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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은 사상의 종점이다

전북자존의 시대 열려면 생각·구호·궐기로 부족 반드시 행동이 필요하다

▲ 홍용웅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2018년 당신의 단어는 행동입니다.’ 최근 페이스북에 뜬 친구의 글이다. 내년부터는 말보다 행동하자는 각오의 표현일 것이다. ‘행동’, 두 글자를 보니 마치 까맣게 잊고 있었던 보석 상자를 찾은 듯 흐뭇하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파스칼),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데카르트)-인간의 보편적 특성을 나타낸 철학의 명구들이다. 동물들도 제각기 생각이 있겠지만 인간처럼 매 순간 재고 따지고 모사를 꾸미는 경지까진 미치지 못한다. 생각은 인간 고유의 특질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매성의 차이는 있겠지만, 시시각각 생각하며 산다.

 

물론 살다 보면 아무 생각 없는 무념무상의 찰나를 경험하기도 하는데, 이런 상태를 우리는 멍 때린다는 표현으로 희화화한다. 생각은 삶의 소중한 자산이다. 수준 높은 사상으로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이들을 우리는 지혜로운 사람(현자)이라 찬양한다. 생각의 수준이 곧 업적의 품질을 좌우하니, 생각은 인생 성패의 결정적 요소라 하겠다.

 

그러나 우리는 생각으로 소일하는 사람을 그리 반기지 않는다. 행동이 없거나 모자라는 사람 말이다. 그래서 생각은 거창하나 행동이 부족한 이들을 허장성세니, 몽상가니, 룸펜이니 하는 표현으로 깎아내리기도 한다. 생각이 인간의 보편적 성질이라면, 행동은 위대한 인간의 특질이다.

 

눈을 우리 지역으로 돌려보자. 우리가 지향하는 전북자존의 시대를 열려면 생각만으로는 안 된다. 구호나 궐기로도 부족하다. 반드시 행동이 필요하다. 행동이 맺은 열매가 우리의 심연에 투영되어 자부심과 믿음의 기억으로 각인돼야 한다. 여기서 결과란 도민의 삶의 질과 문화수준의 향상이다. 그리하여 우리 도민의 자족뿐 아니라 타 지역의 인정과 선망을 받을 수 있는 경제 사회 문화적 여건이 조성되어야 전북자존 운동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23 세계잼버리대회 역시 마찬가지다. 용지 매립, 새만금 국제공항 등 숙제가 산적해 있다. 그 추진 과정에는 보이지 않는 많은 행정적 장애물이 잠복해 있다. 예산 반영, 관계부처 협의, 예타 면제 등 갖은 난관들을 행동으로 돌파해야 한다. 결국 전북자존의 시대는 도민의 체중이 사변의 늪에서 행동의 광장으로 이동하는 날 도래하게 될 것이다.

 

흔히 문학에서는 사색과 고뇌는 햄릿, 행동과 도발은 돈키호테로 의인화된다. 우리 모두는 양극을 잇는 선 어디쯤 서 있을 것이다. 지난 세기의 실존주의 작가 알베르 까뮈는 인생을 시지프의 노역으로 정의한다. 기왕 고통으로 점철된 부조리한 시한부 인생이 인간조건이라면, 차라리 반항과 자유, 열정으로 완전 연소하는 인생을 사는 게 옳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도덕윤리의 시각으론 불가해하지만, 정복자나 연극배우, 심지어는 돈 주앙 같은 호색한의 인생을 예찬한다. 무기력한 사색보다는 가열한 행동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초대 인도총리 지와할랄 네루는 어린 딸(인디라 간디)에게 쓴 3년 간의 옥중편지를 모아 후일 ‘세계사편력’이라는 대작을 출간한다. 그의 196번째 마지막 편지는 로맹 롤랑을 인용하며 대미를 장식한다. “행동은 사상의 종점이다. 행동을 동반치 않은 사상은 미숙아이며 변절이다. 만약 우리가 사상의 주인이 되려 한다면 우리는 행동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새해엔 행동으로 자신의 위대함을 드러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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