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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을 쓰는 방법 4

‘바람의 아들’을 모르는 야구팬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프로야구 해태와 기아타이거즈에서 활약했던 ‘야구천재’ 이종범의 별명이다. 선수시절 그는 뛰어난 타격 솜씨를 보여주었다. 유격수로서 수비 능력도 발군이었다. 게다가 한 시즌 도루 최다 신기록까지 갖고 있다. 운동선수에게 붙여진 별명 중 이처럼 시적인 게 또 있을까 싶다.

 

기아타이거즈의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7시즌 KBO리그에서 기자들과 팬들의 애정어린 관심을 받았던 선수가 있다. 고졸 신인이 그 어렵다는 전 경기 출장에 최다안타 기록까지 갈아치웠으니 그럴만도 했다. 아버지의 별명에 빗대어 사람들은 그 어린 야구선수를 ‘바람의 손자’라고 불렀다. 넥센히어로즈 소속 이정후 선수 얘기다.

 

‘이정후(19·넥센)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넥센을 울렸다.’는 인터넷 신문기사에서 발견한 문장이다. 우리 문장에 쓰이는 괄호는 소괄호( ), 중괄호{}, 대괄호[ ]가 있다. 이중 중괄호는 문장 안에 직접 쓰지 않는다. 가장 흔한 건 기사처럼 소괄호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그 쓰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글맞춤법에 따르면 소괄호는 언어, 연대, 주석, 설명 등을 넣을 적에 쓴다고 되어 있다. ‘기호식품(嗜好食品)인 커피(coffee)’, ‘5·18민주화운동(1980년)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 ‘스티브 잡스(애플 창업자)가 세상에 던진 메시지’와 같은 어구가 그런 예라고 할 수 있다. 기사에서는 물론 소괄호를 올바로 썼다. 하지만 이어 쓴 조사 ‘∼이’는 그렇지 않다.

 

앞서의 기사를 보면 ‘이정후’라는 이름 다음에 ‘19·넥센’을 작은 괄호 안에 적어 넣었다. 참고하라는 뜻에서일 것이다. 그런데 괄호 안에 든 말은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일 뿐이다. 그 소리에 맞춰 주격조사 ‘은/는’이나 ‘이/가’를 써서는 안 된다. 한마디로 ‘이정후(19·넥센)이’가 아니고 ‘이정후(19·넥센)가’라고 써야 옳다는 뜻이다.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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