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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활의 좌표(座標) - 신팔복

신팔복
신팔복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일상이 시계의 톱니바퀴를 돌아 나온다. 그런데 노년에 접어들수록 평범한 내 생활의 위치가 더욱 더 궁금해졌다. 1946년 진안의 작은 산골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마치고 무주 안성고등학교를 시작으로 전북에서 37년 동안 교직 생활을 했다. 가는 곳마다 새로운 경험으로 즐거웠다.

남자들의 안줏거리로 등장하는 군대 생활은 여름 더위는 짧고 겨울 추위는 길었던 강원도 인제에서 했다. 제대하고 용담중학교에서 1년, 마령중학교에서 2년을 근무했으며 안천중고등학교 교장으로 있던 장인의 관사에서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

진안중학교로 전근하여 첫아들을 낳고 진안읍으로 내려와 살았으며 진안종합고등학교에 근무할 때 두 번째로 딸 낳았다. 그리고 군산여고로 전근해 월명공원 밑에서 살며 둘째 아들을 낳았다. 아내의 헌신과 함께 가족이 늘고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이후 진안여고를 거쳐 전주동중학교로 발령받아 전주로 이사했다. 그리고 다시 진안제일고로 전근했고 장계중학교와 전주신일중으로 옮겨 무사히 교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등산이 좋아서 친구들과 지리산 종주와 치악산, 월악산, 태백산, 함백산, 소백산을 올랐고, 신혼여행지였던 속리산 정상과 문장대에도 올라서 아름다운 우리 강산의 경치를 즐겼다. 산이 생각나면 산을 찾았았으며 혼자서 지리산 천왕봉을 하루에 다녀왔고, 아내와 함께 지리산 정상에도 올랐었다. 또 해인사 경내를 둘러보고 가야산도 올랐었다.

진안여고 학생부장이었을 때는 극기훈련으로 간부 학생 30여 명을 인솔하고 덕유산 정상에 올라 대피소에서 자다가 새벽잠을 깨워 해돋이도 보았다. 학생회에서 결정하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실행했다. 남해의 상주 바닷가에 숙소를 잡고 해수욕도 즐겼고, 지리산 달궁계곡, 성삼재, 비를 피하며 험하고 먼 산길을 걸어 천은사로 내려간 추억도 있다. 가끔 만난 옛 제자들도 학창 시절에 좋았다며 고마워함을 볼 때마다 새삼 보람을 느꼈다.

북한을 갈 기회도 있어 금강산은 네 차례나 다녀왔다. 맑은 물과 우람한 봉우리들이 첩첩이 수려했는데 그중 만물상의 빼어난 경치가 백미였다. 통일되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을 텐데 이산가족도 상봉의 길이 막혀 매우 안타깝다. 가족끼리 중국 북경과 만리장성, 상하이를 여행한 뒤로 장가계 원가계도 여행했었다. 회갑을 맞아 몇몇 가족들과 뉴질랜드와 호주를 다녀왔고, 대학 동기 모임에서는 베트남 하노이와 하롱베이,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와 시엠레아프호수를 구경했다.

군산에서 배를 타고 바다 건너 중국 청도도 다녀왔으며 몽골의 울란바토르를 여행했고, 게르 체험을 하며 유목민의 사는 모습도 보았다. 세 동서 내외가 대만의 대북과 동쪽 지방도 다녀왔다. 고등학교 친구 모임에서 일본 규슈 온천욕을 즐겼으며 작은아들이 캐나다 렛츠브리지 대학 교수로 근무할 때 아내와 함께 북쪽 밴프국립공원을 구경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고등학교 친구 모임에서 내외간에 라오스 수도인 비엔티안과 루앙프라방의 메콩강 지류와 불교사원을 여행하고 왔다.

아직도 나는 유럽이나 미국, 남미, 아프리카 등 가보지 않은 곳도 많다. 마음은 있어도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욕심을 쫓다 보면 불행을 자초할 수도 있다. 지혜로운 자족이 행복의 근원이려니 싶다. 이제는 아내와 함께 국내의 좋은 관광지를 찾아다니며 여러 풍물을 즐겨보려고 한다.

 

신팔복 수필가는

중등교사로 퇴직하여 대한문학으로 등단했다. 전북문협회원, 진안문협 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필집 <마이산 메아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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