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장수군수 후보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대리투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자원봉사자의 차량에서 거액의 돈뭉치를 발견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깨끗하고 공정해야 할 선거전이 금권선거로 혼탁해지고 있기에 보다 철저한 수사가 요구된다.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노인 휴대전화 대리투표 의혹은 장수지역뿐만 아니라 순창 임실 등 주로 고령층이 많은 농촌지역에서 제기됐다. 후보 적합도 조사에 대비해 일부 후보 측에서 농촌지역 노인들의 휴대전화를 미리 수거해서 여론조사 응답용으로 이용했다는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 한 대당 5만 원씩을 지급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이에 전북경찰이 장수지역 한 후보자의 자원봉사자 차량을 압수수색한 결과, 5000여만 원에 달하는 현금 뭉치를 발견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특정 후보를 돕고 있는 자원봉사자의 차량에서 거액의 돈다발이 발견된 점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경찰은 자원봉사자가 소지하고 있던 현금의 출처나 사용처 등을 캐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전주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선거 브로커 개입 폭로로 논란이 증폭됐다. 이들 선거 브로커도 후보 경선을 돕는 대가로 특정 건설업체와의 커넥션을 통한 선거자금 지원 및 시청 사업부서 인사권을 요구하는 내용이 드러났었다.
지방선거가 부활한 지 30년이 넘었고 그동안 깨끗하고 공명한 선거 분위기 조성에 힘써왔지만 여전히 금권 선거와 매표행위가 판치고 있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돈 선거는 유권자의 표심을 왜곡할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와 지역 발전에도 암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거액을 들여 돈 선거를 치르면 당선 이후에 제대로 민선 자치 행정을 구현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민선 단체장은 인사와 예산 사업 인허가권 등 막강한 권한과 이권이 있는 자리이기에 돈 선거의 폐해는 클 수밖에 없다.
전북경찰은 이번 장수 군수 후보와 관련된 자원봉사자의 돈뭉치 의혹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돈의 출처와 사용 목적, 그리고 돈 선거 배후 등을 철저히 규명해서 다시는 금권 선거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뿌리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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