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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승계·하늘길 유지 중심에 놓고 이스타항공 살려내야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전북에 본사를 둔 이스타 항공의 합병 문제가 제주항공의 포기 선언으로 물 건너간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 항공 인수를 통해 아시아 최고의 저가 항공사를 꿈꿨으나 코로나 사태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전쟁 중에도 유지되던 하늘 길이 막히며 비행기들이 거의 멈추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까지 이스타 항공을 비롯하여 순차적으로 설립된 저가 항공사들은 항공 수요의 확대와 더불어 초고속 성장을 해왔다. 저가 항공사가 넘쳐나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합종연횡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스타 항공은 본사를 전북에 유지하고 고용 승계를 조건으로 작년부터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진행되어 계약금을 받고 최종 잔금을 받으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변수였다. 제주항공은 합병 전제 조건으로 실현 불가능한 조건을 제시하며 이를 명분으로 인수합병을 없던 일로 하려는 꼼수를 부렸다. 최근 공개된 통화 녹취록과 노조의 주장을 보면 제주 항공은 계약금 지급 이후 이미 이스타 항공의 경영과 노선 유지에 영향력을 행사한 징후들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예상 못한 코로나 사태로 적자 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제주항공이 계약위반을 이스타 항공에 떠넘기고 인수합병을 없던 일로 하려는 것이다. 급기야 어제 인수합병 포기 선언을 했다. 결국 인수합병 문제는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소송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이스타 항공은 국내 저가 항공사 중에서 가장 빚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인수합병이 결렬되어 부도를 맞을 확률이 높아졌다. 2000여 직원이 거리로 나앉게 된 것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애경이 모회사인 제주항공의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재벌의 속성에 대한 몰이해, 국토부를 비롯한 정부의 무능력과 함께 노조도 사태의 본질을 오판하여 공격의 칼날을 내부에 집중하여 제주항공의 무산 선언에 들러리를 서고 이용당하며 실기한 측면도 있다.

이제 이스타 항공은 벼랑 끝에 몰려 해결 방법은 한정적이다. 이스타 항공이 인수합병으로 미뤄진 코로나 재난 극복 지원금을 다른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받아 급한 불을 끄고 자구 노력을 통해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다. 둘째는 정부가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 제주항공과의 인수 합병이 원래대로 이루어지도록 조치하는 것이나 제주항공이 인수 무산을 선언한 최근 행보로 보아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불가능할 것이다. 이도 저도 어려우면 최악의 경우 부도 선언 후 법정 관리를 받는 것이다. 코로나 여파가 아니었다면 운영에 문제가 없던 이스타 항공이기에 현재 수준에서 채권을 동결하고 법정 관리로 고용을 유지하며 자구 노력을 통한 회생 절차를 밟는다면 이후 항공 면허를 원하는 새로운 주인을 맞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강원도는 지역 항공사를 설립할 정도로 항공사는 지역 발전과 밀접하다. 항공사와 공항 없이 험난한 경쟁에서 힘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스타 항공 직원 2000여 명 중 30% 이상이 전북에 연고를 둔 우리의 아들. 딸이다. 이스타 항공을 지켜내는 것은 단순히 항공사의 문제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큰 연관이 있는 것이다. 그토록 소원하던 국제공항을 몇 년 후에 갖게 되는 전북의 입장에서 지역 항공사와 노선을 지켜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이제부터라도 전라북도와 지역 정치권이 앞장서서 이스타 항공이 최악의 경우인 공중분해를 막아내고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와 지원을 끌어내며 전북도민의 힘으로 지역 항공사를 지켜내는 것이 장기적으로 지역의 이익이며 하늘 길을 유지하는 길이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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