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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를 지켜보면서

엄철호 익산본부장

엄철호 익산본부장
엄철호 익산본부장

다양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관계가 좋고 나빠지는 것은 아주 작고 사소한 일 때문인 경우가 많다.

특히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 한마디는 상대방에게 씻을 수 없는 커다란 상처를 입혀 결국은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돌아서게 한다.

폭력으로 상처를 받았을 때는 약을 바르면 낫지만, 언어로 상처를 받으면 치유가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구차한 변명 늘어놓지 말고요”, “제가 해도 이렇게 안 해요”.

지난 26일 익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경진 기획행정위원장이 행정지원과 직원들에게 쏟아낸 발언의 일부다.

도시관리공단 설립을 두고 질의응답을 벌이는 과정에서 나온 말로, 듣기에 따라서 반응의 차이도 있을수 있겠지만 감정이 잔뜩 실린것 처럼 비춰진 당시의 순간 어투와 표정을 지켜 봤을때 평소 뇌피셜에서 나온 일방적인 강요로 해석되면서 공직자 무시 및 인격 모독성 발언이다는 게 대체적인 공직사회 시각이다.

행정사무감사에 있어 의원들에게는 막강한 권한이 주어진다.

그래서 행정사무감사라도 열릴라치면 공직자들은 의원들의 눈 밖에 나거나 폭격(?) 사정권에 들지 않으려고 스스로 알아서 눈치를 살피는 등 이른바 갑을관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더구나 이런 관계 속에서 위원장이란 직책은 왕중에서도 상왕으로 그 파워가 정말 막강하고 강력하다.

해당 상임위원회를 이끄는 총괄 관리 사령탑으로서 마음먹기에 따라 감사를 보다 깐깐하게, 또는 화기애애하게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자리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공직자들은 자신이 속한 부서의 감사 당일이 되면 감사 시작 전 위원장을 찾아 문안 인사부터 올리는 것을 오랜 관습으로 여기고 있으니 그 파워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날 행정지원과는 위원장으로부터 일방적인 몰아붙이기식 질책과 힐난을 받고서도 해명에 나설 기회조차 제대로 얻지 못해 결국 무능한 공무원 낙인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리고 말았으니 그 상처가 얼마나 깊고, 심정 또한 어땠을까 심히 안타깝다.

물론 해당 위원장은 시정의 문제점을 지적했을 뿐이다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공직자들에게 과연 얼마나 많은 공감을 얻었을지는 미지수다.

잘못된 행정을 지적하는 것은 좋지만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답변 기회조차 제대로 주지 않는 모습을 지켜본 적잖은 공무원들이 너무하다고 입을 모은다.

행정사무감사는 내달 1일까지 계속된다.

그간 지켜본 행정사무감사를 근거로 나름의 몇가지 원칙을 제안한다.

우선, 예의를 지키면서 품격 있는 질문을 했으면 한다.

의원과 공직자는 수직관계가 아니라 시민을 대신하여 감사를 하고, 수감을 받는 위치일 뿐이다.

비록 상대적 입장이지만 갑을관계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수감을 받는 공직자들에게 얼마든지 예의를 지키면서도 행정의 잘잘못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릴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아울러 팩트(사실)에 충실했으면 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 한다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과 억측 난무로 오해를 살수 있기에 무조건적인 사과와 잘못 인정 강요를 특히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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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철호 eomc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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