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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지역 현안에 무기력 드러낸 전북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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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객원논설위원

국정감사는 국회의 꽃이다. 집행기관을 상대로 정책과 예산집행의 잘 잘못을 가리고, 대안과 방향을 제시하는 기능이 본령이다. 국회의원들에겐 정치역량을 발휘하는 절호의 기회다. 

민생, 국정도 중요하지만 지역정책도 이에 못지 않다. 지역에 기반한 국회의원들은 지역현안과 지역이슈를 검증하고 확인하는 것도 의무다. 

지난 4일부터 3주일 동안 진행된 국정감사는 윤석열 정부 첫 국감이라서 미진했던 전북의 현안들에 대해 실행성과 방향성을 철저히 검증하는 것이 제일 과제였다. 이를테면 남원 공공의대, 제3금융중심지, 전북특별자치도, 새만금정책 등이 그런 것들이다.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할 공공의대는 국민의힘 새시대위원회가 2021년 12월 남원 설립을 약속한 사안이다. 2018년 8월에는 교육부가 정원 49명을 남원 몫으로 확정했다. 5년째 공중에 떠 있는 데도 국감에서 한마디 언급이 없었다. 남원지역의 뜻있는 인사들만이 눈물겹게 투쟁하고 있다.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김관영 도지사, 정운천 국힘 국회의원 등이 대도민 약속을 한 정책이다. 관련법의 연내 입법화가 핵심이다.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지, 정쟁 속에 여야 협치는 과연 담보되는 것인지 안갯속이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문재인 정부에 이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6개월째를 맞고 있지만 가타부타 언급이 없다. 무시당하고 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다.  

‘새만금 갖고 놀기’는 선거 때마다 신물이 나는 정치권의 단골메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새만금 메가시티 조성을 약속했고, 새만금특별위원회의 대통령 직속 설치 및 특별회계 조성을 공약했다. 대통령 약속인데도 한다는 것인지 안한다는 것인지 따지는 사람도, 호령하는 사람도 없다. 

지역현안을 놓고 실행 로드맵도 없이 희망고문만 계속되고 있다. 립비스만 날리고 나몰라라 하는 현안에 대해서는 묻고 따지고 비판해야 맞다. 행정부의 직무유기나 나태한 태도는 추상 같이 추궁하는 것이야 말로 국회의원들의 몫이다. 

과연 그렇게 했는가. 역대 최대 약체라는 비판을 듣는 전북정치권은 이를 만회하려는 듯 기회 있을 때마다 ‘우리는 원팀’이라고 강조하곤 했다. 국민의힘은 쌍발통 협치와 전북동행 국회의원 이벤트를 활용했다. 

  그러나 원팀정신, 쌍발통 협치는 말뿐이었다. 지역현안을 당론으로 밀어부치는 뚝심도 보여주지 못했다. 전북도당위원장 선거, 당 대표와 지도부 입성의 기회인 전당대회 등 정치이벤트가 있을 때에도 각자도생이었다. 

국회 상임위 포진도 무전략이었다. 국회의원 숫자도 적은데 인기 상임위로 2명, 3명씩 쏠렸다. 국회의원 한명 없는 상임위가 수두룩하니 공공의대 같은 지역의제가 방치되고 소외당하는 것 아니겠는가. 

윤석열 정부 첫 국감에서는 전북의 현안사업에 대한 이행로드맵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전북현안을 추동시키지 못했다. 무기력했다. 전략도, 역동성도 찾아볼 수 없었다. 3선, 4선의 중진의원이 없는 전북의 정치적 빈 공간이 더 커 보인다. 

정쟁은 정치꾼들에게 맡기고 지역현안 만큼은 챙겨야 했다. 일부 국회의원이 고군분투 하긴 했지만 정치인은 열심히 일 했다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큰 건 손도 못 대고 자잘한 것 갖고 생색 내는 꼴이 초라해 보인다. 

국감 이후엔 예산국회다. 도정과 국정의 일년 농사를 수확하는 시기다. 사정정국이라 협치는 물 건너 갔지만 지역현안 만큼은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이경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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