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15 18:38 (Mo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완주 복합문화지구 누에, 추석 연휴 가족 맞춤 문화예술 프로그램 '풍성'

(재)완주문화재단 복합문화지구 누에가 추석 명절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선 추석맞이 가족 방문객을 위한 팝업 전시 ‘우리 모두의 기억’(엄수현 작가 회화)이 진행된다. 멸종위기 동물을 그림 회화작품 32점과 대형 동물 풍선 오브제가 함께 전시된다. 또 채워가는 미술관 참가 어린이에게는 전시주제와 연계해 직접 색칠할 수 있는 동물 가면 키트를 연휴 기간에 매일 선착순 50명에게 제공한다. 또 도내 정신질환자 41명의 창작자들이 행복·꿈·미래·추억 등의 내용을 담아 그린 전북마음사람병원과 누에의 협력기획전 ‘조율하는 시간들’ 전시도 함께 선보인다. 군민과 방문객이 함께하는 ‘1천송이 도자꽃 가드닝’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직접 도자기 꽃을 빚어 정원에 설치하고, 핸드빌딩 기법을 활용해 생활소품을 제작하는 도예 체험도 마련됐다. 프로그램은 추석 연휴 기간 중 3일과 일, 10일, 11일 등 4일동안 총 6회 진행되며, 회당 선착순 25명을 모집한다. 도자기 꽃은 오는 11월 말 누에 야외 정원에 설치돼 시민참여형 공공정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복합문화지구 누에는 추석 당일 휴관하며, 연휴기간에는 정상 운영된다. 이 밖의 자세한 정보는 복합문화지구 누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9.30 14:44

전주문화재단이 준비한 추석 연휴 문화콘텐츠 '성찬'

추석 황금연휴 기간 전주 곳곳이 다채로운 문화예술 무대로 채워진다. (재)전주문화재단은 연휴 동안 시민과 관광객을 위해 공연과 전시, 축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이번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관람객은 물론 청소년, 어린이, 외국인 관광객까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꾸려졌다. 가을빛 전주에서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 공연 연휴의 시작은 전주한벽문화관에서 열리는 ‘수요일 수많은 콘서트’로 문을 연다. 예술연구동인 프로베온의 무대 ‘브람스, 한벽歌 Lied von der tiefe Einsam’은 브람스 음악을 소재로 한 음악극이다. 피아노·첼로·바이올린·비올라·메조소프라노의 다채로운 음색이 어우러져 그의 삶과 사랑, 예술적 고뇌를 그려낸다. 작품은 프롤로그와 다섯 개 장면, 에필로그 형식으로 구성돼 청중을 브람스의 예술세계로 이끈다. 이어 4~5일 전주공예품전시관 마당에서는 ‘거문고, 그 끝없는 여정’이 무대에 오르며, 11일에는 전주브랜드공연 ‘오! 난 토끼 아니오!’가 연휴 분위기를 이어간다. △ 전시 전시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전주천년한지관에서는 기획전 ‘한지가 품은 마음의 자리, 지심처(紙心處)’가,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는 전국어린이 한지미술대회 전시가 열린다. 한지산업지원센터에서는 전국한지공예대전 수상작과 초대작가전이 마련돼 한지공예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일본 가나자와 공예인들과의 교류전도 열려 해외 공예가들의 예술혼도 엿볼 수 있다. △ 축제행사 연휴 기간 대표 축제는 단연 한지와 공예다. 한국전통문화전당 일원에서는 10월 2~4일 전주국제한지산업대전이 ‘이것이 한지다’를 주제로 열린다. 국제한지패션쇼, 전주한지운동회, ‘한지로운 밤’ 등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특히 미국·캐나다·베트남·아랍에미리트 등 4개국 10개소에서 한지 체험이 진행돼 전주의 놀이문화가 세계로 확장된다. 같은 기간 한지산업지원센터에서는 제4회 전주공예박람회가 열리며, 오목대 전통정원에서는 ‘공예주간 공예놀이터’가 가족 단위 관람객을 맞는다. △ 체험·교육 체험·교육 프로그램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다. 팔복예술공장에서는 4일부터 26일까지 유아예술놀이터가 운영되고, 4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는 ‘한지담론 토크’가 열려 건축 소재로서의 한지 가능성을 탐구한다. 우리놀이 마루달에서는 3~4일 전통놀이 미션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경기전 전주사고에서는 한 달간 ‘조선황조실록 포쇄재현’이 이어져 전주의 기록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추석 연휴 전주 곳곳에서 펼쳐지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시민들의 명절을 풍성하게 하고 관광객들에게는 특별한 추억을 남길 것”이라며 “세대와 문화를 잇는 전주의 축제에 많은 분들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9.29 17:54

한국화 거장 박대성 화백, 작가초대석 열린다

전통 수묵을 현대적으로 변용해 한국화의 세계화를 이끈 박대성(80) 화백이 전주를 찾는다. JB금융그룹 전북은행(은행장 백종일)이 후원하는 전주JB문화공간이 작가초대석 ‘미술의 시간, 거장의 순간’ 세 번째 명사로 한국화의 거장 소산 박대성 화백을 초청해 토크쇼를 갖는다. 10월 1일 오후 2시 전주JB문화공간 2층 라운지에서 90분간 진행되며 사회는 이흥재 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이 맡는다. 박대성 화백은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수묵화 작가다. 전통 수묵을 이어오면서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개척해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서예적 필선을 통한 긴장감과 기운 생동한 표현, 투박하면서도 절제된 형태 그리고 다시점을 활용한 역동적 공간 연출로 ‘현대적인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화백은 ‘그림은 글에서 나온다’는 자신만의 철학으로 서예에 몰두했다. 글자가 지닌 조형성과 필선의 에너지를 회화로 확장시켰고, 작품 속 자연 풍경과 사물은 사실적 묘사 대신 과가하고 절제된 선으로 구현했다. 이러한 독창적 시도는 한국화가 지닌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시대의 해석을 가능케 한다. 이번 작가초대석은 ‘경주로 이어지는 신라 정신, 먹과 붓, 현율로 완성되는 박대성만의 진경산수’를 핵심주제로 작품세계를 조망한다. 현장에서는 100여 점의 도판과 해외 전시 사진, 인터뷰 영상 등이 함께 소개되어 관람객에게 마치 특별 전시에 온 듯한 몰입감과 감흥을 선사할 예정이다. JB문화공간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역민들이 세계적 거장의 작품세계를 가까이 접하고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은행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참여 정원 80명 사전 신청이 이미 마감된 상태다. 전주JB문화공간의 작가 초대석을 비롯한 다양한 강연과 공연 프로그램은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안내 문자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9.29 16:39

정혜인 감독 ‘엔진의 심폐소생’, 제8회 전주국제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

제8회 전주국제단편영화제가 지난 28일 시상식을 끝으로 영화제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전주국제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위원장 곽효민)은 이날 CGV 전주고사에서 시상식을 열고 올해의 수상작을 발표했다. 시상식에는 곽효민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한승룡, 김세익, 박진후, 신정아, 이채경, 윤인아 심사위원과 감독과 배우 등이 참석했다. 국제경쟁 최우수작품상은 엘렌 아쿠이(Ellen Ancui) 감독의 영화 '사베리오'가 차지했다. 한국계 미국인 인플루언서 메이는 차 안에서 버려진 노인 멕시코인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미국의 노인문제를 다루고 있다. 감독상은 영화 '코 카탈로그'를 제작한 조지 앤드류스(Josie Andrews)에게 돌아갔다. 배우상은 '루프탑 렘피카'에서 연기하 쥬리퀸람이 수상했다. 안토니우스 조지 바실리의 영화 '쥐 냄새를 맡을 수 있어' 는 심사위원특별상의 영예를 안았다. 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상에는 알리 소하일 자우라의 ‘베터 플레이스’에게 돌아갔다. 정혜인 감독의 영화 '엔진의 심폐소생'이 국내경쟁 최우수작품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중고차 상사 사무직 직원인 스물여덟 진희가 주변의 것들이 감쪽같이 사라지거나 몸이 녹슬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영화이다. 국내영화 감독상은 ‘구덩이’를 연출한 양선민 감독에게 돌아갔으며 배우상은 ‘엔진의 심폐소생’의 정하담 배우가 수상했다. 예술상은 ‘손가락을 찾는 방법’의 프로덕션 디자인 이해성이 차지했고, 심사위원특별상은 이윤지 감독의 ‘모모의 택배’가 선정됐다 . 전북경쟁부문 최우수작품상(꽃심상)은 이명륜 감독의 영화 '목인'이 선정됐다. 숲을 지키기 위해 벌목하는 업체와 사투를 그린 영화이다. 이외에도 감독상(전라감영상)은 영화 '침묵의 시선'을 연출한 정재훈 감독에게 돌아갔으며 미술상(부채상)은 류성환 감독의 영화 '휘두르다'가 차지했다. 또 배우상은 영화 '소박'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남가현 배우가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이외에도 배우들의 1분 미만 독백 영상을 심사해 시상하는 '독백전 : 전주의 별' 대상은 박영선 배우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상은 이우 배우가 , 우수상은 이도영·양우진 배우가 수상했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9.29 11:26

미술관 솔, '전북 서예의 맥' 특별전

전북 서예의 역사와 가치를 조명하는 특별전 '전북 서예의 맥'이 다음달 26일까지 경원동 미술관 솔에서 진행된다. 제15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전시행사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전북 작고 작가를 통해 서예사를 조망한다. 이번 전시에는 16세기 이후 전북 서예의 맥을 잇는 선현 유묵 35점을 선보인다. 지난 '전북 선현의 유묵전'에 이어 창암 이삼만, 호산 서홍순 등의 서예 작품 외에도 석정 이정직, 벽하 조주승, 심농 조기석, 유하 유영완, 표원 박규환, 미산 황룡하, 보정 김정회, 추당 박호병 등의 사군자를 볼 수 있다. 서예가로 잘 알려진 설송 최규상의 난초(蘭草)를 그린 보기드문 작품도 최초로 공개된다. 한글 서예가 담긴 신석정, 남정 최정균, 강암 송성용, 여산 권갑석 등의 시화(詩畵) 작품도 특별히 선보인다. 서예 작품 외에도 다양한 문인화를 선보임으로써 우리 선조들의 최상의 경지인 ‘시서화(詩書畵) 3절(三絶)’을 이루어낸 34명의 작가가 펼쳐낸 35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와 연계한 여러 전시 가운데 유일하게 작고 작가들의 필묵을 느껴볼 수 있어 더욱 귀중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는 무료 관람이며 미술관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9.29 11:26

제18회 최지영 개인전 ‘공(空)과 원(圓)’ 국회 아트갤러리서 개막

최지영 작가의 열여덟번째 개인전 ‘공(空)과 원(圓)’이 29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서울 여의도 국회 아트갤러리(국회의원회관 1층)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추천과 갤러리 엠버의 기획으로 마련됐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공(空)과 원(圓)’. ‘공’은 비움이며 고요를, ‘원’은 채움과 생동을 상징한다. 최 작가는 이 두 개념을 화폭 위에서 병치시키며 공간과 형상의 긴장, 정지와 운동, 존재와 무(無)의 경계를 탐구한다. 단순한 도형의 반복을 넘어 비움과 채움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풀어내 관람자에게 성찰의 시간을 제안한다. 작가 노트에 따르면, 그의 작품 속 ‘원’은 단순한 도형이 아니라 중심을 향해 확장되거나 중심에서 바깥으로 퍼져나가는 에너지를 품는다. 이는 존재하려는 의지이자 형상을 향한 열망이다. 반면 ‘공’은 형상 자체를 가능케 하는 잠재의 장(場)으로, 고요하면 빛이 되고 긴장되면 무게가 된다. 작가는 이 비어 있는 영역과 그 위에 놓인 형상 간의 호흡을 조율하며 철학적 사유와 인문학적 성찰의 여정을 관람자에게 건넨다. 특히 이번 개인전은 국회라는 정치·문화의 중심 공간에서 열려 예술과 철학이 만나는 특별한 장(場)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작가는 전북자치도 출신으로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한국화과 박사과정에 있으며, 작품 활동과 더불어 지역의 대표적인 도슨트로서 왕성한 해설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9.28 18:30

석정 선생의 문학세계와 '조우'…제12회 석정시문학상 시상식

제12회 석정시문학상 시상식과 문학제가 지난 27일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시상식에는 윤석정 신석정기념사업회 이사장, 김영 석정문학회장,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 정군수 전 석정문학관장, 류희옥 전 전북문인협회 회장, 김남곤 시인, 조미애 표현문학회장, 제11회 촛불시문학상 수상자인 김왕노 시인 등 관계자 및 문인들과 신석정 선생의 유족들, 정화영 부안군 부군수, 박병래 부안군의회 의장, 전북자치도의회 김정기 의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석정시문학상을 수상한 소재호 시인은 “신석정 선생은 환란의 시대를 견인하며 조국의 앞날을 밝게 예언하신 선구자”라며 “우둔하고 졸렬한 후학입니다만 올곧은 선생의 정신을 어렴풋이 깨닫고 익히며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정주 시인이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라고 했다. 저는 저를 키운 건 구 할이 여러분이라고 말하겠다”며 “앞으로 더욱 분발하고 봉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석정촛불시문학상을 수상한 김사륜 시인은 “이번에 선정된 ‘철공소 꽃 직원들’을 포함한 다섯 편의 시는 촛불의 심지를 다독이듯 저의 정신과 사유를 손 펌프질하여 빚어낸 작품들”이라며 “앞으로도 서정과 문학의 향기를 전하는 참된 시인이 될 수 있도록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제정된 제1회 석정수필문학상 수상자인 이연희 수필가는 “여러 면으로 부족한 제가 상을 받게 됨에 한없이 영광스럽고 어깨가 무겁다”며 “신석정이라는 고귀한 이름에 누가 되지 않게 글 쓰는 일에 더 충실한 문학인으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윤석정 이사장은 “부안을 중심으로 신석정 선생을 기리는 문인단체가 석정문학회, 신석정기념사업회 등이 있다”며 “신석정 선생의 삶과 문학정신이 부안과 전북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앞으로도 석정선생님의 문학을 통한 교류와 성찰이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문학상 시상식과 함께 열린 제11회 신석정 전국시낭송대회에서는 이은명 씨가 대상을 받았다. 금상은 홍경숙 씨에게 돌아갔으며, 은상은 소선녀 씨가 차지했다. 이외 문학상 시상식을 전후해 신석정시 선양낭송대회도 펼쳐져 큰 호응을 얻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9.28 16:28

전주 처음 방문한 바실라스와 리아바스가 전한 그리스 음악의 정수

45년 차 부주키 연주자 그리고리오스 바실라스와 예술 감독 람프로스 리아바스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악기와 음악에 대해 설명했다. 마치 오늘 처음 악기와 음악을 설명하는 것 마냥. 그리스 민중음악 레베티코(Rebetiko)와 현악기 부주키(Bouzouki)를 소개하기 위해 고심하며 고른 단어와 진중한 태도는 음악에 대한 자신감과 사랑이 고스란했다. ‘레베티코’는 어쩌면 연주자 바실라스와 예술 감독 리아바스에게는 자신의 생을 압축한 말이었는지 모른다. 20세기 초 튀르키예로 독립한 그리스인이 격변기 속 고단한 삶을 버티며 부른 민중음악인 레베티코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연주자와 연구자로 지냈다. 각고 끝에 2017년 레베티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 목록으로 등재됐다. 이제 그들은 그리스 레베티코 세계화 앞에 서 있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라는 믿음과 의지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레베티코 음악을 전파하고 있는 바실라스와 리아바스를 지난 25일 전주에서 만났다. 1999년 한국에 방문한 후 25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는 리아바스 감독은 아테네 대학교 민족음악 교수이자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 문화축제 음악감독으로 활동했다. 해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을 초청해 국내에 소개하고 있는 국립무형유산원이 올해 그리스 민족음악 '레베티코'를 초청하며 인연을 맺게 됐다. 유산원 초청으로 생애 처음 전주를 방문했다는 리아바스 감독은 “대한민국은 무형유산의 개척자”라며 “그 중심에 국립무형유산원이 있고, 유산원의 역할과 시스템을 배워가고 싶을 정도로 즐거운 과정이었다”고 칭찬했다. 감독은 26일과 27일 국립무형유산원 대공연장에서 열린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초청공연 그리스 레비티코'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유산원과 소통해왔다. 무대에서 연주할 스무곡을 확정짓기 위해 수 차례 줌 회의를 가졌고, 메일을 주고 받으며 의견을 교환했던 시간들이 흥미로웠다고 회상했다. 그리스 영혼이 담긴 현악기라 불리는 '부주키'는 레베티코 음악의 핵심 축이다. 타원형의 몸체와 길고 가느다란 목을 지닌 류트형 현악기로 세 개의 줄을 튕기고 누르며 여러 소리를 만들어낸다. 특히 그리스 고유의 정서인 애절함과 경쾌하고 발랄함이 공존해 오랜 시간 그리스 사람들에게 사랑 받아 온 악기다. 레베티코 공연에는 대개 4~5명의 연주자와 한 명의 보컬이 무대에 오른다. 부주키 악기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감정을 연주로 표현한다. 악보를 보고 연주하는 개념보다는 구전으로 이어져 온 연주방식을 체득해 최고의 경지에 이른 연주자들이 대부분이다. 바실라스 연주자도 그렇다. 경험으로 터득한 연주법에 자신의 색깔을 가미해 아테네 최고의 부주키 연주자가 됐다. 바실라스는 “레베티코는 선술집에서 모여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문화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호흡하고 결합돼 여러 감정을 선율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동양의 멜로디와 서양의 화성을 결합한 자유로운 음악들"이라고 덧붙였다. 전주에 오기 위해 하루를 꼬박 비행기에서 보냈다는 그들의 얼굴엔 피곤함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리스 민족음악인 ‘레베티코’를 말할 땐 눈빛이 이글거리고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어떤 대목에서는 숨을 쉬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언어적 장벽이 존재했지만 이상하게 꽉 찬 에너지를 느꼈다. 그래서인지 레베티코와 부주키에 담긴 그리스의 생의 밀도와 가치의 농도가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어렴풋이 전해졌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9.28 16:28

제39회 사선녀 선발대회 진 홍다인 양 "사선문화제와 임실 홍보에 앞장"

¨이처럼 큰 상을 받고 보니 영광스럽고 행복한 마음을 사선문화제와 임실군 홍보에 적극 앞장서겠습니다”. 제39회 사선녀 선발 전국대회에서 영예의 진에 선정된 홍다인(22.단국대)양의 소감이다. 감사의 대상으로 어머니를 떠올린 홍 양은 “모든 부문에서 어머니의 세심한 배려와 지원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현 선생님과 친구들, 학교 교수님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이번 사선녀 진에 선정된 것 같다며 감사를 전했다. 방송 아나운서가 장래 희망이라는 그녀는 학교에서 방송분야를 맡아 실력을 키웠지만, 가족들의 만류로 전공은 다르고 밝혔다. 향후 활동에는 “사선문화제를 통해 신데렐라를 만들어 준 임실군을 위해 전통문화와 농특산물 홍보대사로 전국에 알릴 것”을 피력했다. 임실군민에 홍양은 “임실을 다시찾고 싶은 임실이 될 수 있도록 주력하고 따뜻한 사람들이 많은 전북을 위해 특별한 인연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라디오 청취와 수영이 취미라는 홍 양은 주 특기가 영상편집과 콘텐츠 기획이라며 앞으로도 방송 분야에 관심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아버지 홍경표(49 사업)씨와 어머니 유수경(49 회계사)씨를 둔 홍 양은 “아름다운 사선대에 부모님과 친구들이 함께 방문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정우
  • 2025.09.28 14:21

[속보] 남원시민 된 ‘개그계 대부’ 전유성, 폐기흉 악화로 별세

한국 현대 코미디사의 산증인이자 ‘개그계의 대부’로 불리던 전유성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76세. 고인은 입원 치료를 받아오던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이날 오후 9시 5분께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 관계자는 “이미 마음의 각오는 했지만 너무나 안타깝고 슬프다”고 전했다. 유족과 협회는 조문객의 편의를 고려해 장례식장을 서울 현대아산병원으로 옮겨 희극인장으로 엄수한다고 밝혔다. 1949년생인 전유성은 서라벌예술대학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뒤 1968년 TBC 동양방송 특채 코미디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내 무대에 직접 서며 코미디언으로 전향, <유머 1번지>, <쇼 비디오 자키> 등 굵직한 방송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1970~80년대 한국 코미디 전성기를 이끌며, 풍자와 언변, 무대 매너로 ‘국민 개그맨’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개그맨’이라는 호칭을 처음 사용해 ‘1호 개그맨’으로 불렸으며, 코미디를 전문 공연 장르로 끌어올린 선구자로 평가된다. 방송 외에도 대학로와 지방 무대에서 소극장 공연을 기획하며 한국 코미디의 저변 확대에 앞장섰다. 또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도 힘을 보탰다. 아이디어 뱅크로 불린 그는 다수의 저서를 남겼다. <1주일만 하면 전유성만큼 한다> 시리즈를 비롯해 <남의 문화유산 답사기>,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 <하지 말라는 것은 다 재미있다>, <전유성의 구라 삼국지> 등이 대표작이다. 전유성은 1993년 가수 진미령과 결혼해 2011년 이혼했다. 슬하에는 딸 제비 씨가 있으며, 2018년 청도에서 남원으로 거처를 옮겨 가족과 함께 생활해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호실(지하 1층)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28일 오전 4시에 진행된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09.25 22:26

"이제 더는 못한다"…전통한지의 위기와 고독한 장인

완주 대승 한지마을 전통문화관에서 16년째 한지 장인으로 활동하는 김한석(79)씨는 한지 만드는 일을 올해까지만 할 생각이라고 했다. 혼자서 전통 한지를 만드는 일이 체력적으로 부담스러운 데다, 잔디 깎기 등 시설관리 업무까지 도맡아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대승 한지마을에서만 16년 일했는데 기술을 배우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모든 공정을 혼자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시설 관리까지 맡아서 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시설을 관리해 줄 인력이 필요하지만 예산이 없어 인력 충원이 어렵다고 들었다.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올해까지만 일하고 그만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지 수요가 줄면서 전통 한지 공정을 정확히 알고 구현할 기술 승계자도 없다. 대승 한지마을에서 제작하는 47가지 종이를 써 한지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김한석 씨뿐이다. 전통 한지가 내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앞두며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한지 기술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장인들에 대한 처우는 여전히 열악하다. 대승 한지마을은 고려한지 전통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전국 유일한 한지마을이다. 완주군에서 일 년에 3억 5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1980년대까지 전국 최고의 한지 생산지로 명성이 높았고, 지금도 한지 생산 기술자가 국내산 닥나무와 전통 방식의 외발, 쌍발을 이용해 한지를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한지 수요가 줄어들고, 한지 기술을 승계받으려는 기술자도 없어 제조 현장에 투입할 후계 인력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열악한 처우로 전통 한지 공정을 구현한 장인들도 하나 둘 씩 업계를 떠나는 상황이다. 완주 대승 한지마을 남해경 관장은 “한지장이 시설관리를 겸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라면서도“현재 직원 7명이 일을 나눠서 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설을 개선하려면 인력과 예산이 많이 필요한데 사실상 지자체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다 보니 예산 지원이 쉽지 않다”며“시설 활성화를 위해 여러 기획도 구상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완주군에서 지원받는 보조금 대부분은 인건비로 소진된다.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투입되는 예산은 대승 한지마을에서 체험 비용과 판매 수익금 등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전북도 등 지자체에서는 한지와 관련한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실효적인 대책 마련까지는 미지수다. 전북도는 내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앞두고 한지와 관련된 무형유산 기록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완주와 전주 등에서 활동하는 한지 명인들의 현황 조사를 진행하고 전통 제조 기술을 아카이빙한다는 계획이다. 전주시도 체계적인 한지 제조인력 양성과 한지 원료 수급 등을 정비해 ‘한지’ 정체성 재정립에 앞장선다는 구상이다. 도 관계자는 “전북이 한지의 고장인 만큼 한지와 관련된 현황조사를 해 산업으로 육성하고,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09.25 17:25

전북도립국악원, ‘이 땅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시리즈 마지막 ‘작(作)' 오른다

강렬한 타악의 울림이 공간을 가르자, 흰 꽃잎 같은 오브제를 든 여성 무용단원들이 무대 위로 스며든다. 은수사 청실배나무의 꽃과 열매로 등장한 무용 단원들에게서는 마치 수호신이 깃든 듯 신비로운 기운을 뿜어낸다. 이어 두 남녀 무용 단원이 등장해 격렬한 춤사위로 하늘로 오르지 못한 산신 부부의 전설을 그려내며, 무대는 순식간에 신화와 현실이 교차하는 경계로 변한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무용단이 선보이는 창작무용극 ‘작(作)–산과 사람이 빚은 걸작, 마이산’의 시연 장면이 지난 24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대연습실에서 공개됐다. 4년에 걸친 예술 여정을 마무리하는 이혜경 예술감독의 마지막 무용단 정기공연이자, ‘이 땅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무대다. 다음 달 2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공개될 ‘작’은 진안 마이산을 둘러싼 신화와 설화를 현대적 무용 언어로 새롭게 풀어낸다. 천(天)·신(神)·인(人)·지(地)를 상징 삼아, 자연과 삶이 어우러진 ‘진안’의 이야기를 담은 신령한 공연으로 도민과 마주한다. 이 땅의 평안과 안년을 기원하며 하늘과 땅, 신과 인간이 맞닿는 경외의 순간들을 장엄하게 그려낼 이번 무대는 서곡 ‘하늘이 빚다’에서 시작해 산과 인간이 공존하는 에필로그 ‘산을 건네다’까지 여덟 개의 장으로 이어진다. 청실배나무의 신앙, 이성계 건국 설화, 수마이봉과 암마이봉의 전설, 돌탑의 기원 등이 춤과 음악, 소품을 통해 살아난다. 올해 공연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 대학과의 협업이다. 전주대 싸울아비 태권도 시범단은 2장의 태권무 장면을 힘차게 채우고, 우석대 국악과 졸업생들로 구성된 장구 객원 연주단은 빗소리를 닮은 장구의 울림으로 극적 긴장감을 더한다. 무대 위에서 장구는 더 이상 단순한 악기가 아니라, 하늘과 인간, 자연을 잇는 상징으로 변한다. 안무는 금척무와 태권도 품새를 결합해 역동성과 절제를 동시에 담아냈다. 직선과 곡선이 교차하는 동선은 마이산의 산세와 기운을 시각화하고, 금척과 말발굽 소리를 담은 ‘박’은 한국적 상징을 강화하며 작품에 무게감을 부여한다. 연출에는 조주현, 작곡에는 장석진이 함께했고, 전체 구상의 중심에는 이혜경 예술감독이 참여해 작품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강화했다. 이 단장은 “마이산은 하늘과 인간이 함께 빚고, 바람과 시간이 다듬은 걸작”이라며 “신화와 전설, 자연과 인간이 빚어낸 산의 이야기가 춤과 소리로 되살아나는 순간, 무대 위 마이산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우리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술가는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무대는 저의 마지막 정기공연인 동시에 무용단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공연은 만 8세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예매는 전북도립국악원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9.25 17:08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고창 동학농민혁명 학술대회 개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오는 30일 오후 2시 고창 청소년수련관에서 학술대회를 연다. ‘기록과 자료로 본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학술대회는 고창군이 주최하고,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동학농민혁명연구소와 전북사학회가 주관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2023년 5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고창 관련 ‘동학농민혁명기록물’ 뿐만 아닌 새롭게 발굴된 동핟농민혁명 관련 기록과 자료들을 심도 있게 고찰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동학농민군, 조선 정부, 민보군, 민간 지식인 등 다양한 생산 주체의 시각에서 동학농민혁명의 실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정경민 독립기념관 연구원의 ‘취의록과 거의록으로 본 고창 동학농민혁명’ △조재곤 서강대 연구교수의 ‘고창 동학농민혁명과 이후 변혁운동에 대한 재판과 결과’ △신진희 경국대 강사의 ‘갑오일기를 통해 본 지례 동학농민군의 활동’ △최진욱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연구위원의 ‘이품암공실행록의 사료적 가치와 의의’ 등 4편의 논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후 유상원 전북대 교수, 배항섭 성균관대 교수, 송진현 경북대 박사수료, 이병규 전북사학회장 등이 참여해 종합토론을 펼칠 계획이다. 김양식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연구소장은 “이번 고창 학술대회를 계기로 동학농민혁명 관련 기록과 자료 연구가 더욱 활성화돼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가 더욱 재조명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문화재·학술
  • 전현아
  • 2025.09.25 17:05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밴쿠버국제영화제 '특별상영'

캐나다 밴쿠버국제영화제(VIFF)에서 열리는 한국영화 특별전 'Spotlight on Korea'에 전주국제영화제 수상작과 초청작 4편이 상영된다.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는 '2024-2025 한국-캐나다 상호 문화교류의 해'를 기념해 밴쿠버국제영화제에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과 초청작을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원장 박창식)이 협력하고 전주국제영화제와 밴쿠버국제영화제가 공동으로 마련한 행사다. 상영작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작인 조현서 감독의 '겨울의 빛'과 배급지원상·배우상 등 4관왕에 오른 박준호 감독의 '3670', 윤심경 감독의 '캐리어를 끄는 소녀', 김일란 감독의 '에디 앨리스 : 테이크' 등 4편이다. 각 작품은 영화제 기간 중 2회씩 상영되며 감독이 직접 현지를 찾아 관객과 만나는 시간도 마련한다. 상영과 함께 산업행사도 진행된다. 공동제작 포럼에서는 한국 대표 제작사 바른손씨엔씨 서우식 대표가 게스트로 참석해 캐나다 영화인들에게 아시아 공동제작 노하우와 실제 사례를 소개한다. 서우식 대표는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봉준호 감독의 '옥자', 드라마 '태양의 후예' 등을 제작했다. 현재는 봉준호 감독의 차기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있다. 앞서 전주국제영화제는 올 영화제에서 '캐나다 포커스' 프로그램에서 가이 매딘, 드네 코테 등 거장 감독의 신작부터 신예 감독들의 작품까지 총 10편의 캐나다 영화를 소개한 바 있다. 이번 특별전은 양국 관객이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한국과 캐나다 영화가 만나는 장을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밴쿠버국제영화제와 특별전 ‘Spotlight on Korea’는 다음달 2일부터 9일까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viff.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09.25 11:18

10대의 불안과 방관을 그린 '당신의 화원에 나를 초대합니다' 출간

“사라진 그녀를 찾으려 다시 찾아간 폐허, 그곳에서 마주한 사람과 나의 운명을 맞이했다”(책‘당신의 화원에 나를 초대합니다’ 중 발췌) 전주 출신 청년 작가 에나스(본명 김건호) 첫 장편 소설 <당신의 화원에 나를 초대합니다>를 선보이며 문단에 데뷔했다. 이 작품은 믿을 사람 하나 없는 현실 속 10대의 이야기를 통해, 시대가 발전했음에도 여전히 반복되는 사회의 고질병을 함께 고민해보게 만든다. 소설은 평범한 고등학생이 여름방학 중 낯선 사건에 휘말리면서 마주하는 불안과 상처, 그리고 인간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를 추적한다. 단순한 성장담에 머물지 않고, SNS 시대가 불러온 익명성의 그늘 ‘집단적 방관과 외면, 책임 회피’ 등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특히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시대에서 당신은 방관자인가, 구조자인가?”라는 물음은 독자에게 강렬한 울림을 남긴다. 작품은 도화선처럼 번져가는 소문, 무심한 방관, 침묵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서늘하게 드러낸다. “악마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메시지는 선한 마음이 얼마나 쉽게 어둠에 잠식될 수 있는지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독자는 이야기 속 ‘화원(花園)’을 거닐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동시에 이 소설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민낯을 비추는 거울이자,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는 작가의 시선을 담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은 더 이상 ‘버려진 피해자’가 아닌 새로운 희망의 빛으로 거듭난다. 태양빛이 비추는 열린 문을 통과하는 순간, 독자는 ‘당신의 화원’이 단순한 사건의 무대가 아니라 내면을 직면하는 공간임을 깨닫게 된다. 에나스 작가는 “도화선처럼 입으로 전해지는 살인과, 그것을 외면하거나 묵인하는 태도에서 비롯되는 사회의 균열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현실과 허구의 경계에서 독자들이 스스로 내면을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첫 소설을 통해 지역을 비롯한 많은 독자들과 깊은 공감을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에나스는 2002년 전주에서 태어나 전북제일고를 졸업했다. 학창 시절부터 독서와 백일장을 통해 글쓰기를 이어왔으며, 오랜 구상 끝에 이번 첫 작품을 발표했다. 그는 단순한 추리 서사를 넘어 인간 심리와 현실을 정밀하게 탐구하는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한국 심리 미스터리 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9.24 18:46

36년 문학 여정 담긴 열린시문학회 동인지 '열린시문학' 제35집 출간

열린시문학회가 회원들의 창작 성과를 한데 모은 동인지 <열린시문학> 제35집을 펴냈다. 이번 호는 지도교수이자 시 창작 교실을 이끌고 있는 이재숙·구윤상 시인의 초대시로 문을 연다. 이어 회원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집필한 신작 117편이 실려 다채로운 시세계를 전한다. 특히 ‘2025 특집’에서는 단단한 필력과 흔들림 없는 문학적 신념으로 독자층을 쌓아온 백봉기 시인을 집중 조명한다. 백 시인의 대표작 ‘추억이 있다’를 비롯해 ‘봄비’, ‘설산’, ‘눈 내리는 밤’, ‘히말라야’, ‘산길을 걷다2’, ‘미로’, ‘무언(無言)’, ‘나의 여인’, ‘이과수 폭포’ 등 시편이 수록돼 시인의 삶과 사유를 한층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또 책에는 열린시문학회의 지난 1년 활동을 기록한 화보도 실려, 회원들의 추억과 교류의 순간을 생생하게 전한다. 구윤상 열린시문학회 대표는 머리말에서 “열린시문학회가 시문학 활동을 시작한 지 어느덧 36년이 지났다”며 “처음 시의 길을 열어주신 스승 이운룡 선생님의 은덕에 힘입어 제자들은 여전히 굳건히 물길을 모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는 인간이 스스로를 표현하는 행위”라며 “시대가 바뀌고 계절이 흘러도 열린시문학회는 흐르는 강물처럼 인류 역사의 한가운데를 도도히 걸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09.24 18:46

농담처럼 부려놓은 말들의 뒤통수…서귀옥 시집 '우주를 따도릴 것처럼 혼잣말'

2012년 김유정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서귀옥 시인의 첫 시집 <우주를 따돌릴 것처럼 혼잣말>(문학동네)이 출간됐다. 드넓은 시야로 삶을 관찰하고,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개성이 돋보이는 이번 시집은 신인문학상 수상 후 13년 만에 펴낸 첫 시집이다. 시인은 삶과 죽음, 생존과 종말의 이미지를 독창적인 상상력과 매혹적인 언어로 56편의 시를 직조한다. ‘삶의 실감이 필요한 존재들의 내적 외침’을 중심으로 비참한 삶의 현실을 익살스럽게 표현해냈다. 어두운 절망에 빠지지 않는 활달한 시편은 읽는 재미를 이끄는 동시에 미래를 포기하지 않는 진실한 태도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왜 죽여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엄마를//네, 엄마 방에 새 거울을 들였어요 새 엄마를 들인 것도 아닌데, 뭐요?//병든 엄마한테 화분을 선물한 건 집요하게 죽어가는 화초에 맹물을 주면서 웃는 엄마가 웃기니까//내가 나이를 빠르게 먹은 건 나를 죽이려고 그런 거라니까요//(…중략…)//떨긴요, 잠 못 자서 그래요 솔직히 밤중에 거울을 보다 엄마와 맞닥뜨리면 무섭죠 당연히, 아무리 반가워도 귀신인데//네네, 평생 곁에 두었어요 죽을 걸 알면서……나만 그래요?”(‘미필적 고의’ 부분 ) 서귀옥 시인은 시집 속 화자들의 “살려달라”는 비명을 유머나 싱거운 농담처럼 표출한다. 가령 “이번 생이야말로, 리미티드에디션인데 SALE, 그러니까 살래?”( 시 ‘경영철학’ 중에서) 라는 식으로 말이다. 이때 시인이 그려내는 삶의 풍경은 단순히 허구적 상상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와 맞닿아 있다. 요동치는 사회와 개인의 불안한 내면을 동시에 비추는 셈이다. 송현지 문학평론가는 시 해설에서 “서귀옥 시의 겉으로 보이는 경쾌함은 시 속 인물들의 비참을 부각시키는 장치가 아닐까 싶다”며 “우스꽝스러운 농담 같은 말들이 사실은 누군가의 살아남기 위한 ‘사투’이며 독자가 그 경쾌한 표면을 벗길 때 시의 위장은 비로소 완성된다”라고 설명한다. 서귀옥 시인은 2012년 김유정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제2회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 대상 수상, 제3회 서울 암사동유적 세계유산 등재 기원 공모전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2014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 당선, 2016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됐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9.24 18:46

'순교자의 모습 시(詩)에 담다'…이태영 '바우배기 전설'

“순교자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싶어서 시의 형식을 빌려서 이 글을 쓴다" 이태영 대건안드레아가 펴낸 시집 <바우배기 전설>(역락)에는 저자가 스스로의 신앙을 고백한 130여편의 시가 실려있다. 천주교 신앙인이자, 가난하고 억눌린 시민들을 거둬들여 슬픔을 어루만져 온 저자가 마주한 순교의 역사와 참모습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저자는 지난 2021년 3월 완주군 초남이성지 근처 바우배기에서 발견된 한국 최초의 순교자 묘소의 유해 발굴 작업에 참여했다. 순교자들의 유해 발굴 작업에 참여하고, 유해 발굴 보고서까지 만든 그는 일련의 과정에서 느낀 감회와 생각을 시의 형식을 빌려 기록했다. "순교자의 묘소에/사제가 세운/십작가가 있네//순교자의 목뼈를 보니/주님을 못으로 박은/십자가가 떠오르네//늘 보던 십자가인데/오늘은 주님 못 박히신/십자가로 보이네//왜 그간/십자가를 보고도/주님을 알아보지 못했을까"( '십자가' 전문) 시집 말미에 실린 유종국 프란치스코의 시평 '신앙 고백의 한 방식'을 보면 저자가 순교자들의 삶을 가감없이 표현하기 위해 어떠한 고민을 했는지 유추할 수 있다. 1791년 신해년에 전주 남문 밖에서 처형 당하여 순교한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의 무덤 2기와 1801년 신유년에 전주 남문 밖에서 처형 당하여 순교한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무덤 1기가 의미하는 신앙적 가치와 신념이 절절하다. 유종국 프란치스코는 시평에서 “시집에 실린 시들은 유해발굴 과정의 감회라고 하지만 자기 고백적 언어지향성을 지닌다”며 “한국 최초의 순교자들의 무덤 발굴과 유해 감식을 통해 시로써 그 분들의 삶을 조명해 놓은 르뽀이자 스토리가 있는 일기”라고 설명했다. 저자는 전주에서 태어났다. 한국 최초의 순교자 유해 발굴 사업에서 '전주교구 순교자 현양단' 위원을 역임했고, 현재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 신앙유산연구위원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후학을 양성했으며 전북대 박물관장과 전라북도 문화재위원으로 활동했었다. 저서로는 <이순이 루갈다 옥중편지>(역주·공저)가 있으며, 현재 전북대학교 명예교수이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09.24 18:46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