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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짜는 없다

‘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있다’라는 러시아 속담이 있다고 한다. 우리 속담에도 그 비슷한 속담이 몇 개 있다.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된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가 그것들이다. 모두 공짜를 경계하는 말들이다.

 

대머리가 되거나, 쥐약이 묻어 있으니 먹으면 죽을지 모른다는데도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공짜라면 사족을 못 쓰는 걸까. 전문가들은 불공정한 사회구조를 그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평범한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해도 원하는 결과를 내기 어려운데 지난겨울의 ‘그녀’처럼 돈 있고 빽이 든든한 부모를 둔 이는 명문대학도 쉽게 가고, 수십억짜리 말도 탄다는 것이다.

 

‘재능기부’라는 말도 일종의 공짜를 바라는 심리에서 나온 거 아닐까 싶다. 개인이 오랜 시간 혼신의 노력을 투자해서 성취한 재능을 대가를 치르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데 쓰겠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므로 재능기부는 누구에게도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열정 페이’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20대 젊은이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재능 중 하나는 열정일 것이다. 그걸 헐값에 쓰겠다고 사탕 바른 말이 ‘열정 페이’ 아닌가 해서 하는 말이다. 편의점 점주들이 알바비를 놓고 ‘꺾기’를 일삼는 것도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젊은이들의 열정을 한순간에 식혀서 의욕을 상실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열정 페이’라는 이름의 ‘공짜’ 심리다. 날로 먹겠다고 덤비는 어른들의 몹쓸 심보다. 이건 어른들뿐 아니라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 모두 반드시 경계해야 할 태도이기도 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짜를 경계하는 말이 참 많다. 그걸 하나로 묶으면 이거 아닐까.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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