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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팬 생존기] ②"돈 안 쓰면 팬 아닌가요?"⋯같은 마음 다른 방식

"돈 안 쓰는 팬은 팬 아닌가요?" 2년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기 그룹인 세븐틴 팬의 질문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앨범을 사거나 콘서트에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유튜브로만 응원하는데, 자신도 팬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 글에는 "사실 저도 돈을 많이 쓰긴 하지만, 마음만 있어도 팬이라고 생각한다. 팬이라고 해서 다 돈을 써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댓글이 달렸다. 좋아하는 마음은 같지만, 표현하는 방식은 제각각이라는 걸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이렇듯 돈과 시간의 제약에 부딪혀 조용히 응원하는 팬들이 적지 않다. 공연장에 가지 못해도, 앨범을 사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영상과 음악을 챙겨 보며 마음을 보탠다. 소비보다 마음에 집중하는 이런 경향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음악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비대면) 음악공연 장점 1위는 '비교적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적어서(31.5%)였다. '집에서 편한 자세와 복장, 다른 활동 중에도 볼 수 있어서(26.9%)', '비용이 절감돼서(13.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음악공연 비관람 이유(1+2순위)는 '가격이 비싸서'가 58.1%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공연 장소가 멀어서(29.0%)', '음악공연을 감상할 여유가 없어서(28.0%)' 등이 뒤를 이었다. 결국 돈과 시간이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비수도권에 사는 팬이라면 티켓값 외의 비용 부담이 크다. 단순히 공연 관람만 하는 게 아니라 수도권까지 가는 기차·버스 이용하는 교통비에서부터 식비, 숙박비까지 추가된다. 당일치기로 가더라도 기본 티켓값에 교통비는 기본 5만 원 이상, 1∼2끼 식비가 들고, 숙박까지 하면 30만 원은 훌쩍 넘는다. 여기에 거리가 있다 보니 짧게는 하루, 자고 오면 이틀은 통으로 투자해야 한다. 5∼6년 전만 해도 수도권을 오갔다는 이아영(29·익산) 씨는 "공연장까지 갈 시간도, 돈도 없다. 예전에는 돈을 쓰고, 직접 가야만 팬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일상 속에서 이렇게 응원하는 것 역시 다 팬이라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표현하는 방식은 달라도 마음은 같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5.11.01 12:57

국내 첫 ‘남성완판춤전’, 전주에서 열린다

국내 최초로 남성 무용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꾸미는 ‘남성완판춤전’이 전주에서 열린다. ‘남성완판춤전’은 ‘2025 전주대사습청 수요상설공연’의 일환으로, 다음 달 5일 오후 4시와 6시 두 차례에 걸쳐 전주대사습청에서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남성 무용가들이 중심이 되어 전통춤의 본연한 맥을 되살리는 첫 ‘완판 무대’로, 시대의 변화를 따르면서도 전통이 가진 원형의 아름다움을 지켜내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공연에서는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승무·태평무·살풀이춤이 각기 다른 류파의 기량으로 재현된다. 출연진으로는 중앙대학교 김승일 교수(국가무형유산 승무·살풀이춤 이수자)가 살풀이춤을, 벽사정재만춤보존회 정용진 회장(제5회 전국전통무용경연대회 대통령상 수상자)이 태평무를, 전주대사습청 유영수 관장(국가무형유산 승무 이수자)이 승무를 선보인다. 유영수 전주대사습청 관장은 “이번 ‘남성완판춤전–국가무형유산 승무, 태평무, 살풀이춤 완판’ 공연은 정통의 맥을 잇고 원형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자리”라며 “각 류파의 고유한 춤사위와 장단, 호흡을 온전하게 복원해 관객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뜻깊은 공연에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통국악의 본향 전주에서 시작된 전주대사습청의 ‘전주대사습뎐’은 올해로 7회째를 맞는다. 다음 달 15일 오후 5시 서울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명인·명창들이 함께하는 무대를 열어, 전통예술의 향기를 전국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30 17:25

몸으로 여는 상상의 세계⋯꿈의 무용단 ‘전주 프릭스’ 정기공연

아이들의 엉뚱한 상상과 자유로운 몸짓이 무대 위에서 하나의 예술로 피워내며, 예술이 지닌 힘이 곧 성장의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따뜻한 공연이 열린다. (재)전주문화재단은 다음 달 2일 오후 3시,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꿈의 무용단 ‘전주 프릭스(Jeonju Freaks)’의 세 번째 정기공연 ‘꿈의 공간: 비밀의 문’을 선보인다. 상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환상의 무대가 어린 단원들의 창의적 시선을 통해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2025 창작 프로젝트 ‘꿈의 공간: 엉뚱한 숨바꼭질’을 토대로 한 확장작으로, 전주 팔복예술공장 내 공간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춤의 언어로 재해석했다. ‘장소특정형 무용(Site Specific Dance)’ 형식으로 기획된 작품은 공간이 가진 기억과 감정을 움직임으로 탐색하며, 몸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의 문을 연다. ‘꿈의 무용단 전주(Jeonju Dream Dance Company)’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무용 분야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으로, 전주문화재단이 전북대학교 무용학과와 협력해 3년째 운영 중이다. 이 사업은 지역 아동·청소년들이 예술을 직접 경험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몸으로 표현하고 창작의 즐거움을 느끼는 과정을 통해, 자기표현력과 창의성, 협업의 가치를 배우는 전인적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목표로 한다. ‘Think Like a Freak!(괴짜처럼 생각하라)’라는 슬로건 아래 운영되는 꿈의 무용단은, 고정관념을 벗어난 자유로운 사고와 서로 다른 관점을 존중하는 태도를, 예술을 통해 익히는 창의적 예술교육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단원들은 자신과 주변 세계를 예술가의 눈으로 관찰하고,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안무로 풀어냈다. 무대 위에서는 영상과 조명, 사운드가 교차하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무는 입체적 무용극이 펼쳐진다. 관객은 아이들의 시선으로 재해석된 공간을 따라가며 ‘상상력의 문을 여는 경험’을 하게 된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관람 예약 및 문의는 전주문화재단 예술교육팀(063-283-9221)을 통해 가능하다.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팔복예술공장의 공간을 아이들의 상상으로 새롭게 풀어낸 이번 무대는, 단원들이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존감을 키우는 성장의 과정”이라며 “아이들의 열정과 호기심이 담긴 무대에 시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30 17:03

제13회 대한황실공예대전 대상, 소중한 작가 '안고지기 삼층장' 선정

제13회 대한황실공예대전 황실문화재단 신품상(대상)으로 소중한 작가의 '안고지기 삼층장'이 선정됐다. 30일 황실문화재단(총재 이석)은 대한황실공예대전 선정 작품을 발표했다. 올해는 황실도자, 황실목칠공예, 황실한지공예 분야까지 응모 분야를 확대했다. 기존에는 황실회화와 금속공예 섬유공예 등 3가지 부문에서만 작품을 접수받았다. 심사는 황치석 서울여대 교수(심사위원장)를 비롯해 6명의 분야별 심사위원들로 구성해 작품의 예술성과 기교성, 완성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심사 결과 신품상(대상)에는 소중한 작가의 '안고지기 삼층장'이 선정됐으며 묘품상(최우수상)은 정정혜 작가의 '화조도', 능품상(우수상)은 김영준 작가의 '수복의 빛' 이층 나전칠기장이 뽑혔다. 이외에도 전북특별자치도 도지사상은 조애리 작가의 '봉황도'가 선정됐으며 전주시장상은 이인화 작가의 '신경유철릭'이 받았다. 황치석 심사위원장은 “각 작품에서 전통기법을 살리기 위한 기품있는 표현과 정통 황실 예술을 계승 발전시키려는 공예작가들의 열정에 감사를 드린다”고 평했다. 수상작들은 11월 4일부터 12월 3일까지 기린미술관 전관에 전시된다. 제1·3관에는 수상작 48점이 걸리며 제2전시관에서는 지난해 대상을 받은 박진선 작가의 작품 30여점이 초대 전시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30 17:03

전북과 연 맺은 근현대 화가를 만나다…‘화연(畵緣) 전북과 연을 맺다’

전북과 연을 맺은 근현대 한국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주역사박물관과 미술관 솔이 공동으로 기획한 ‘화연 전북과 연을 맺다’ 전시가 오는 11월 30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과 미술관 솔 두 곳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전북 출신은 아니지만 전북에서 기거하며 활동했거나 전시회를 열어 전북 미술사에 영향을 끼친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 한국화를 조명한다. 익산과 전주, 정읍 등에서 활동한 초상화가 석지 채용신부터 군산에서 서화교습소를 운영했던 황씨 4형제(우석 황종하, 우청 황성하, 국인 황경하, 마산 황룡하), 연진회 활동을 하며 남전 허산옥과 인연을 맺은 의재 허백련과 목재 허행면 형제, 전주에서 3인전을 열었던 심향 박승무‧금추 이남호‧오당 안동숙, 전주에서 간판집을 하며 활동했던 고암 이응노, 6․ 25때 전주로 피난 왔던 묵로 이용우, 군산으로 피난 왔던 운보 김기창과 우향 박래현 부부 등 한국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가들의 작품 34점을 만날 수 있다. 미술관 솔 관계자는“이번 전시를 통해 전북의 문화와 환경에 영향을 받은 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보고 이들이 전북의 근현대 미술사 형성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전시 기간 동안 ‘전통 부채 만들기’ 체험이 함께 진행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10.30 16:53

제11대 전주문인협회 회장에 정재영 시인 선출

전주문인협회 제11대 회장에 정재영(62) 시인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전주문인협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상휘)는 지난 24일 마감된 회장 입후보 등록 결과, 정재영 시인이 단독 출마함에 따라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9일 제5차 회의를 열어 최종 당선인을 확정했다. 순창 출신의 정재영 시인은 원광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수료하고, 현재 전주한일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재직 중이다. 또한 국제PEN 전북위원회와 전북시인협회, 전주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하며 지역 문학 발전에 힘써왔다. 1993년 <자유문학>을 통해 등단한 그는 시집 <물이 얼면 소리를 잃는다>, <나무도 외로울 때가 있다>, <탁란>, <그대 곁을 떠난 적 없습니다>와 청소년 시 창작 지침서 <청소년을 위한 시 창작법> 등을 펴내며 활발한 창작 활동을 이어온 중견 시인이다. 또 청소년 인문학클래스 및 전북 청소년 시창작 강사로 활동하며 문학 저변 확대에도 앞장서고 있다. 정 회장은 향후 3년 임기 동안 △문예진흥기금 확보 △예술인 창작 공간 확보 및 제공 △전주시·시의회와의 교류를 통한 문화 발전 기여 △젊은 예술인 육성 △전주시 거주 예술인 처우 개선 등 5대 공약을 내세웠다. 그는 “협회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 문인들이 안정적으로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회장 임기는 내년 1월부터이며, 전주문인협회 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 달 18일 열리는 전주문인협회 대동제 행사에서 당선증을 전달할 예정이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10.30 15:50

덕암 이용엽, ‘한국서화사에서 묻혀진 이계 신공제의 고찰’ 출간

조선 전기, 당대 최고의 서예가로 평가받았지만 오늘날에는 거의 잊혀진 문신(文臣)이 있다. 바로 이계(伊溪) 신공제(申公濟·1450~1522)다. 이용엽 진안역사박물관 운영위원장이 최근 펴낸 <한국서화사에서 묻혀진 이계 신공제의 고찰>(신아출판사)은 그의 생애와 예술세계를 체계적으로 복원하고, 서예사적 업적을 새롭게 조명한 연구서다. 저자는 오랜 기간 한국 서화사와 조선 전기 문인서예의 흐름을 탐구해온 연구자다. 이번 저서에서는 특히 신공제가 집자·간행한 것으로 알려진 <해동명적(海東名蹟)>을 중심으로 한국 서예사의 주요 전통과 명적(名蹟)들의 서풍을 비교·분석하며, 조선 서예의 형성과 전개를 새롭게 해석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이계 신공제의 해동명적과 한국서화사의 고찰’에서는 신공제의 생애와 서예적 업적을 다루며, 그가 활동하던 시대의 문화적 배경을 세밀히 추적한다. ‘당대 최고의 서예가로 평가받은 신공제’로부터 시작해, <해동명적>에 수록된 문종대왕·성종대왕·최치원·김생·신덕리·신장 등의 서첩을 원문과 번역문을 통해 분석했다. 이어 ‘온진정 중건기’와 ‘신도비명’을 중심으로 그의 문학적 필치와 예서·초서의 미적 균형감도 구체적으로 조명한다. 2부 ‘정부인 순창설씨의 역사적 고찰’은 신공제의 배우자이자 조선 전기 여성 문인으로 기록된 정부인 순창설씨(淳昌薛氏)를 다룬다. 『권선문첩(勸善文帖)』의 서화에 담긴 여성의 예학적 전통과 조선 여성 교화의 문화사적 의미를 탐구했다. 설씨 부인은 신공제와 교유한 문인층뿐 아니라 후대 여성 예술가들에게도 영향을 끼친 인물로, 저자는 승례문 편액(承禮門 扁額)에 드러난 그녀의 서예 감각과 신덕리·임명대군·유진동 등 동시대 문인들과의 교류 속에서 그녀의 위상을 재조명한다. 3부 ‘고령신씨 가문의 글과 그림’에서는 신공제의 후손인 신윤복(申潤福)과 신경준(申景濬)으로 이어지는 고령신씨 가문의 예술적 전통을 탐색한다. 특히 ‘신윤복 도록(畫譜)’을 중심으로 그의 회화세계를 재조명하며, 가계(家系)와 화풍(畵風), 대표작의 출처, 묘소 등과 관련된 체계적 연구를 덧붙였다. 이 책은 단순한 서예가의 평전이 아니다. 서화사 속에서 소외된 한 문신과 그 가족이 남긴 기록을 통해, 조선 중기 예학·문학·예술의 교차점을 읽어내려는 학문적 시도다. 이용엽 위원장은 “이계 신공제는 지역에서도, 가문 내에서도 충분히 조명되지 못한 인물이라 ‘신공제 신도비명’과 ‘해동명적’의 관련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며 “신공제는 조선 서예사에서 『해동명적』을 편찬한 문인으로, 그 안에는 서풍의 변천과 미학의 자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책이 완성되기까지 전국을 돌며 자료를 수집하고, 경기도 이계 선생 묘역까지 찾아가 이장 작업을 함께해주신 신방수 회장님 등 문화재 보존에 헌신한 분들의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10.29 18:03

김수예 시인, 시집 '오아시스는 멀리에 있어' 발간

김수예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오아시스는 멀리에 있어>(달아실)를 펴냈다. 시집은 ‘1부, 흰 그림자를 물고’와 더불어 ‘2부, 모래 몰래’, ‘3부, 일월화수목금토’, ‘4부, 섬은 섬을 향한다’ 등 총 4부로 구성돼, 존재가 존재하는 방식에 대해 줄곧 바라본다. “잔에 김이 오른다/ 잠시 비는 멎고/ 커피가 식어가고/ 휘청거리는 대기에/ 둥둥 떠내려가는 발걸음/ 뒤꿈치는 쩍쩍 갈라져/ 야자수가 부풀었다 홀쭉해진다/ 오아시스는 멀리에 있어서 오아시스/ 초여름 눈빛은 휘지 않아/ 서로 물들어가는 중/ 얹혔던 속이 턱,/ 초목이 한숨을 뿜는다/ 폐부 깊숙이 더운 숨에/ 뭉근히 번져가는 흙내”(시 ‘입김’ 전문) 이처럼 김 시인은 멀리 있는 것들을 손끝과 몸의 감각으로 불러내, 촉각-기억의 시학으로 풀어내는 시인이다. 그는 대상을 만지고 감각하며, 그 가정에서 흘러나오는 기억과 관계의 깊이를 탐구한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해 “첫 시집까지 가는 길은 가파른 오르막이었다. 등단이 늦은 만큼, 조급했었던 것 같다”라며 “‘시다움’이라는 주소를 들고 시의 집을 찾아가는 길은 힘겹고도 짜릿했다. 매 순간 절망하고, 매일매일 무릎을 꺾곤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 시집에 다다라서는 ‘시’와 소통하기 시작한 것 같다”며 “불도저의 시동을 끄고 내려와 가래로 흙을 고르기 시작한 듯, 시의 눈과 배를 맞추고자 손발은 헐렁거렸다”고 덧붙였다. 목포에서 나고 인천에서 자란 시인은 현재 전주에서 시를 읽고 쓰며 살고 있다. 그는 문학매거진<포엠포엠>으로 등단해, 저서로는 미디어콘텐츠북 <목소리가 얼굴에게>, 시집 <피어나 블루블루>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10.29 18:03

역사 속 선자청 동화로 깨어나다⋯이경옥 작가, '바람을 만드는 아이들'

조선 시대, 더운 여름을 식혀주던 ‘에어컨 공장’이 있었다. 바로 부채를 만들던 관청, 선자청(扇子廳)이다. 이경옥 작가가 펴낸 신작 동화 <바람을 만드는 아이들>(고래책빵)은 신분과 성별의 벽을 넘어 부채를 만들던 한 여자아이의 성장담을 통해 ‘승리보다 중요한 행복’을 이야기한다. 주인공 달래는 전염병으로 동생을 잃고 생계를 위해 부채를 만들던 아버지를 도우며 살아간다. 어느 날 전라감영의 선자청에서 심부름꾼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하지만, “계집애는 관청에 들이지 않는다”는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힌다. 달래는 뜻을 꺾지 않고 친구 만복이와 함께 선자청으로 향하고, 우여곡절 끝에 그곳의 첫 여자 일꾼으로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선자청은 달래에게 녹록지 않다. 부당한 대우와 조롱 속에서도 부채 만드는 기술을 익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늘 무시당한다. 결국 달래는 살아남기 위해 경쟁과 타협의 길을 택하지만, 그 선택이 가까운 이들의 상처로 돌아오면서 깊은 성찰의 시간을 맞는다. 달래는 방구부채 하나로도 다른 사람을 시원하게 하고 기쁘게 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작품은 ‘승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행복’이라는 메시지를 중심에 둔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는다’는 사회 속에서, 작가는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공동체의 가치를 되묻는다. 조선의 부채 공장을 ‘바람을 만드는 곳’으로 비유하며, 진정한 바람은 시원한 바람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간절한 바람임을 일깨운다. 이경옥 작가는 “어린이들이 자라 사회의 구성원이 되었을 때, 어른들의 편견이 아닌 스스로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길 바란다”며 “작품을 통해 타자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두번 째 짝>으로 등단했다. 이후 2019년 우수출판제작지원사업과 지난해 한국예술위원회 ‘문학나눔’에 선정됐으며, 2024년 안데르센상 창작동화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의 저서로는 <달려라, 달구!>,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진짜 가족 맞아요>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5.10.29 18:00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신시아 라일런트, '그리운 메이 아줌마'

『그리운 메이 아줌마』로 뉴베리상과 보스턴 글로브 혼북 상을 수상하고,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이 ‘올해의 최고 우수작’으로 선정된 작품성이 높은 작품이다. 잘 짜진 구성과 절제된 문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메이와 오브는 여섯 살 어린 서머를 보자마자 ‘우리 저 아이를 데려가요.’ 말할 만큼 운명적인 만남이었다. 그들은 낡은 트레일러에서 끊을 수 없는 가족이 된다. 수많은 바람개비로 가득한 그곳은 사랑받을 수 있으리라 서머를 믿게 한다. “천국에 대한 아저씨의 생각을 표현한 바람개비도 있었는데 언제라도 거기에서 천사들이 떨어져 나와 금빛으로 빛나며 유유히 트레일러 안을 날아다닐 것만 같았다. (중략) ’메이”라는 바람개비도 있었는데, 다른 바람개비보다 작은 날개들이 많고 모두 순백색이었다.’ 이 집 저 집 전전하며 다녔던 서머. 분명 윤기 나는 머리카락을 빗겨주고 존슨즈 베이비 로션을 골고루 발라주며 밤새도록 안고 또 안아주었을 엄마가 있었을 것이란 믿음으로 버텼다. 메이와 오브의 사랑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증거라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메이가 밭에서 세상을 떠나고 말았을 때 서머는 슬픔을 느낄 겨를조차 없다. 자신을 사랑해 주는 오브마저 떠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은 컸다. 메이를 분명히 다시 볼 수 있을 거라 집중하는 오브는 서머를 더 옭아맸다. 반짝이는 과자봉지부터 온갖 것을 수집하는 클리터스의 등장은 메이를 만나리라는 오브의 믿음을 더욱 굳게 만들었다. 클리터스가 물에 빠져 죽었다가 살아났다는 사연은 오브를 더 간절하게 했다. 급기야는 영혼을 만나게 해준다는 심령 목사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목사를 찾았을 때는 이미 죽은 뒤였다. 서머는 절망할 오브 생각에 모든 것을 멈추게 했다. 의외로 오브는 돌아가던 차 방향을 클리터스가 기대하는 주의회 의사당으로 향할 때 서머는 무기력했다. 낡은 트레일러로 돌아온 오브는 메이가 생전에 가꾸던 밭에 바람개비를 모두 걸어둔다. “큰 바람이 쏴아 불어와 모든 것을 자유롭게 날려 보내 주었다.” 는 해방을 상징했다.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은 강한 상실의 트라우마는 서머의 감정을 일찍이 제한시켰다. 메이와 오브와 가족이 된 것은 축복이기도 했지만 언제 없어질지 모를 두려움이었다. 메이의 죽음은 가족에 대한 간절함을 반 토막 냈다. 서머는 마음 놓고 메이 아줌마를 그리워할 수도, 모두 내려놓고 울 수조차 없게 만든다. 또다시 겪는 결핍은 서머를 보이지 않게 억눌렀다. 심령목사를 만나러 갔다 돌아오는 하루는 어느 시간보다 길었으며 정지되었다. 기억에도 없는 시간 속에서 엄마가 발라줬을 거라 믿는 베이비 로션은 극한 고독을 상징한다. 드리웠다 금방 사라질 연기보다 가볍다. 하지만 서머의 조였던 숨통을 트이게 한 건 밖으로 나온 바람개비다. 메이와 영원히 함께 할 거란 믿음을 상징한다. 『그리운 메이 아줌마』는 간결하지만 매 순간 극적이다. 서머의 상실과 결핍, 치유의 과정은 읽는 동안 숨죽이게 한다. 작가의 절제된 서술은 깊이를 더하게 하는 백미다. 김영주 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됐다. 2018년 동양일보 동화부문 신인문학상 수상했으며, 2020년 장편동화 『레오와 레오 신부』 출간. 2021년 청소년 소설 『가족이 되다』출간했다. 이후 2023년 수필 오디오북 『구멍 난 영주 씨의 알바 보고서』와 『너의 여름이 되어줄게』5人앤솔러지 청소년소설 출간. 『크리스마스에 온 선물』등을 펴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5.10.29 18:00

따뜻한 시선으로 삶의 가치를 전하다…박성우 '열두 살 자기소개'

어린이에게 따뜻한 시선으로 삶의 가치를 말하는 박성우 시인이 그림책 <열두 살 자기 소개>(창비)를 펴냈다. '좋은 자기소개란 무엇일까?' 라는 물음에서 출발해 '제일 아끼는 사진', '고치고 싶은 말 습관', '싫어하는 사람' 등 정해진 틀에서 벗어난 자기소개 키워드 30개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즐거움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책은 개성 넘치는 다섯 명의 어린이가 등장해 주제별로 저마다의 생각을 솔직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새 학년 첫날 자기소개 시간, 낯선 친구들 앞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힘들어하는 어린이의 마음을 세심하게 포착했다. 책 속에는 운동은 싫어하지만 훌라후프 돌리기를 좋아하는 아이, 교우 관계도 좋고 활달한 성격이지만 공부를 잘하는 언니와 비교당하면 남몰래 속상해하는 아이, 숫자에는 약하지만 독서와 음악 감상을 좋아하는 아이 그리고 휠체어를 타고 누구보다 활발하게 농구와 여행을 즐기는 아이까지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를 배치해 실제 어린이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마음성장 교양서를 선보이며 어린이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저자는 이번 책에서도 특유의 따뜻함으로 잔잔한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책장을 넘길수록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성정이 드러나는 흐름은 한 사람 안에 여러 얼굴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선물한다. 또한 어린이책 <삼행시의 달인> <열두 살 장래희망> 등에 삽화를 그려온 홍그림 작가가 그림을 맡아 독자 눈높이에 꼭 맞는 삽화들로 책의 재미를 한층 높였다. 1971년 정읍에서 태어난 박성우 시인은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고,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거미>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웃는 연습> <남겨두고 싶은 순간들> 동시집 <불량 꽃게> 그림책 <소나기 놀이터> 등 다수의 책을 펴내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5.10.29 17:27

전주국제영화제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연임…영화제 3년 더 이끈다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026년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열흘간 열린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우범기)는 지난 27일 진행된 이사회를 통해 영화제 개최 일정을 확정지었다고 29일 밝혔다. 개최 일정과 함께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의 연임도 확정됐다. 두 집행위원장은 2028년 12월13일까지 임기를 수행하며 제27회부터 제29회까지 영화제를 이끌게 된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제24회부터 공동집행위원장 체제로 전환했다. 영화제 출범 초기부터 조직위에 몸담아온 민성욱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의 정체성 확립에 주력해왔고 배우이자 사업가인 정준호 집행위원장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외연 확장과 대중성 강화에 기여했다. 실제 두 집행위원장 체제 아래 전주국제영화제는 의미 있는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제26회 영화제는 관객 7만명을 돌파하고 티켓 판매율 81.8%를 기록했으며 전주만의 색이 뚜렷한 프로그램들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독립·예술영화의 다양성 확대와 관객 친화적 운영을 강화해 영화제 정체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조직위는 오는 11월 출품작 공모를 시작하며 제27회 영화제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5.10.29 17:27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 "연임 않겠다"…후임 선정 본격화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차기 조직위원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왕준 조직위원장은 29일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임기 종료 후 김희선 집행위원장과 함께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설명했다. 전북도와 전주세계소리축제에 따르면 이왕준 조직위원장과 김희선 집행위원장은 지난 27일 전북도에 ‘일신상의 사정으로 금년 말일부로 임기를 마치고자 한다’며 관련 내용 승인과 후속조치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 집행부의 임기는 오는 12월 말까지로 조직위는 곧바로 차기 조직위원장 후보자 추천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후보자로 선정되면 전주세계소리축제 위원 총회를 거쳐 선출을 확정짓게 된다. 집행위원장은 조직위원장이 총회의 승인을 받아 위촉한다. 이왕준 조직위원장과 김희선 집행위원장의 연임 포기 배경에는 조직위의 독립성 결여와 불필요한 행정 절차에 대한 회의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교수인 김희선 집행위원장이 올해 안식년을 마치고 내년에 학교로 복귀해 축제를 이끌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위원장은 “(연임 포기에 대한 이유를) 지금 당장 말하기는 어렵다”며 “내년부터 개인 업무가 있어 소리축제까지 맡기는 어렵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제 준비를 위해 후임자 선임 절차가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역 예술계 안팎에서는 이번 기회에 조직위원장 체제를 ‘예술감독’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주세계소리축제가 한국 전통음악을 세계에 알리는 축제인 만큼, 예술성과 기획력을 겸비한 인물을 선임해 기획·운영·행정까지 모든 업무를 총괄할 수 있도록 역할을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내 한 예술인은 “축제 2대 조직위원장인 안숙선 명창처럼 오랫동안 예술을 업으로 하셨던 분들이 ‘예술감독’이 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외부에서는 서울 유명한 음악감독을 데려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축제에 적합한 인물이 선임됐으면 한다”라고 제언했다. 전북도와 조직위원회는 이른 시일 내 차기 체제 구성을 마무리해 내년 축제 준비에 차질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5.10.29 17:26

전북 무형유산 제44호 한량무 보유자 김무철 씨 별세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제44호 한량무 보유자 김무철 씨가 지난 28일 별세했다. 향년 55세. 1970년 전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전북 춤의 대가 고(故) 금파 김조균 선생의 아들로, 한평생 전라도 무용의 전통을 계승하고 예술적 깊이를 확장하는 데 힘써왔다. 전주 동암고와 우석대학교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몇 안 되는 춤꾼으로 평가받았다. 고인은 2011년 전북 무형유산 제44호 한량무 보유자로 지정돼 전북예총 전문위원, 전북문화예술단체지원사업 평가위원 등을 역임하며 지역 무용계의 중추적 역할을 맡았다. 또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연구사, (사)금파춤보존회 금파무용단 예술총감독으로 활동하며 전통춤의 전승과 창조적 계승을 위해 헌신했다. 그의 예술적 뿌리는 아버지 금파 김조균 선생으로부터 이어졌다. 김조균은 권번에서 예기와 한량을 지도한 명무 정자선·정형인 부자에게 사사하며 남무, 삼현승무, 한량무, 호적구음살풀이춤, 전주검무 등을 익혔다. 이를 바탕으로 전북무용협회 회장, 전주시립민속예술단 무용부감, 전북도립국악원 교수 등을 거치며 전북 춤의 토대를 다졌다. 빈소 전북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 오전 7시 30분.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5.10.29 17:25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가족 뮤지컬 '정글북' 공연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오는 31일과 다음 달 1일, 뮤지컬 ‘정글북’ 공연을 열고, 관객들을 맞이한다. 뮤지컬 ‘정글북’은 대한민국 어린이 공연을 이끌어온 송승환 프로듀서가 제작한 가족 뮤지컬로, 지난 190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J 러디어드 키플링의 소설 ‘정글북’을 원작으로 한다. 정글에서 자란 아이 ‘모글리’가 동물들과 함께 살며, 겪는 아름다운 성장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은 동물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빨간 꽃’을 찾아 인간 마을로 떠나게 되는 모글리의 모험 속에서 아이들에게는 꿈을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전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실감 나는 영상 기술과 화려한 무대 연출로 관객들의 몰입감을 높일 예정이다. 약 90분간 진행되는 공연 속에서 실감 나는 대형 코끼리를 비롯한 약 12종의 다양한 동물의 움직임과 특색을 살인 창의적인 안무와 의상을 선보인다. 또 입체 영상부터 플라인 기술과 같은 첨단 무대 기술까지 활용해 광활한 정글 숲속을 생동감 넘치게 구현한다. 여기에 뛰어난 연출진들이 참여해 공연 완성도를 높인다.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 ‘디아길레프’, ‘그리스’ 등을 연출한 정태영 연출, ‘몬테크리스토’, ‘레베카’, ‘그날들’의 정도영 안무가, ‘캣츠’, ‘영웅’의 한정림 음악감독 등 힘을 합쳤다. 공연은 24개월 이상부터 관람이 가능하며, 공연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10.29 09:32

전북여성가족재단, 차기 수장 인선 '관심 집중'

전북여성가족재단이 새 원장 선임 절차에 돌입하면서 후임자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북 지역 성평등 정책과 여성 복지 증진을 이끌 기관의 장(長)으로서 권한과 책임이 막중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28일 전북여성가족재단에 따르면 전정희 현 원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까지다. 이에 재단은 지난달 차기 원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설치·구성했다. 임추위는 모두 7명으로 전북도 2명, 전북도의회 2명, 전북여성가족재단 이사회에서 3명씩 추천해 구성됐다. 전북여성가족재단은 임추위 구성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차기 원장 선임을 위한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17일부터 27일까지 서류 접수를 진행했고 그 결과 총 5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류 접수가 마감되면서 후임 인선 후보군의 면면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번 공모에는 여성정책 전문가, 학계 인사 등 다양한 배경의 인사들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지원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전 전북도의원 J씨와 여성학자 C씨, 전 지역 일간지 기자인 H씨 등의 이름이 나온다. 재단 임추위는 29일 1차 서류심사와 11월 3일 면접 심사를 거쳐 고득점자 순으로 복수의 임용 후보자를 재단 이사회에 추천한다. 이후 면접 합격자에 한해 3차 인·적성검사와 4차 평판 조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자는 이사회 의결 후 11월 중에 발표된다. 이후 조례에 따라 결격사유 조회, 인사청문회 과정을 거친 후 12월에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다. 지역 여성계는 전북여성가족재단을 이끌 새 원장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최근 성평등 관점의 지역 정책 확산과 돌봄 공공성 강화 등 새로운 과제가 증가하면서 차기 원장의 리더십과 정책 비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와 전북연구원 산하 여성정책연구소를 통합해 출범한 전북여성가족재단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와 돌봄‧복지 현안을 모두 아우르는 통합 기관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여성과 가족 정책의 효과적인 추진과 성평등 정책 전반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이끌어 갈 인물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정미경 전북여성단체연합 상임이사는 “전북여성가족재단 원장에게 제일 필요한 덕목은 젠더 감수성”이라며 “성평등 인식 확장과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북여성가족재단 원장 자리가 정치적인 자리로 여겨지는데,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고 성평등 정책을 굳건히 실천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여성·생활
  • 박은
  • 2025.10.28 17:39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