불러보았다. 어색 하기는 매 한가지인거 같다. 밖에 나가서는 늘 또박또박 밝혔던 이름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간 부르는 내 이름이 왜 이리 안으로 기어 들어가는지….

 

지난 세월 속에 알게 모르게 나를 둘러싸버린 껍질의 두께가 이리도 단단한가보다. 멀리서 닭 울음의 메아리가 어둠이끝나고 밝음이 시작됨을 예고하듯 들려오는 것 같다.

 

닭 울음의 메아리! 가늘지만 세상 구석구석으로 스며들어 가는 저 메아리! 저것이다. 내가 다시한번 자신있게 내 이름을 불러야 되는 이유는 저렇게 새벽의 메아리가 되어 내 자신의 가치가, 나의 진심어린 사랑이, 세상 구석구석으로 스며드는 그 고요함 속으로 퍼져 어둠이 밝아 옴을 알리는 메아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내가 부르는 새벽의 메아리가 작지만 조그만 빛이 되고 희망이 되어 다시 나에게로 돌아와 더 큰사랑의 메아리가 되기를…. 정유년 새해 새벽의 메아리를 통해 다 같이 공유하고 싶다.

 

△박영자 회장은 (주)성웅종합건설과 유한회사 거진의 대표이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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