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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엽서, 포스트잇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들 중에 포스트잇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하루에도 대여섯 장씩 거기에 뭔가를 적어서 책갈피나 책상 바닥, 컴퓨터 모니터 등에 붙이곤 한다.

 

사실 ‘포스트잇(Post-it)’은 3M이라는 회사에서 생산하는 사무용품 중 하나다. 고유명사가 보통명사로 변한 경우다. 포스트잇은 붙였다 떼었다를 여러 차례 반복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오늘날 메모지의 대명사로 위상을 굳혔다.

 

포스트잇에는 전화번호를 적기도 하고, 그날 반드시 처리해야 할 중요한 업무를 기록하기도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그걸 잊지 않으려고 몇 개 단어로 요약해서 적어두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은밀히 전달할 때도 요긴하게 쓰인다.

 

‘박 팀장이 있어서 항상 든든하네∼.’ 아침에 출근해서 컴퓨터를 켜려는데 부장님 글씨가 틀림없는 이런 메모가 적힌 포스트잇이 모니터 한가운데 붙어 있다고 가정해보자. ‘오전의 그 일, 고마웠습니다. 아주아주 많이요…^^’ 점심식사를 마치고 돌아왔더니 사무실 책상에 캔 커피 하나가 놓여 있는데 거기에 이런 메모가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 있는 건 또 어떤가.

 

살다 보면 가까운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일이 종종 생길 것이다. 번거로운 일을 도와준 후배나 친구도 한둘이 아닐 것이다. 잘못을 따끔하게 지적해준 상사 덕택에 회사 생활을 성공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기반을 튼실하게 닦기도 할 것이다. 그게 고마워서 캔 음료 같은 걸로 마음을 전할 때가 있다.

 

캔 커피 하나를 사는 데 드는 비용이 1,000원이라고 가정하자. 그걸 그대로 전하면 액면가대로 1,000원어치 마음밖에 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포스트잇에 짧은 몇 마디 말을 적어서 붙인 캔 커피는 그 몇 배 혹은 몇십 배의 가치를 발휘하지 않을까. 일상에서 흔히 쓰는 포스트잇은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훌륭한 엽서이기도 한 것이다.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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