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난리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 버린 수재민의 생계가 막막한 형편이다. 수마가 할퀴고 간 피해 현장은 일손 부족으로 복구는커녕 어지럽게 널려 있던 가재도구만 겨우 챙겨 끼니만 때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의 공포가 다시 엄습해 간간이 찾던 위문 행렬도 끊기면서 이들의 팍팍한 삶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그래도 한가닥 기대를 걸었던 재해 보상금 마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짐으로써 수재민 재기 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들 수재민은 당장 먹고 살 수 있도록 생계형 지원책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와 자치단체도 수재민의 무너진 주택과 피해 농작물 등에 대한 실질적 보상이 이뤄지도록 서둘러야 할 것이다.
도내 수해 현황은 19일 현재 4명이 사망하고 1264세대 253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공공시설과 사유시설 피해액은 각각 1365억원, 177억원 가량이다. 이 가운데 수재민 피해가 극심한 사유시설 중 비닐하우스 65억원, 농경지 침수 59억원 등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고추농가의 경우 후반기 햇고추 수확을 앞둔 상황에서 물 폭탄이 쏟아져 농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이들 피해 농가에겐 애써 지은 1년 농사가 물거품 됨에 따라 현실성 있는 금전 보상이 아쉬운 형편이다. 실제 날벼략을 맞은 수재민을 대상으로 한 정부 지원이 주로 수도·전기 등 세제 감면과 저리 융자 등에 머물러 생활 안정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수재 지원금이 실질적인 피해 액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현실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다. 사망자와 부상자 등 인명피해는 물론 농작물과 그에 따른 관련시설 지원도 생색내기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농경지 유실 1600만원을 비롯해 ㏊당 농작물은 농약대금 50만원·대파대 150만원 이며, 농림시설은 비닐하우스 2800만원 정도가 고작이다.
코로나 대유행 조짐까지 우려되는 국가 재난상황에서 수재민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전 재산을 날린 이들에게 당장 먹고 사는 생계대책이 무엇보다 급하다. 수해 복구는 그 이후에 해야 할 절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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