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우 문화예술공작소 작가
최근 뉴스에서 ESG 경영이 자주 언급된다. 뉴스에 등장하는 저명(著名)한 CEO들은 ESG가 일시적 유행이 아닌, 근본적이며 필수적인, 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 목소리를 모은다. 일단 ESG가 중요하다는 것은 눈대중으로 알았다. 하지만 필자는 ESG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맥락(脈絡)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찾아보고, 정리해보았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ESG가 기업에 중요하다는 것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요소를 기업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과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기업의 목표가 오직 이윤 극대화였다면, 앞으로 펼쳐질 자본주의는 환경 및 사회문제 해결과 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
ESG가 기업들에 중요해진 배경에는 코로나19에 있다. 코로나19의 주요 원인은 기후변화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동물의 환경이 바뀌고, 인간의 야생동물 포획과 섭취가 늘어나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생긴 것이다. 이렇게 생긴 바이러스는 인류에게 불행을 안겨주었다. 자연을 주인이라 생각했던, 인간의 오만(傲慢)이었다. 자연의 공격에, 인간은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코로나 2년 동안 인간은 크게 두 가지를 깨달았다. 자연의 공격과 인간의 방어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과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인간은 영원히 패배한다는 믿음이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새로운 변화를 요구했다. 더는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지 말 것을 말이다. 인간이 욕망을 멈추지 않는다면, 코로나보다 더 심한 재앙을 안겨준다는 자연의 경고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담겨있다. 환경 문제에 대한 고민은 코로나 이전에도 있었다. 구제역이 돌아 죄 없는 동물들이 땅에 생매장당하는 사태에도 겪었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인간의 목숨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류의 삶이 파괴되고 있는 현실을 경험한 후 인간은 달라졌다. 코로나 이전의 세상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환경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전 세계가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기업이 환경과 사회문제에 책임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기업의 성장과 환경은 상충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기업에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있었다. 사회적 가치 창출이 경제적 가치 창출보다 앞선다는 말도 있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그럴듯한 수사로 인식되었으나 이번만큼은 다르다.
ESG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균형과 조화다. 균형과 조화에는 이윤을 넘어서 기업의 선한 힘이라는 철학이 담겨있다. 기업의 선한 힘은 구체적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 사회적 책임, 공유가치 등으로 파생될 수 있다.
결국, ESG의 핵심은 생태계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도 생태계라는 단어에 수렴한다. 기업은 생태계의 다양한 이해관계의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 세상은 바뀌고 있다. 앞으로 자연과 더불어 사회와 지배구조의 상생만이 기업의 수익을 보장할 것이다. 코로나를 통해 누구나 느꼈듯, 생태계가 파괴되면 기업도 인간도 무너질 것이다. 변화의 필요성을 절박하게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 어떠한 불행이 다가왔는지, 길게 말하지 않아도 역사를 돌아보면 짐작할 수 있다. /안선우 문화예술공작소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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