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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이후를 준비해야 살아남는다

조봉한 이쿠얼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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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한 이쿠얼키 대표이사

해마다 이맘때 즘이면 대한민국은 ‘수능’ 몸살을 앓는다.

이 하루의 시험에 인생의 모든 것이 달렸다는 듯 아이들을 입시 경쟁으로 내몰고 성적 이외의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며 초·중·고 12년을 몰아붙인 결과가 나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나는 80년대 중반에 학력고사를 통해 대학에 입학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의 ‘수능’ 몸살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이 가져올 거대한 변화로 학력 무용론이 대두되는 지금도 대다수의 학부모는 ‘좋은 대학에 입학만 하면 된다’는 입시 만능주의에 빠져 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대학’이라는 목표 이후의 산업 현장에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산업계는 IT 엔지니어 영입에 또 다른 몸살을 앓고 있다. 시가총액 45조 원의 네이버에서도 ‘뽑고 싶어도 개발자가 없다‘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엔지니어 출신으로서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이끌고 있는 나도 최근 크게 느끼는 부분이 학력과 상관없이 실무에 적합한 양질의 IT 엔지니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류 때문일까? 몇 년 전부터는 비전공자들까지 컴퓨터 학원이나 온라인 강의를 통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의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개인 프로젝트를 포트폴리오 삼아 엔지니어라는 타이틀을 달고 취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여기에 매년 배출되는 컴퓨터공학, 소프트웨어공학 등 관련 전공자를 감안하면 숫자의 부족만으로 생기는 현상은 아닌 듯하다.

IT 현장에서 필요한 능력은 단순히 코딩 실력이 아니라 문제의 핵심을 파악해 해결 방법을 찾고 여기에 필요한 논리 구조를 수립해 본인만의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능력은 어떻게 길러야 할까?

컴퓨터공학이나 인공지능은 모두 수학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서 말하는 수학은 지금의 입시에서 요구하는 기계적 계산능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수학의 원리와 개념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수학 문제를 풀어내며 길러진 논리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말한다.

기존의 수학 교육 방식으로 훈련된 학생들이 대학에 합격한 이후 이공계 전공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심지어 수학 공부를 다시 하는 기현상은 12년의 수학 교육이 우리 학생들의 노력과 시간을 얼마나 낭비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지금도 대입을 위해 불철주야 입시 공부에만 매달리고 있는 학생들은 모두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세상에서 살게 된다. 인공지능은 이미 기계적인 일을 넘어 사람의 고유 영역이라 자부하던 글쓰기, 미술, 음악 등의 창작 분야에서도 뛰어난 결과를 만들고 있다. 결국 우리 아이들은 인공지능이 시키는 일을 하거나 반대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여러분은 내 아이가 어떠한 인재로 자라길 바라는가?

공식이나 요령에 길들여진 단순한 계산 능력으로는 절대로 인공지능을 따라잡거나 이길 수 없다. 두뇌 싸움의 최고 경지라는 바둑과 체스에서 이미 확인되지 않았나?

미래 인재는 결국 문제 해결 능력에 좌우될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기르기 위해 제대로 된 진짜 수학 교육을 찾고 시작해야 한다. 지금부터 우리 아이의 수능 이후를 준비해야만 진짜 인재로 살아남을 수 있다. /조봉한 이쿠얼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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