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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시대에 영화관은 과연 살아남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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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욱 전주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올봄 전주국제영화제를 앞두고 기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가 “관객들이 영화관에 찾아와 줄 것인가”였다. 코로나 시절 사람들이 영화관을 찾는 대신 집에서 OTT로 즐기는 것에 익숙해진 상태라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의 물음이었다.

내 대답은 “많이 찾아주실 것”이었고 다행히 코로나 이전 가장 성대하게 열렸던 20회 영화제의 관객에 근접한 성과를 이루어 냈다. 아직까지도 영화관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영화제의 경우 일반 영화관처럼 티켓 값을 올리지도 않았고 영화제가 아니면 보기 힘든 작품들을 상영하였기 때문인데,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한 장소에서 다수의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하며 감정을 공유하는 집단의 경험이 바로 영화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집 안에서 자유로운 복장, 편안한 자세로 내가 보고 싶을 때 마음대로 볼 수 있는 OTT의 편리함이 크다고 해도 영화관에서 관객들과 함께 경험하는 영화의 본질은 뛰어 넘을 수 없는 것이다.

세계 최초의 영화는 뤼미에르형제가 1895년 그들이 개발한 시네마토그라프로 관객들에게 입장료를 받고 상영한 단편영화들이다. 시기적으로는 에디슨이 1891년 개발한 키네토스코프가 빠르지만 이것은 영화를 한 사람만 볼 수 있는 거라 최초의 영화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즉 영화란 혼자 보는 것이 아닌 집단의 관람 형태라는 것이다. 

영화는 OTT 이전에도 수많은 도전에 직면했었고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TV의 등장에는 큰 스크린과 블록버스터 영화로, 비디오 테이프와 DVD의 등장에는 멀티플렉스 복합상영관으로 이를 이겨냈다. 집 안에서 편하게 혼자 즐길 수 있는 형태의 것을 영화관에서 집단의 관객이 감정을 공유하는 형태가 이겨낸 것이다.

OTT의 도전도 영화관이 극복해 낼 것이다. 폰이나 TV로 음악을 듣거나 축구나 야구를 볼 수 있지만 사람들이 콘서트 장에 가고 축구장이나 야구장 혹은 거리 응원에 나서는 것은 혼자만의 관람이 아닌 집단의 관람이 주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전주국제영화제에 많은 관객들이 찾아오고 뒤를 이어 <범죄도시3>이 천만 관객을 넘기며 흥행몰이를 해주었지만 아직 영화관들이 코로나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는데 첫째는 너무나도 올라버린 티켓 가격이고 둘째는 그 가격에 걸맞은 영화가 마땅히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로 파산 직전까지 간 영화관들이 코로나 시기임에도 영화관을 찾아와 주는 충성 관객들을 대상으로 가격을 너무 많이 올려버린 것이다. 어차피 이 사람들은 가격이 올라도 영화관을 찾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이 예측은 틀리지 않았고 영화관들은 숨을 돌리게 되었다. 

문제는 충성 관객이 아닌 일반 관객들이다. 이들이 영화관을 찾아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좋은 영화가 상영된다면 관객들이 다시 영화관을 찾을 것인데 문제는 티켓 가격이다. 한번 올려버린 가격을 내리기는 정말 힘든 일이다. 이 때 코로나 전에 <신과함께>의 제작자 원동연 대표가 한 말이 떠오른다. “제작비 100억짜리 영화나 1억짜리 영화나 티켓 값이 똑같아. 100억짜리 영화는 티켓 값을 만오천원 정도 받고 1억짜리 영화는 오천원 정도 받으면 안 되는 걸까? 50억짜리 영화는 한 만원 정도 받고” 티켓 값을 내리기 힘들다면 원대표의 제안이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

/민성욱 전주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 위원장은 백제예술대학교 방송연예과 교수로 백암아트홀 대표이사∙극장장을 역임했으며 방송∙시나리오 작가, 공연기획∙제작, 영화투자∙제작 등의 활동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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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욱 #문화마주보기 #OTT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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