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가 도 조직개편에 따른 상임위원회 사무분장을 외부 용역에 맡기기로 한 것은 매우 한심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도의회 내부의 조정 능력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기 때문이다. 상임위원회 간 이해가 첨예하다고는 하지만 내부 갈등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서 어떻게 큰일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쌀값은 폭락한 반면 물가 급등에 금리까지 가파르게 뛰면서 도민의 걱정과 한숨 소리는 더욱 커가는 마당에 세금까지 축내는 처사는 매우 부적절하다.
도의회 상임위원회 간 밥그릇 다툼은 전북도의 조직 개편을 놓고 이미 예견됐다. 도의원 기피 상임위로 꼽히는 환경복지위원회는 이번 기회에 내실 있는 소관 실·국 확보를 벼르고 있었다. 의장단과 협의를 통해 소방본부의 환경복지위원회 이관을 약속받았다며 이를 이행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방본부의 환복위 이관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자 환경복지위원회 위원 전원이 집단 사임계를 제출하고 상임위 의사일정까지 보이콧했다.
반면 소방본부 소관 상임위인 행정자치위원회는 전북도 조직개편으로 폐지된 대외협력국에 이어 소방본부까지 넘겨주면 할 역할이 없다며 집단 반발했다. 소방본부 소관 상임위를 놓고 행자위와 환복위가 서로 실력행사에 나서자 의장단이 중재와 조정에 나섰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말았다. 결국 도의회는 상임위원회 사무분장을 후반기 의회 출범 전에 외부 용역을 통해 소관 실·국에 대한 갈래를 타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도의회 상임위는 의원 개개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차피 상임위 배정은 국회도 그렇고 지방의회도 전·후반기에 서로 돌아가며 맡는 게 관례다. 그런 측면에서 상임위별 소관 실국은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밥그릇 지키기 다툼으로 변질해 죽기살기식으로 상임위 이기주의가 고착화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도의회는 냉정과 이성을 되찾고 합리적인 조정력을 발휘해야 한다. 외부 용역을 맡겨놓고도 어느 일방에서 문제를 제기한다면 시간과 재정만 축낼 수밖에 없다. 외부 용역에 맡기기보다는 도의회 자체적으로 조율과 협치를 통해 상임위 조정 방안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도민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는 전북도의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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