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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춘향제, ‘세계적인 지역축제’ 로 거듭나야

1931년 시작된 남원 춘향제는 우리나라 지역 축제의 효시로 꼽힌다. 일제 강점기에도 명맥을 유지했고, 문화관광부의 한국 상징 문화관광축제로 7년 연속 선정될 만큼 뿌리가 깊다. 또 신의를 저버리지 않는 춘향의 정신을 되새기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해왔다. 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굳건히 전통을 계승하면서 축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역축제 춘향제가 올해로 제93회를 맞았다. 올해는 ‘춘향, 빛을 그리다’를 주제로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간 광한루원 및 요천 일원에서 열린다. 물론 그동안에도 전국적인 명성 속에 역사와 권위를 인정받아온 게 사실이지만 여기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춘향제 100주년을 앞두고 국내 명성을 넘어 ‘세계적인 지역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춘향제와 비슷한 시기에 단오제를 여는 강릉시는 일찌감치 강릉 단오제의 세계화를 선언했다.

우선 시대변화에 맞춰 축제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축제의 방향성을  재검토해야 한다. 춘향제의 새로운 100년을 모색하는 자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해마다 대동소이한 모습으로 반복되고 있는 프로그램부터 새로운 시각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특히 대표 프로그램인 ‘춘향 선발대회’와 관련,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고 있는지 냉철하게 돌아봐야 할 것이다. 여성의 상품화를 부추긴다는 지적과 함께 미인대회가 속속 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춘향 선발대회’를 여전히 대표 프로그램으로 내세워 홍보해야 하는지 숙고할 일이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눈요기식 프로그램은 과감히 폐지하고, 전통도시 대한민국 남원에서만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일본 삿포로 눈축제와 영국 에든버러축제, 스페인 부뇰 토마토축제처럼 세계화에 성공한 지방도시의 축제들이 지역의 특색을 살린 독특한 아이디어와 방문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지역의 가치가 강조되는 글로컬(Glocal) 시대, 대한민국 대표 축제 춘향제가 세계인이 몰려드는 지구촌 축제로 거듭나 전통문화도시 남원의 관광 활성화를 이끄는 첨병 역할을 해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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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제 #세계적인 지역축제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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