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왕궁축산단지 생태복원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영국의 ‘에덴 프로젝트’(Eden Project)를 접목해 축산단지와 그 주변의 국유지 및 사유지 179만㎡에 식생을 복원하고 생태학습장과 자연놀이시설, 탐방로 등을 조성한다는 청사진이다. 지난 2010년 시작된 ‘왕궁 정착농원 환경개선 종합대책’에 따라 추진된 현업축사 매입사업 완료 시점에 맞춰 생태축을 복원, 만경강과 새만금 일대 생태계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악취가 진동했던 새만금유역 최대의 수질 오염원을 생태계 복원의 명소로 바꾸는 이 거창한 프로젝트가 장밋빛 청사진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추진력이 요구된다. 우선 10년 넘게 진행된 현업축사 매입 사업부터 완벽하게 마무리 지어야 한다. 새만금 수질개선사업과 맞물려 오염원을 없애기 위해 추진된 왕궁축산단지 현업축사 매입사업이 시행 12년만인 올해 완료될 예정이지만 일부 축산농가가 끝내 응하지 않아 과제를 남겨놓았다. 워낙 오랫동안 대규모로 운영된 축산단지여서 오염된 토양과 인근 저수지 및 하천 수질을 정화하는 일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 확보도 풀어야 할 과제다. 환경부가 준비중인 국토환경녹색복원사업 등 정부 공모에 적극 대응해 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게 익산시가 밝힌 예산 확보 계획이다.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국비를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불확실성이 크다. 물론 그동안 정부가 새만금 수질개선과 왕궁축산단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온 만큼 공모사업에 선정될 가능성은 높지만, 단정할 수는 없다. 앞서 전북도와 익산시가 새만금유역 수질개선과 악취문제 해결을 위해 역점 추진한 왕궁 축사 매입사업도 국비 확보에 차질을 빚으면서 10년을 넘겼다. 축사매입사업과 연계해 기획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예산 문제로 발목이 잡히는 일이 없어야 한다.
새만금유역 최대 수질 오염원으로 꼽혀온 익산 왕궁축산단지가 혐오·기피지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역사문화가 살아 숨쉬는 쾌적한 생태마을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선 전북도와 익산시, 그리고 지역 정치권이 함께 나서 국비 확보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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