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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교사 10명 중 7명이 정신과 치료라니

한 공립유치원 원장의 수년에 걸친 상습적 폭언과 갑질이 물의를 빚고 있다. 해당 유치원 원장의 갑질로 이 유치원에 근무하는 교사 10명 중 7명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그 중 3명의 교사는 공황장애로 병가 중이란다. 다른 곳도 아닌 공교육기관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전교조 전북지부가 공개한 해당 유치원 원장의 갑질 사례는 열거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다. 원장은 원아들과 교사들이 보는 앞에서 피해 교사를 향해 “너만 보면 짜증나서 대화를 못 하겠다. 교사로서 자격이 없다. 말투가 거슬린다”와 같은 발언을 상습적으로 했단다.또 교사를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원장실에 불러 1시간 이상 폭언을 하는가 하면, 수업 중에도 스스럼없이 교실에 들어가 원아들 앞에서 교사 면박을 주는 것도 다반사였단다.

해당 원장은 병설유치원 원감 때도 1~3년차 신규교사의 일거수일투족을 간섭하며 호통과 면박을 일삼았으며, 퇴근 시간 이후와 공휴일·방학 중에도 일을 강요했단다. ‘신규 교사 킬러’ ‘공포의 유치원’ 등으로 불릴 정도였다니 교사들의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지 짐작이 간다. 당사자 해명이 없어 어느 정도까지가 진실인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10명의 교사 중 3명이나 병가 중이라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공교육기관에서 오랫동안 이런 비교육적 행태가 벌어졌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 한 공립유치원 원장의 개인적 일탈일 수 있지만 혹여 공립유치원 관리자의 제왕적 행태가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공립유치원의 특성상 초중고교에 비해 소규모인데다 공립유치원 확대정책에 따라 신규 교사가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신규 교사의 경우 아무래도 수업 전문성이 떨어지고, 사립과 달리 학급경영에서부터 공무처리와 행정업무, 학부모와 관계 등을 원만하게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신규 유치원 교사의 초임은 흔히 ‘생존단계’로 비유한다. 관리자의 지원과 배려가 없을 경우 교사로서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다. 유아의 학습과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교사들이 관리자의 갑질로 좌절과 상처를 받지 않도록 감독기능을 강화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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