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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가 2036 하계올림픽 유치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는 행보와 달리, 문화기금 적립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특히 조례 제정까지 마친 ‘전북예술인복지기금’은 수년째 한 푼도 조성하지 않으면서 대외적으로 공적 쌓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전북도가 공개한 ‘전북특별자치도 문화관광재단 기금 적립 현황’에 따르면 기금은 2021년 309억원에서 2025년 현재 약 346억원으로 늘어났다. 표면적으로는 적립 목표액인 350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재단 기금은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종잣돈으로, 2016년부터 조성하고 있다. 기금은 목표액이 달성되어야만 그 수익금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실상은 다르다. 민선 8기가 들어선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발생한 운용 이자금은 약 37억원으로, 2021년 당시 누적액(309억원)에 지난 4년간의 이자수익을 합산한 수치와 일치한다. 즉, 전북도가 기금 확충을 위해 직접 출연하기보다 기존 원금에서 발생하는 이자가 쌓이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 적립 방식을 취해온 셈이다. 특히 도는 2025년 예치기간 조정을 통해 발생한 이자수익 17억원을 한꺼번에 반영하며 수치상 목표 맞추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게다가 2022년 공청회를 거쳐 조례까지 제정한 ‘전북예술인 복지기금’은 방치 중인 상황이다. 전북도의회와 도가 당시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설치를 공표했으나 2025년 본예산까지 실제 출연금은 단 한푼도 편성되지 않았다. 조례 제정 이후 현재까지 ‘기금 0원’은 도정 우선순위에서 예술인 생존권이 밀려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소극적 태도는 도지사가 사활을 걸고 있는 2036 하계올림픽 유치 예산 편성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도는 올림픽 유치 홍보와 용역 등 결과가 불확실한 소모성 사업에는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 실제 2024년 12월 올림픽 유치 TF팀이 꾸려진 직후 4억4000만원의 예산이 편성됐고 이듬해인 2025년 61억원, 올해는 69억원의 예산이 차례로 책정됐다. 반면 적립 목표를 달성해야만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한 문화기금에는 도가 나서서 출연하지 않는 등 인색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는 전북도가 문화주권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예산집행에서는 문화예술계를 고립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계 인사는 “조례까지 만들어 놓고 기금을 한 푼도 쌓지 않았다는 것은 도정이 예술인들을 기만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일회성 이벤트 유치에 앞서 기초예술인들이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며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책적 결단이 시급하다”고 성토했다. 이어 “지역 문화예술 기초생태계가 허약한데 지원 없이 문화산업화를 꿈꾸는 것 같아 안타깝다. 보다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은 기자
전북특별자치도가 ‘문화 수도’를 표방하며 예술인 복지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현장의 체감도는 엇갈리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 도입된 예술인 고용보험이 시행 5년을 넘기면서 초기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정부 보험료 지원이 순차적으로 종료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인 고용보험은 고용노동부가 시행하는 제도로, 문화예술 용역 계약을 맺은 예술인을 고용보험 체계 안으로 편입해 실업급여 등을 보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제도 초기에는 ‘두루누리 예술인 고용보험 지원’ 사업을 통해 보험료의 80%를 국가가 지원하면서 가입 확대를 유도했다. 그러나 정부 지원 기간이 최대 36개월로 제한되면서, 2024~2025년을 기점으로 초기 가입자들의 지원이 잇따라 종료되고 있다. 지원이 끊기면 보험료는 전액 본인 부담으로 전환된다. 그동안 ‘월 커피 한 잔 값’ 수준이던 비용이 체감 가능한 고정 지출로 바뀌는 셈이다. 판소리·무용·순수미술 등 기초예술 비중이 높은 전북의 경우 상업적 수익 구조가 취약해 부담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수입이 일정치 않고 월 소득이 1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예술인에게 매달 빠져나가는 보험료는 단순한 비용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실제 일부 예술인들은 보험을 자진 해지하는 이른바 ‘생계형 이탈’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20대 회화 작가 A씨는 “보험료를 낼 돈이면 물감 한 개를 더 사겠다”며 “미래에 받을지 모를 실업급여보다 당장 작업비와 생활비가 급하다”고 토로했다. 제도 요건 역시 현장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월 50만원 이상 계약을 전제로 가입이 가능하며,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이직 전 24개월 중 12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단기·비정기 계약이 반복되는 지역 예술 생태계에서는 해당 기준을 충족하기 쉽지 않다. 혜택을 받을 가능성은 낮은 반면 부담은 즉각 발생하는 구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연극계에 종사하는 예술인 B씨는 “공연이 끊기는 비수기에는 수입이 사실상 0원인데, 보험을 유지하려면 매번 소득을 증명하고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며 “계약 기간도 대부분 1~4개월에 그쳐 12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부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의 생리를 반영하지 못한 제도가 오히려 예술인을 지치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전북특별자치도 차원의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부 지원이 종료된 저소득 예술인의 본인 부담금을 도비나 시·군비로 일부 보전하는 ‘지역형 상생 모델’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지역 예술단체 대표 C씨는 “예술인을 동정의 대상이 아닌 지역 문화 자산을 떠받치는 노동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며 “36개월 이후까지 고려한 지속 가능한 복지 설계를 고민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입자 수라는 실적 지표 뒤에 가려진 현장의 이탈을 막기 위해 보다 세밀한 지역 맞춤형 사회안전망 구축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 전현아 기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5대 수장으로 선출된 이승필 전 GS칼텍스 예울마루 관장이 지난 1일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학교법인 우석학원은 앞서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이 대표의 선임을 최종 확정했다. 이 대표는 광주 송원고와 서울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에서 문화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9년 GS칼텍스 입사 이후 2007년 사회공헌팀장과 GS칼텍스재단 사무국장을 거쳤으며, 2012년부터 12년 동안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의 신규 조성책임자와 초대 관장을 역임하며 지역 공연장을 남해안권의 거점 문화공간으로 안착시켰다. 이번 인사는 이 대표가 예울마루에서 보여준 현장 경영 성과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2011년 시인으로 등단한 문인이기도 한 그는 예술적 감수성과 경영 전략을 동시에 경험한 리더로 평가받는다. 특히 한국문예회관연합회 이사와 호남제주지회장을 지내며 구축한 지역문화네트워크는 전북 문화예술의 외연을 확장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에게는 대관 중심의 운영 체질을 개선하고, 소리전당만의 독창적인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있다. 민간 영역의 경영기법을 공공 공연장 시스템에 접목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 예술계와 실질적인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일이 이 대표에게 주어진 주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박은 기자
제25회 전북여성대회가 오는 3월 5일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열린다. 전북여성단체연합 등 지역 6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전북여성대회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는 ‘빛의 혁명을 완수하라! 성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여성주권자들의 결집된 힘을 보여줄 전망이다. 조직위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성별 불균형 해소와 성평등 현안들을 지역사회의 핵심 의제로 공론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민주주의 위기 상황에서 확인된 여성들의 연대 동력을 성평등 사회 실현으로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이날 행사는 크게 캠페인 부스 운영, 기념식, 거리행진으로 구성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전북여성노동자회, 성폭력예방치료센터 등 각 단체가 참여해 장미꽃 증정 및 이슈 캠페인을 진행한다. 오후 3시에 시작되는 기념식에서는 성평등을 향한 의지를 담은 ‘3 시스탑(STOP)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3‧8 여성선언문 낭독’, 노래 공연 등이 진행된다. 이어지는 시상식에서는 지역 문화예술계 성평등에 기여한 전북문화예술성평등네트워크가 디딤돌상을, 성폭력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준 전북기자협회가 성평등 걸림돌로 발표될 예정이다. 기념식 종료 후인 오후 4시부터는 풍남문광장을 출발해 오거리 문화광장을 거쳐 다시 풍남문광장으로 돌아오는 대규모 거리행진이 전개된다. 한편, 3.8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 1만5000명이 생존권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 것에서 유래했다. 지난 1998년 노동계 주도로 첫발을 뗀 전북여성대회는 현재 전북지역 6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조직위원회 주최의 대규모 행사로 발전하며 올해 25회 대회를 치르게 됐다. 박은 기자
“오래 살고 볼 일이여!” 낮 최고 기온이 15도까지 오르면서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지난 26일 옛 전북도지사 관사인 하얀양옥집 앞에 15인승 승합차 두 대가 멈춰섰다. 문이 열리자 꽃무늬·분홍색 점퍼 차림의 할머니들이 하나 둘 발을 내디뎠다. 이들은 ‘서툴지만 반가운, 나의 예술!’ 전시회에 참여한 할머니 작가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은 평소 시내에 나오기가 쉽지 않은 어르신들을 위해 전시 감상 겸 도시 나들이를 준비했다. 이날은 김제 용평·완주 화정마을 어르신들만 참여했으며, 고창 월봉마을은 추후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처음엔 다소 어색한 분위기였다. 각자 마을과 작품을 소개하면서 점점 가까워졌다. 살아온 공간은 달랐지만, 작품에 담긴 삶은 닮아 있었다. 본격적인 도시 나들이 일정은 오후부터 시작됐다. 아쉽게도 사정상 김제 용평마을도 오전 일정만 소화하면서 완주 화정마을 어르신들끼리 시간을 보냈다. 오전 내내 작품을 감상하던 화정마을 어르신들의 표정에는 긴장 대신 웃음이 번졌다. 재단이 준비한 한복 체험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 나이에 무슨 한복이냐"며 손사래를 치던 어르신들도 저마다 고운 색감의 저고리를 찾느라 분주했다. 서로 “언니는 이 옷이 어울려”, “이 색보다는 이게 낫겠다”면서 말을 보태기도 했다. 옷걸이 앞은 점점 시끌벅적해졌다. 가장 붐빈 곳은 거울 앞이었다. 한복을 차려입은 어르신들은 머리를 빗고, 핀을 꽂고, 옷 매무새를 고치기 시작했다. 소녀처럼 한복 체험 대표에게 “이 한복에는 무슨 핀 꽂아야 해요?", “저고리가 안 어울리지 않아요?”라며 잠시 세월을 잊은 듯한 모습이었다. 단장을 마친 어르신들은 경기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들 홍매화 앞에서, 대나무숲 포토존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소녀처럼 웃어도 보고, 수십 년 동안 같이 산 마을 어르신들끼리 단체 사진도 찍었다. 그 순간만큼은 열여덟 소녀 시절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었다. 한참을 걸어 다닌 탓에 지칠 법도 하지만, 어르신들은 벤치에 앉아 숨을 돌리면서도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수수한 한복 차림으로 경기전을 거니는 젊은 나이의 관광객들이 예뻐 보이는지 “아유, 곱다”면서 옛 추억을 회상했다. 관광객들도 어르신들에게 “어머니들 너무 고우세요”라면서 정겨운 덕담을 주고받았다. 화정마을 이복순 부녀회장은 “언젠지 기억도 안 나는데, 수년 전에 딸과 함께 전주 한옥마을을 왔었다. 사람들이 다 한복 입길래 딸한테 같이 입자고 했더니 부끄러운지 싫다고 했다”면서 “드디어 소원을 이뤘다. 이렇게 마을 사람들이랑 같이 입으니까 재미있고,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파장(罷場)입니다. 이미 썰렁한 장마당, 구석에 몇 서성일 뿐입니다. 감기는 눈 비비며 늘어지는 하품 끊어냈지만, 발등의 검댕 털어냈지만 늘 그렇듯 뒷북입니다. ‘에이 내일 갈까?’ 하며 또 뭉그적거린 탓입니다. 다짐했었지요. 새해 첫날 불끈 솟아오르는 첫해를 보며 올해는 제발 늑장 부리지 말자 마음먹었건만 그 다짐 가짜였습니다. 채 한 달도 안 돼 흐지부지 까먹었습니다. 작심삼일은 꼭 나를 두고 생긴 말 같습니다. 1월 1일과 설날, 해마다 시작이 두 번인 건 꼭 내 늑장 때문인 듯만 싶습니다. 그래 제발 오늘부터라도 게으름 피우지 말자, 기사회생 패자부활전 치르듯 설 연휴 뒤 삼천동 공판장에 와 풀어진 신발 끈 다시 묶으려 했건만 그만 또 늦었습니다. 여태 못 알아먹은 세상의 말 해독하려 했건만, 박차지 못하고 자꾸만 미적대 오늘도 뒷북입니다. 여태껏 허겁지겁 아니라며 우긴 건 여유가 아니었습니다. 그 빈틈은 채우지 못한 게으름이 분명합니다. 얼리버드(early bird), 새벽을 깨운 사람들 새벽을 지킨 사람들 이미 돌아가고 없네요. 텅, 텅 뒷북 치는 소리 같은 발자국을 데리고 공판장을 빠져나옵니다.
카메라는 세상을 찍는 도구일까? 아니다. 나를 담는 창이다. 카메라는 눈으로 보고 찍는 것? 아니다. 마음이 하는 일이다. 20년간 마이산을 카메라에 담은 김재일 사진작가가 전복시킨 사진의 의미가 이렇다. 그에게 사진은 찰나의 예술이 아니다. 마음속 곪아터진 상처를 대면하는 용기이자 잔잔한 치유의 미학이다. 그저 주장이나 생각이 아니다. 진안 마이산의 사계와 비경을 사진으로 기록해온 그의 삶이 이를 증명한다. 청목미술관에서 3월 3일부터 열리는 김재일 개인전 ‘자연이 준 마이산’에는 긴 호흡으로 완성해낸 마이산의 풍경 사진 25점을 감상할 수 있다. 진안이 고향인 작가는 평소“마이산은 자신에게 친구이자 따뜻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 안식처”라는 마음으로 진안을 찾았다. 긴 호흡으로 완성한 만큼 대자연의 압도적인 에너지를 체감할 수 있다. 마이산을 카메라에 담은 지 어느덧 20년. 지겨울 법한데도 그는 계속해서 진안 마이산을 찍고 싶다고 했다. 마이산이야말로 삶의 원동력이자 세상과 접촉하며 예술을 완성하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마이산은) 매일 바라보는 산이었지만 단 한 번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신비한 산”이라며 “마이산 사이로 비치는 햇살과 낙조, 구름과 안개, 깊은 그림자 사이의 미묘한 균형 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시는 3월 15일까지. 박은 기자
도내 순수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한국예총 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이하 전북예총)가 올해 예술인 교류 확대와 지원 체계 강화를 골자로 한 주요 사업 계획을 확정했다. 전북예총은 지자체 협력 기반의 신규 사업과 문화예술 일자리 창출 구상을 함께 발표하며, 지역 문화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4일 전북예총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제65차 정기총회를 열고 2026년도 주요 사업 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보조사업과 자체사업을 포함한 연간 사업 방향과 추진 전략이 공유됐으며, 예술인 참여 확대와 지역 협력 강화를 핵심 기조로한 공모사업 구상도 공개됐다. 그중 올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부안군과 연계해 추진하는 특별사업 ‘전북예술인 한마당’이다. 전북예총 창립 65주년 기념식의 의미를 함께 지닌 이번 사업은 오는 4월 1~2일 부안군에서 진행될 예정으로, 도내 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연과 전시, 교류 프로그램 등을 펼치는 대규모 문화예술 행사로 기획됐다. 지역 문화 활성화와 예술인 네트워크 확대를 동시에 도모한다는 취지가 담겼다. 전북예총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시군 협력 모델을 확대하고, 지역 기반 예술 활동의 거점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북예총은 올해 다양한 공모사업을 통해 지역 문화인 복지와 국제 교류 확대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 가운데 문화예술 분야 일자리 지원사업도 새롭게 구상 중이다. 해당 사업은 지역 내 문화예술 인력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을 통해 협동조합 사업의 안정적 운영과 콘텐츠 개발을 촉진하고, 향후 사업 확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약 1800만 원 규모로 오는 4월부터 지원을 목표로 공모신청을 앞둔 이번 사업이 구체적인 지원 규모와 운영 방식에 따라 지역 예술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전북예총은 중국 청도문화예술위원회 화예문화원과의 국제 교류 활동을 구상 중이며, 관련 공모사업이 구체화되면 추후 이사회를 통해 시행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올해 전북민속예술제는 오는 6월 진안군에서 개최되며, 제65회 전라예술제는 지난해와 같이 오는 9월 전주시 일원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중심으로 열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북 예술문화의 수준과 깊이를 공유하고, 예술인 간 화합과 결속을 다질 방침이다. 자체사업인 전북예총 하림예술상 시상식과 전북예술인의 밤 등 연말 행사도 지속 추진된다. 최무연 전북예총 회장은 이날 정기총회에서 “취임 이후 1년 8개월 동안 전북 예총의 여러 현안을 깊이 고민하며 쉼 없이 뛰어왔다”며 “올해는 부안에서 지부장 연수와 교류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며, 예술인 간 협력과 조직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를 구상 중이다. 앞으로도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의 저변을 넓히고 지속 가능한 활동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현아 기자
“아직 멀었어?” “거의 다 왔어!” 산에 오르면 으레 묻는 말과 이 물음에 답하는 말이다. 다 왔다고? 그러나 말과 다르게 정상은 요원하고 숨은 더 거칠어진다. 몸이 부서지기 일보 직전. 화가 치밀고 당장 포기하고 싶지만, “거의 다 왔어”라는 반복에 천근만근 발을 들어 올린다. 그렇게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면 그토록 갈망했던 정상. 산꼭대기에 오르는 기적을 경험한다. 윤일호 작가의 동화 『거의 다 왔어』에도 하얀 거짓말에 속으며 지리산을 종주하는 용감무쌍한 아이들이 나온다. 행복초등학교 학생들이다. 주인공 지호는 엄마의 막무가내 결정으로 수원에서 진안 행복초로 전학을 온다. 이 학교는 매년 고학년을 지리산 종주에 참여시키는 곳. 산악 학교도 아니고, 힘들게 지리산에 왜 오르나 싶어 지호는 불만이 가득하다. 게다가 “편하게 자라서 등산을 시킨다.”라는 말에 뾰족한 마음이 솟는다. 왜 편하게 자라면 안 되고 고생을 해 봐야 하느냐, 하면서 말이다. 정말 고생해 봐야 성장하는 걸까? 고생을 모르고 자라야 나중에도 고생스럽게 살지 않는다는 말도 있는데, 그렇다면 굳이 고생할 필요가 있을까? 고생을 모르고 자랐다고 해서 인내심과 도전정신이 부족할까? 이런 질문에 다양한 의견이 나오겠지만, 행복초 ‘킹콩샘’이라면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고생은 자기 내면을 정면으로 바라볼 기회다. 자기 한계를 알고 그것에 부딪혔을 때 나오는 태도와 생각을 바라보며, 나란 사람을 더 잘 아는 계기가 된다. 더불어 고생은 남과 다른 경험의 누적으로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고, 타인과 어울리는 법, 조율하고 타협하는 방법을 알아 가는 과정이라고. 그러니 고생은 단순히 힘듦이 아니라 자기를 이해하는 성장 포인트라고 말이다. 결국, 지호는 지리산 등반을 위한 준비 운동에 돌입했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 틈날 때마다 엄마와 걷기 연습을 하고, 킹콩샘에게 밥 짓는 법을 배운다. 연습 등반으로 운장산에 오르다가 큰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드디어 지리산에 가는 날. 지호의 걱정과 떨림이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로 작품의 시작부터 긴장이 느껴졌다. 동시에 지호가 무사히 산에 오를 수 있을까? 어떤 사건이 지호를 가로막을까? 산에서 사고가 나면 어쩌지? 밥은 제대로 먹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꼬리를 물었다.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졌다. 지호를 쫓았고, 지호와 함께 산에 올랐다. 힘에 벅찬 지호가 걸음을 멈출 때면 호흡도 함께 멈췄다. 친구들과 초콜릿바를 먹으며 쉴 때는 같이 배가 고프고 입에 침이 고였다. 너무 힘들어서 자기도 모르게 욕하며 눈물 흘리는 장면에서는 토닥이고 싶어졌다. 등산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지호를 격려하고 위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동화는 진안 장승초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다. 작품 속 킹콩샘은 윤일호 작가 본인이다. 작가는 살아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아이들에게 노동의 가치와 고생의 참 의미를 경험케 하는 다양한 활동을 한다. 진짜 교육은 인생의 희로애락이라는 여러 경험으로 자신을 알아가고 타인을 이해하며 나를 둘러싼 사회를 더욱 아름다운 곳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매일 접하고 있는 AI(인공지능)와 플랫폼 서비스는 과연 누구의 것일까? 거대 기업들이 쌓아올린 디지털 성벽 안에서 개인의 데이터와 권리가 소외되는 오늘날, 인류학적 해법을 통해 기술의 소유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집는 제안이 나왔다. 플랫폼 협동주의의 가능성을 집요하게 추적해온 네이선 슈나이더의 신간 <모두에게 모든,>(도서출판 기역)은 소수의 전유물이 된 기술을 다시 공동체의 자산으로 되돌리고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회복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기술적 화려함 뒤에 가려진 데이터 독점과 알고리즘 지배라는 구조적 결함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그는 “우리는 왜 매일 사용하는 기술의 운영에서 배제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현재의 플랫폼 경제가 심각한 불평등을 양산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기술 민주주의’와 ‘공유자산’을 제안한다. 저자는 과거 수도원의 공동체 생활부터 현대의 협동조합, 최신 블록체인 기술까지 훑으며 함께 관리하고 나누는 문화가 AI 시대의 독점을 깨뜨릴 열쇠라고 강조한다. 특히 멕시코 사파티스타 운동의 정신인 “모두에게 모든 것을, 우리에게는 아무것도”라는 정신을 빌려와 디지털 독점을 깨뜨릴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대기업이 수익을 독점하는 대신 노동자와 이용자가 주인이 되어 운영권을 갖는 새로운 플랫폼 모델이 하나의 사례다. 또한 기술 소외로 사라져가는 지역사회를 살리기 위해 공동체가 직접 기술 인프라를 관리하고 자생력을 키우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김아영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소장은 추천글에서 “진짜 공유경제로 가는 통로”라며 “그 어느 때보다 협동조합의 국면 전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에 이 책은 넓고, 더 깊게 협동하는 방법에 대한 상상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자 네이선 슈나이더는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이자 저널리스트다. 그동안 <거버너블 스페이스> <고맙습니다,이나키> 등을 펴냈다. 한국어판 번역에는 사회학과 행동경제학, 사회연대경제 등 각 분야에서 공동체와 불평등 문제를 연구해온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김재우 전북대 교수와 이재민·한동숭 전주대 교수, 허문경 우석대 교수 등은 그동안 현장에서 쌓아온 사회연대와 지역재생의 경험을 바탕으로 슈나이더의 통찰을 한국사회의 맥락에 맞게 풀어냈다. 박은 기자
중견 작가들의 문학적 성취를 집대성한 작품집 <초저녁부터 새벽까지>(화엄출판)가 출간됐다. 하송, 정성수, 장석영, 유한아, 정선녀, 곽동희 등 작가 19명이 참여한 공동작품집이다. 이번 신간은 종이책의 질감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QR코드 오디오북’ 시스템을 삽입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독자들은 책 속에 삽입된 QR코드를 스캔하면 수록된 작품들을 오디오북 형태로 감상할 수 있다. 수록된 작품들은 삶의 깊이와 통찰이 담긴 중견 작가들의 필치를 담고 있다. 작가들의 노련한 시선이 담긴 문장들은 독자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달한다. 박은 기자
고 김형진 작가의 시 세계를 모은 유고 시집이 출간됐다. 평생 교육자로 살아온 그의 삶과 문학 정신을 기리는 시집<언제나 어제는 내일>(북매니저)에는 생전 남긴 시 약 50편이 담겼다. 김 작가는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며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언어와 글을 통해 인간과 삶을 이해하도록 제자들을 이끈 인물로 기억된다. 교직을 떠난 뒤에도 수필 동인인 순수필동인 회원들을 지도하며 문학적 사유의 깊이를 강조했다. 그가 자주 강조했던 말은 “인간을 향한 집요한 사유와 문학성, 철학성, 예술성이 어우러질 때 작품의 깊이가 완성된다”였다. 동인들은 그의 가르침 아래 문학이 왜 아름다워야 하는지, 왜 진실을 향해야 하는지를 배웠다고 회고한다. 그의 작품 세계는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에도 본질을 묻는 태도가 담겨 있으며, 끊임없는 성찰을 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걸어도, 걸어도 제자리입니다./ 어제도 걷고, 오늘도 걸었는데 제자립니다./ 달려도, 달려도 제자리입니다./ 재작년에도 달리고, 올해도 달렸는데 제자립니다./ 구덩이에 빠져 헛바퀴만 돌리는/ 흙탕물 흩뿌리며 헛바퀴만 돌리는/ 자동차를 본적이 있습니다./ 이제 그만, 이제 그만/ 앞을 막는 헛것들 제치고/ 나아가야 하는데 말입니다”(시 ‘공회전(空回轉)’ 전문) “자고 일어나보니 꽃이 졌다./ 어제까지 향기 뿜던 자태 간곳없다./ 하양, ᄈᆞᆯ강, 노랑/ 바닥에서 시들어 간다./ 내려다보는 태양/ 숨을 고른다./ 꽃이 진 자리/ 이슬로 맺힌 방울방울/ 진주 되어 쏟아진다./ 천년을 불어온 바람이 봄을 앗아가도/ 천년을 피어 온 꽃은 피고 또 피는데/ 이슬 한 방울 맺지 못한/ 나의 봄날은 간다.”(시‘봄날은 간다’ 전문) 이처럼 이번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삶의 무게와 사유가 응축된 언어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시 ‘공회전’과 ‘봄날은 간다’ 등에는 지나간 시간과 다가올 시간 사이에서 성찰하는 인간의 고독과 희망, 삶의 아름다움과 슬픔이 고스란히 담겼다. 신영규 순수필동인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선생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지도 벌써 1년이 돼 간다”며 “함께 글을 읽고 문학을 이야기하던 시간이 멈춘 듯한 허전함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육신은 떠났지만 정신과 문학은 여전히 살아 있다”며 “시집을 펼치는 순간 우리는 선생님과 다시 만나게 된다. 이번 시집이 오늘의 독자와 다음 세대까지 이어져 사라지지 않는 숨결로 오래 살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현아 기자
평범한 시장 풍경인가 싶었는데 들여다보니 하얀 닭을 품에 안은 사내, 비취색 한복을 입고 장터에 서 있는 여인 등 장터에서 마주한 이웃들의 모습이다. 1960년대 전주의 시장 공기를 세밀하고 생생하게 표현한 권영술 화백(19201~1997)의 ‘시장’은 평생 산과 바다 등 풍경을 소재로 작업해 온 화백의 보기 드문 인물 군상화다. 우진문화재단은 권영술 화백의 유작 26점을 선보이는 ‘전북 근대미술의 선구자, 권영술’ 소장품전을 오는 3월 31일까지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전북 근대 서양화단의 형성을 들여다보는 자리로, 지역 미술사의 거대한 한 축을 이룬 권 화백의 작품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특히 그의 작품 ‘시장’은 풍경에 머물던 화백의 시선이 치열한 삶의 현장으로 내려와 예술적 외연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완주 이서 출생인 화백은 서울 경신고보 재학 시절 당시 미술교사였던 스승 도상봉의 권유로 동경미술학교에 입학하여 1943년 졸업했다. 그해 동경독립미술협회전에서 입선하여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귀국 후 식민지 문화정책에 회의를 느끼고 고향으로 낙향, 1945년 군산중학교를 시작으로 36년간 미술교사로 재직하며 후학 지도와 지역미술을 주도했다. 1946년 군산에서 일지회를 창립했고 1954년에는 신상미술회 창립회원으로 전북지역 근대 서양화 도입에 노력했다. 박영준 관장은 “그의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과 시골풍경은 가난했지만 소박했던 이웃들의 모습으로 단순하지만 풍부한 색채표현으로 강한 여운을 준다”며 “전북근대미술의 출발점을 바라보고 그 안에 담긴 예술의 순수성과 진정성을 사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 기자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과 전국여성정책네트워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역 성평등 가족정책 현안을 논의했다. 부처 개편 이후 지역 기관과 소통하기 위해 마련된 첫 공식 자리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허명숙 전북여성가족재단 원장은 부처 운영방향을 청취하고 지역 실무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허 원장은 “중앙정부와 지역현안을 직접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며 “성평등가족부와 꾸준히 협력해 실질적인 성평등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 16개 광역지자체 정책기관이 참여하는 전국여성정책네트워크는 향후 장관과의 만남을 정례화해 중앙과 지역을 잇는 정책 가교 역할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박은 기자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와 전주시설관리공단(이사장 이연상)이 지난 23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양 기관이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영화제의 원활한 운영을 돕고, 전주시가 지닌 문화도시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측은 영화제의 성공적인 추진을 도모하고, 전주의 문화적 자산을 알리기 위해 다각적인 홍보 활동을 함께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영화제 측은 협약에 따라 공단이 운영하는 주요 시설과 공간을 활용해 다채로운 홍보 콘텐츠를 선보인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 깊게 호흡하는 문화 축제로서의 의미를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열흘간 영화의 거리 및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박은 기자
개관 25년차를 맞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 대한 리모델링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무대 핵심 장비의 내구연한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전북특별자치도가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부분 보수로 일관하고 있어 예산 운영의 효율성과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소리전당은 2001년 개관 이후 단 한 차례도 전면적인 대수선(리모델링)을 거치지 않았다. 현행 ‘시설물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보면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준공 후 20년이 경과하면 안전과 기능 유지를 위해 대규모 수선을 검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도는 전면 리모델링을 위한 로드맵 수립 대신 고장 난 부품만 갈아끼우는 시설 보수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3개년 시설개선 현황을 보면 소리전당에 투입된 시설보수비는 총 28억200만원이다. 연도별로 2023년 9억4200만원, 2024년 10억200만원, 2025년 8억5800만원이 집행됐다. 그러나 세부 내역을 보면 공조기 코일, 순환펌프, 화물용 승강기 교체 등 단발성 소모품 수선에 치중되어 있다. 약 300억원을 투입해 전면 리모델링을 진행한 광주예술의전당 등 타 시도 사례와 비교하면 경제성이 떨어진다. 매년 10억원 안팎으로 투입되는 예산이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것이 아닌 땜질식 처방에만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대 기계장치 역시 기술적 절벽에 봉착했다. 해외 제조사의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무대 기술팀이 자체적으로 부품을 조달하며 버티는 실정이다. 전당 관계자는 “무대 파트 전체가 아날로그 형식의 구형 구조여서 전면 교체가 필수적”이라며 “아날로그 기반 시설에 디지털 부품을 이식해 운영 중이나 부품 단종으로 고장 시 즉각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무대뿐만 아니라 관객들이 이용하는 일반 편의시설까지 노후화된 만큼 특정 부분의 보수가 아닌 전체적인 대수선 검토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행정적인 밑그림을 그려야 할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한다. 대규모 공공건축물 수선은 사전타당성 조사부터 국비 확보까지 최소 2~3년의 준비 기간을 필요로 한다. 특히 도가 기존 수탁 운영사와 2027년까지 위탁 연장 계약을 체결한 점을 고려하면 차기 운영 주기가 시작되는 2028년 착공을 위해 지금부터 공론화와 행정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대수선(리모델링)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단순 논의를 넘어 시설 점검과 실무적인 개보수 로드맵 수립 등 구체적인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전북도는 올 하반기 관련 용역을 통해 중장기 로드맵을 구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예산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역예술계는 “소리전당은 전북 문화예술을 상징하는 공간"이라며 “단순한 시설보수를 넘어 안전사고 예방과 고품격 문화서비스 제공할 수 있도록 전면 리모델링 계획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은 기자
정부가 청년 창작자들의 안정적인 예술 활동을 위한 신규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전북 지역 청년 예술인들의 자생력을 높이는 실질적 발판이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및 전국 17개 시·도 광역문화재단과 함께 다음 달 3일부터 31일까지 ‘K-아트 청년 창작자 지원’ 시범사업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소득이 불안정해 창작 활동에 전념하기 어려운 기초예술 분야 청년 창작자(만 39세 이하) 3000명을 대상으로 연간 900만 원의 창작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북 지역에서는 100명의 청년 예술인이 지원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사업은 그간 예술계에서 꾸준히 지적돼 온 ‘단발성·단년도 지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년도 지원 체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선정된 창작자는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내년까지 지원을 보장받게 된다. 지원 대상은 문학, 시각예술, 공연예술(연극·뮤지컬·무용·클래식·전통예술), 다원예술, 융·복합예술 등 기초예술 전 분야다. 다만 대중음악이나 영화 등 대중예술 분야는 제외된다. 하지만 지역 예술 현장에서는 사업에 대한 홍보 부족과 더불어, 이번 사업이 기존의 일시적인 ‘생계 구호형 지원’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교차하고 있다. 도내 청년 예술인 A 씨는 “언론을 통해 사업 소식은 접했으나 정작 지역 내에서는 구체적인 안내가 없어 전북이 제외된 줄 알고 있었다”며 지역 밀착형 홍보의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다년 지원 방식은 환영할 일이지만, 단순히 생계비를 보조하는 수준에서 머물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지역 미술계에서 활동 중인 청년 예술가 B 씨 역시 “최근 레지던시 사업의 위축과 소규모 아트페어 활성화 등 급변하는 도내 예술 생태계 속에서 작가들은 ‘시장 경쟁력’ 확보에서 갈증을 느끼고 있다”며 “시범 운영 기간 청년들이 전문 창작자로 도약할 수 있는 실질적인 유통 판로 개척 등 구조적 보완책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시범사업 기간 동안 성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정책 효과를 검증할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K-컬처의 뿌리인 기초예술 분야에 대한 투자가 지속가능성을 결정한다”며 “중앙과 지방이 연계한 창작 지원을 강화하고, 예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후속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사업의 신청은 문예위 누리집과 17개 시도 광역문화재단 누리집에 게시된 공고문을 참고하면 된다. 선정 결과는 전국 17개 시도 광역문화재단 누리집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전현아 기자
스노잉아트갤러리가 오는 3월 13일까지 개관기념전 ‘스노잉, 첫눈에 반하다’를 개최한다. 전주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카페 스노잉과 협업으로 탄생한 이번 전시는 일상의 생활문화와 동시대 미술이 자연스럽게 맞닿는 새로운 시각예술 플랫폼의 출발을 알리는 자리다. 이번 전시는 굳이 의도하지 않은 일상 속 산책길이나 차 한잔의 여유 속에서 불현듯 순수예술을 만나는 경험에 방점을 두었다. 김순아 디렉터는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인 ‘스노잉’ 커피가 하얀 크림으로 일상의 여백을 얹듯이 전시공간 역시 감각을 정돈하고 속도를 늦추는 장소로 기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 타이틀은 ‘첫눈에 반하다’로 카페의 화이트 미감을 상징하는 눈(雪)과 작품과의 강렬한 첫 눈맞춤(Sight) 그리고 새로운 공간과의 첫 만남이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전시에는 국내외 미술계에서 독자적인 역량을 인정받은 중견 작가 8인이 참여해 총 1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허성철 작가는 마른가지 끝에 피어나는 새봄의 신록을 화폭에 담아냈고, 김경희 작가는 바다 속 에너지 넘치는 화해의 풍광을 표현해 깊은 여운을 전달한다. 이철규 작가는 한지 위 순금박으로 상생의 세상을, 장석원 작가는 ‘바보 시리즈’를 통해 맑은 예술적 통찰을 건넨다. 이적요 작가의 수행성이 돋보이는 바느질 드로잉과 송만규 작가의 수려한 강의 풍광, 그리고 조현동·신혜백 작가의 잔잔한 화이트 미감이 돋보이는 회화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갤러리 2층 공간에는 관람객들에게 친숙한 명화 섹션도 마련됐다. 클로드 모네의 ‘수련’, 빈센트 반 고흐의 ‘붓꽃’ 시리즈를 비롯해 마크 로스코의 색면화, 한국 근현대미술의 거장 김환기와 이중섭의 아트프린트 작품이 설치되어 대중적 감성을 충족시킨다. 김 디렉터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언가에 첫눈에 반하기 어려운 시대이지만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마음을 흔드는 인생작품을 만나길 기대한다”며 “이러한 만남이 관람 이후의 삶을 이전과 다르게 변화시키는 강렬한 조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박은 기자
전북도립국악원이 국악원장 임기 종료를 앞두고 주요 실무진 재편에 나섰다. 국악원은 최근 공연기획실장과 무용단 예술감독 채용을 위한 1차 서류심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인선 절차에 돌입했다. 수장 공백이 임박한 시점에서 단행되는 이번 인사가 조직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는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전북도립국악원에 따르면 공연기획실장과 무용단 예술감독 공모에는 직위별로 15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렸다. 최근 진행된 서류심사 결과 두 부문에서 모두 5명씩, 총 10명이 면접 대상자로 압축됐다. 특히 공연기획실장에는 과거 국악원 근무 이력이 있는 인물들이 대거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무용단 예술감독의 임기 만료와 공연기획실장의 사직이 맞물리며 추진됐다. 문제는 오는 25일 임기가 끝나는 국악원장의 차기 인선이다. 지역예술계에서는 6월 지방선거 일정을 고려해 신임 원장 채용이 선거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총무팀장의 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국악원은 수장 공백에 따른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국악원 관계자는 “3월 제주도 공연과 4월 신년음악회 등 확정된 상반기 주요 일정은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며 “수장 공백에 따른 운영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장 부재와 주요 실무진 교체 시기가 겹치는 이례적인 상황 속에서 차기 원장 선임 전까지의 직무대행 체제가 행정적 동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거나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한 신규 사업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선임될 공연기획실장과 무용단 예술감독은 단순히 전임자의 빈자리를 채우는 수준을 넘어 수장 공백기 동안 조직의 중심을 잡고 예술적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중책을 안게 됐다. 국악원은 오는 26일 공연기획실장, 27일 무용단 예술감독 면접을 차례로 실시한다. 심사에서는 직무수행계획 발표(PT) 등을 통해 후보자들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특수한 조직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위기관리 능력과 운영 역량을 심층 검증할 방침이다. 최종 합격자는 내달 3일 발표될 예정이다. 박은 기자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이 도내 공공공연장과 예술단체의 상생협력을 위한 ‘2026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 참여단체를 오는 3월 6일까지 모집한다. 총예산 6억2000만원 규모인 이번 사업은 역량 있는 공연예술 단체를 선정해 창작 공연 및 주민참여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재단은 총 8개 이내의 단체를 선정해 단체별로 최소 6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올해 사업은 현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운영체계를 개편했다. 기존 다년도 지원방식에서 1개년 단년도 지원체계로 전환했으며, 공공공연장당 최대 2개 단체와 협약할 수 있는 ‘1:2 협약구조’를 도입해 유연성을 확보했다. 휴식년제는 기존 ‘4년 연속 지원 후 2년 휴식’에서 ‘4년 누적 지원 후 1년 휴식’으로 완화(2022년 소급적용)했다. 또한 우수단체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도외 공연 진출을 위한 별도 지원항목을 신설해 지역 창작 성과의 권역 외 확산을 도모한다. 지원 대상은 전북자치도 소재 연극·무용·음악·전통예술 분야 단체로 최근 3년간(2023~2025) 매년 2회 이상 직접 기획, 관리, 운영을 총괄한 공연 실적을 보유해야 한다. 단, 2022년부터 4년 누적 선정된 단체는 올해 신청이 제한된다. 접수는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NCAS)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누리집(jbct.or.kr)이나 창작지원팀(230-7445)으로 문의하면 된다 박은 기자
‘현장 경영 전문가’ 이승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5대 대표 임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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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시심과 철학 담은 유고 시집 ‘언제나 어제는 내일’
[안성덕 시인의 ‘풍경’] 얼리버드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근혜 동화작가- 윤일호‘거의 다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