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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버린 ‘최명희문학관’…전주시 소송 핑계로 ‘뒷짐’

한옥마을에 위치한 최명희문학관이 2년 가까이 파행 운영되고 있다. 전주시가 부실 운영을 이유로 수탁기관인 최명희기념사업회에 민간위탁 협약 해지를 통보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고 소송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과 단체의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문학관은 무단 점거된 채 기능을 상실했고 시민들의 문화 향유권만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주시가 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행정력을 발휘하기보다는 모든 해결의 공을 소송 결과로만 미루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15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는 수탁기간이 만료된 최명희기념사업회를 상대로 건물 명도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으나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기념사업회 측이 제기한 항소와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시는 승소 판결을 받고도 시설을 인도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문학관은 사업회가 무단 점거한 상태로 문화시설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잃어버린 상태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위탁 해지의 정당성과 저작권 보장 문제이다. 전주시는 문학관을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않은 사업회에 책임을 묻고 계약을 해지했다. 하지만 사업회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의 권리를 가지고 협약을 맺었다”며 퇴거를 거부하고 저작권에 대한 금적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전주시의 대응이 지나치게 수동적이라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수탁단체 설득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현재 법적인 절차를 밟고 있어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된 문제 역시 답보 상태다. 당시 전주시의회 이성국 의원이 촉구한 부당이득금 반환 및 사업비 환수 문제에 대해 전주시는 “사업비 통장의 특성상 가압류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사실상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손을 놓고 있다. 기념사업회가 이달 말까지 법원에 항소심 이유서를 제출한 뒤 항소 이유가 인정되면 소송은 최소 1년 정도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문학관 방향성에 대해 검토하고 다시 운영에 나선다고 해도 실제 문학관이 재개관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재발방지책 역시 미비한 수준이다. 전주시는 향후 최명희문학관을 ‘전주문학관(가칭)’으로 전환해 운영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갈등의 핵심인 저작권 문제 등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민간위탁으로 다시 문학관이 운영될 경우에는 협약서상 문구를 수정해서 저작권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지역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공공자산인 문학관이 개인의 점유물이 된 것은 전주시의 관리 소홀과 행정력 부재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재판 결과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문화시설로서 문학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행정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6.01.15 17:39

국제PEN전북, 작촌문학상·고천예술상 시상식 성료

국제PEN한국본부 전북지역위원회(회장 장교철)는 지난 9일 전주연가 무궁화홀에서 ‘제18회 작촌문학상 및 제5회 고천예술상 시상식’을 성황리에 마쳤다. 이날 행사에는 김철교 국제PEN 한국본부 부이사장,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최무연 전북예총 회장,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 등 주요 내빈과 회원, 수상자 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 작촌문학상은 구연배 시인이 영예를 안았으며, 고천예술상은 김명자·이점이 시인이 각각 수상했다. 전주 이강주 조정형 대표가 매년 후원하는 작촌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만원이, 고천예술상 수상자에게는 각 100만원의 상금과 부상이 수여됐다. 소재호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구연배 시인의 작품을 “인생사와 시적 경지의 눈부신 교집합”이라 평했다. 김명자 시인에 대해서는 “사랑을 품는 시적 판타지의 결기”를, 이점이 시인에 대해서는 “뛰어난 시적 기교와 회화적 요소를 특성화한 삶의 구조”를 높이 평가했다. 전북일보 윤석정 사장은 축사에서 “‘전북PEN’은 국제적 문학단체인 만큼 폭넓은 문학세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영역을 확장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장교철 회장은 인사말에서 “전북 PEN의 특질을 살려 회원들에게 신선한 창작의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상식에 앞서 열린 제23차 정기총회와 ‘전북펜문학’ 제24호 출판기념회에서는 김여울 시인과의 대담을 기획특집으로 다룬 연간집이 공개되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행사는 수상작 낭송과 축하공연, 기념촬영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6.01.15 14:3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오은숙 소설가-이희단 ‘청나일 쪽으로’

2023년 가을에 출간된 이희단의 첫 소설집 『청나일 쪽으로』는 2025년 10월 17일부터 11월 11일까지 그림 전시로 확장되어 독자를 다시 만났다. 전시는 작가가 공동 대표로 있는 인천 남동구의 ‘인문예술공간 점’에서 열렸다. 노란버스로 알려진 ‘길 위의 화가’ 한생곤이 소설 속 이미지를 회화로 옮겼다. 이런 작업은 텍스트 예술이 소비되는데 걸리는 물리적 시간을 단축하고 회화의 감각을 빌어 텍스트를 재생산하는 효과가 있다. 이렇듯, 문학이 텍스트를 벗어나 문화적인 실험을 이어가는 것은 시대가 요구하는 일인 듯하다. 텍스트로 읽은 저자의 여러 작품 중 「페트라의 돌」은 시공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서사가 압권이었다. 작품을 처음 접했을 당시, 나는 기출문제를 풀 듯 신춘 문예나 문예지의 당선작과 기성 작가들의 단편을 분석하며 읽던 시절이었다. 낯선 타국 생활을 통해 주제를 형상화한 작품 중에서 유독 「페트라의 돌」이 기억에 남는 것은 서사 공간을 완전히 고대도시로 옮겨 놓았기 때문이었다. 그 와중에 작가는 3D프린터를 이용한 돌 제작으로 능청스럽게, 문명 이전이나 이후나 인간의 감정을 돌에 새기기는 매한가지라 말했다. 작가는 인류의 손때가 묻은 돌을, 부조리의 감내를 요구하는 시지프스의 바위에 비견될 만한 고원한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그 작업의 시작에 소년이 있었다. 정확히는, 고대 유적지를 삶의 터전으로 하는 소년이 돌기둥을 쳐서 떨어트린 돌멩이에 있었다. 인류가 경험한 오랜 기억과 감정이 바스라져 모래가 될지도 모를 원 달러짜리 돌에 축적되었다. 그 돌에서 오늘날 화자의 구원 서사가 움텄고 독자는 한없는 위안을 받았다. 표제작 「청나일 쪽으로」는 상실의 시간을 푸른빛 원두라는 이미지로 응축했다. 소설 속 나는 암과 싸우는 그녀를 뒤로하고 남편과 함께 청나일로 향한다. 그녀는 친정엄마가 사는 빌라 아래층 여자로 J라는 딸과 산다. 나는 친정아빠가 죽은 뒤 홀로 남은 엄마를 돌봐준 그녀와 가깝게 지내고 J는 나를 이모라 부르며 의지한다. 청나일에서 푸른 커피콩을 보고 싶은 것은 마음뿐 용기가 나지 않는 나에게 힘을 준 것도 그녀다. 최종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 그녀의 죽음을 듣게 된 나는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하지만, 그때 나는 그녀의 영혼과 함께 청나일에서 만나는 정서적 경험을 한다. 그녀의 죽음이 원초적 생명력으로 대변되는 나의 욕망이 슬픔 안에 교차되면서 나는 그렇게도 보고 싶었던 푸른빛 원두를 본다. 이국적인 풍경 안에 감정의 신파를 감추고 담담히, 그녀에 대한 애도를 인류의 기원인 나일강에 담근다. 개인의 욕망이 타자의 실존 앞에 무너지는 가슴 아픈 경험은 때로 고귀하다. 이렇듯, 형언할 수 없는 체험을 낳기 때문이다. 개인적 슬픔을 집단적 기억으로 확장시켜 애도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작가의 서술 방식이 품격 있게 진솔했다. 저자는 감정의 비약 없이 쓱싹쓱싹 읽기 쉬운 문체로 써 내려갔다. 서사의 추동으로 사건을 밀어붙이기보다, 기억이나 객관적 상관물이 빚어낸 이미지가 서사를 이끄는 방식으로 말이다. 더불어, 소설집 『청나일 쪽으로』의 회화적 확장은 현대소설이 이미지의 예술임을 재확인시켰다. 한 장면 한 장면이 오랜 관조를 요구하며, 문학이 시각예술과 어떻게 접속할 수 있는지 설득력 있게 보여주었다. 오은숙 소설가 2020년 ‘납탄의 무게’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6.01.15 10:37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한국 문단의 새로운 주역 되길"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이 14일 전북일보사 7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올해 새롭게 출발하는 당선자들은 시 부문 ‘원탁’의 최은영, 소설부문 ‘캠핑’의 양준희, 동화부문 ‘롤러코스터가 멈춘 날’의 최재민씨. 당선자들에게는 상패와 상금이 주어졌다. 안도현 심사위원장은 심사위원을 대표한 심사총평에서 “영상미디어가 활자와 문자를 앞질러 가는 시대에 신춘문예 응모 편수가 늘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이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추동한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한강 작가는 자기의 글을 쓸 때 누구보다 집중할 줄 아는 작가이다. 당선자 세 분께서도 한강 같은 훌륭한 작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당선자들에 대한 격려도 이어졌다. 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은 “올해는 수필 부문을 공모하지 않았는데 걱정과 달리 응모량이 많았다”라며 “당선자들의 특징을 보면 과거보다 연령대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젊은 작가를 발굴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오랜 세월 창작에 매진한 분들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AI(인공지능)가 사람을 몰아내고 디지털 세상이 심화된다고 해도 아날로그의 가치는 이어질 것”이라며 창작활동을 통해 문학의 가치를 이어가는 문학인이 되길 당부했다.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도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치열한 작가정신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문학의 여정이 힘들 때도 있겠지만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했던 때의 마음과 각오를 잊지 말고 항상 기억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당선자들은 “노력하는 자세로 성실히 글을 쓰겠다”며 “문학정신을 일깨워 준 전북일보에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심사를 맡은 안도현 시인과 김종필 아동문학가, 김남곤 소재호 서정환 류희옥 김철규 정군수 백봉기(전북문인협회장) 복효근 조미애 김사은 이형구 왕태삼 이병초 정동철(전북작가회의 회장) 씨 등 문인들과 신명호 가천문화재단 팀장, 수상자들의 가족·친지 등 50여명이 자리해 당선자들을 축하했다. 김유석 박태건 최기우 안성덕 김근혜 이경옥 장은영 정숙인 이진숙 김서현 씨 등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문인들도 함께했다. 올해 전북일보 신춘문예 응모작은 모두 1948편(시 1640편, 소설 146편, 동화 162편)이 접수됐다. 지난해에 비해 529편이 증가했으며 올해는 동화 부문의 응모가 활발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6.01.14 18:39

“고쳐 쓴 시간의 결실”⋯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첫 걸음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의 주인공들과 등단의 첫 순간을 응원하는 중견·원로 문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4일 전북일보 7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은 새로운 후배 문인들의 등단을 축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시상식에는 지역의 중견·원로 시인들과 당선 작가, 당선자들의 가족·친지, 전북일보 임원 등 50여 명의 내외빈이 참석해 최은영(시)·양준희(소설)·최재민(동화) 작가의 첫 출발을 응원했다. 시상식에서 각 부문 당선자들은 저마다의 언어로 ‘쓰는 시간’과 ‘당선의 순간’을 되짚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원고를 고쳐 쓰던 고독의 시간부터 뜻밖의 당선 통보 전화까지, 수상 소감에는 문학을 향한 각자의 태도와 삶의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시 부문 당선자 최은영 씨는 첫눈이 내리던 날을 떠올리며 수상 소감을 시작했다. 그는 “신춘문예 투고를 위해 우체국을 다녀오는 길, 아이들이 눈을 보며 뛰어가는 모습을 보며 원고가 든 가방을 가슴에 안았다”며 “첫눈과 함께 보낸 시들이 첫눈처럼 환대받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당선 연락을 받기 전까지 결과를 체념한 채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는 최 씨는 “한 편의 시를 수십 번 고쳐 쓰며 마음에 들었던 순간을 떠올리며 걷다 보니 기쁨이 조금씩 실감났다”고 전했다. 단편소설 부문 당선자 양준희 씨는 소설 쓰기를 ‘고독한 암중모색의 과정’에 비유하며, 이번 당선을 “캄캄한 밤길에서 등불 하나가 켜진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소설을 쓰며 더 나은 독자이자 더 나은 인간이 되고자 노력해왔다”며 “과분한 격려를 발판 삼아 매일 성실하게 써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과 친구들, 특히 첫 독자가 되어준 딸과 이날 함께한 부모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동화 부문 당선자 최재민 씨는 오랜 영상 기획·제작 경력을 소개하며 비교적 늦게 동화를 쓰기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그는 “동화를 쓰기 시작한 뒤 아이들의 움직임과 말소리가 이전과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다”며 “아이들의 마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글을 계속 써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발걸음 같은 시작이 이번 당선으로 이어졌다며 심사위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1.14 18:38

설화로 건너는 분단의 강⋯김란희 작가 ‘까치와 까마귀’ 펴내

전래 설화 ‘견우와 직녀’를 새롭게 변주한 김란희 작가의 신작 <까치와 까마귀>(비공)는 하늘나라의 사랑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이 작품은 만나지 못하는 존재들의 간절한 마음이 어떻게 다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섬세한 은유로 풀어낸다. 이야기 속에서 까치와 까마귀는 비가 쏟아지는 하늘 아래서 두려움과 고통을 감수하며 자신의 몸으로 다리를 놓는다. 누군가 대신해 주지 않는 일을, 작고 약한 존재들이 스스로 해내는 장면은 아이들에게는 용기와 협력의 의미를, 어른들에게는 화해와 연대의 가치를 전한다.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나라도 할 수 있다’는 태도가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책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서로를 향한 작은 손짓과 날갯짓이 결국 거대한 비극을 멈춘다는 서사는 평화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의 용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하늘의 비극은 땅 위의 약한 존재들이 보여준 연대로 변화한다. 작품은 정확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장, 민중적 감각이 살아 있는 의성어·의태어를 통해 장면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특히 까마귀의 일상 속에서 길어 올린 사색의 언어는 이야기 전체에 깊이를 더한다. 각각은 단절된 시간 속에 흩어진 존재처럼 보이지만, 실은 모두 ‘영원’의 일부라는 사유가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김 작가는 작가의 글을 통해 작품의 출발점을 분명히 알린다. 그는 “남과 북으로 갈라진 가족 상봉 장면에서 느낀 깊은 인상이 단 하룻밤의 만남 뒤 흘려야 했던 눈물은 견우와 직녀 설화와 겹쳐졌다”며 “해마다 내리는 비를 만나지 못한 이들의 눈물로 상상했고, 그 눈물을 멈추게 하는 존재로 까치와 까마귀를 불러냈다”고 밝혔다. 이어 작가는 “이야기 속에서 기적을 만드는 것은 신도, 영웅도 아닌 작고 약한 새들이 자신의 몸을 내어주는 선택이 하늘의 강을 건너게 한다”며 “이를 통일의 이야기이자 평화를 향한 발걸음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전주 출신인 작가는 1991년 8.15범민족대회 청년통일문학상공모전에서 동화<까치와 까마귀>로 통일상을 수상했고, 2005년 창비어린이 9호에 <외삼촌과 누렁이>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동화집 <금딱지와 다닥이>가 있다. 현재 그는 전주에서 문화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1.14 18:38

이진숙 수필가가 일상의 언어로 전하는 다정한 위로

이진숙 수필가가 첫 수필집 <나는 오늘도 괜찮다>(수필과 비평사) 펴내며, 독자들에게 일상의 언어로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오랜 시간 삶의 현장에서 써 내려간 글들을 엮은 이번 산문집은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책에는 가족과 함께한 희로애락의 기억을 비롯해, 일상을 함께 걷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얻은 위로와 연대의 감정이 담겨 있다. 또 자연 속에서 꽃밭을 가꾸며 느낀 감사, 농장에서 곡식을 기르며 비로소 깨닫게 된 삶의 태도와 인내의 의미가 작가 특유의 담담한 문체로 풀어져 있다. 소소하지만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순간들을 포착한 글들은 독자들에게 잔잔한 공감과 깊은 여운을 전한다. 이 작가는 이번 수필집이 작가 본인에게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책 속에 담긴 작품들은 어머니가 생전에 꼭 출간되기를 바랐던 원고였으나, 어머니가 지난해 3월 별세하면서 그 뜻을 미처 전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며 “결국 이번 수필집은 떠나간 어머니를 향해 부르는 늦은 목소리이자, 삶과 기억을 건네는 조용한 헌사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글들이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덜 무겁게 하고, 스스로 ‘오늘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수필가는 201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됐다. 전직 교사 출신인 그는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을 14년간 진행했다. 저서로는 오디오북 <우리, 이제 다시; 피어날 시간> 등이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1.14 18:38

‘자연·휴식·영화’ 무주산골영화제, 6월 4일부터 닷새간 열린다

초여름 6월 무주군 일대에서 열리는 낭만 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가 오는 6월 4일부터 8일까지, 총 5일간의 행사 일정을 확정하며 열네 번째 여정의 시작을 알렸다. 올해로 14회를 맞는 무주산골영화제는 ‘자연, 휴식, 영화’라는 고유한 정체성을 바탕으로,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영화와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독보적인 영화제로 자리매김해왔다. 특히 올해 무주산골영화제는 예년과 같이 일정을 다시 5일로 확장해 운영한다. 2025년에는 3일로 축소 개최되며 아쉬움을 남긴 만큼, 이번 일정 확대는 관객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전망이다. 개최 일정 확정을 시작으로 무주산골영화제는 국내외 엄선된 영화 상영은 물론, 창작자와 관객이 직접 소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자연과 어우러진 공연·이벤트 등 풍성한 콘텐츠로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현재 공모가 진행 중인(2월 28일 토요일까지) 한국장편영화경쟁 부문 ‘창’ 섹션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선과 동시대적 감각을 담은 작품들을 대거 선보인다. 무주산골영화제는 “14회를 맞는 2026년은 지난 시간 동안 쌓아온 영화제의 정체성과 가치를 더욱 단단히 다지는 해가 될 것”이라며 “자연 속에서 영화를 매개로 관객과 창작자가 함께 머무르고 교감하는 영화제로서의 가치를 이어가기 위해 충실히 준비하고 있다. 초여름 무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영화제의 매력을 관객들에게 온전히 전하겠다”고 밝혔다. 전현아 기자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6.01.14 10:54

국립민속국악원, ‘차세대 명인·명창’ 사업 올해 운영 중단⋯지역성 확보 어려워

국립민속국악원이 국악 꿈나무 육성을 목표로 지난 2021년부터 운영해 온 ‘차세대 명인·명창’ 사업이 잠정적으로 운영 중단을 맞았다. 수도권 참여자 비중이 높아 지역 기반 공연으로서의 지속성과 안정적인 운영 한계에 봉착했다는 판단에서다. ‘차세대 명인·명창’ 사업은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국악 인재를 발굴해 발표 무대와 성장 기회를 제공해 온 국악인 양성 프로그램이다. 공연은 통상 2일에 걸쳐 진행됐으며, 하루 평균 3~4명의 어린 소리꾼이 무대에 올라 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한 대목을 약 20분간 선보이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국립민속국악원은 최근 몇 년간 사업 운영 과정에서 구조적인 한계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13일 국립민속국악원에 따르면 참여자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 거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객석 역시 학생 소리꾼의 지인을 중심으로 채워지는 경향이 강했다. 이로 인해 특정 소리꾼의 공연이 끝난 뒤 관객이 함께 빠져나가는 경우가 반복되면서, 지역 기반 공연으로서의 연속성과 안정성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이러한 운영 방식이 기관이 지향해 온 ‘지역성’ 강화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해당 사업을 즉각 폐지하기보다는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에서 올해 운영을 중단하고 구조 재검토에 들어갔다. 내년 재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향후 사업 방향과 운영 방식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조정을 두고 국악인 육성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지만, 국악원은 다른 양성 사업을 통해 이를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립민속국악원은 국악이 다소 낯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틴틴창극교실’의 참여 인원을 기존보다 5명 늘리는 등 국악인 양성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국립민속국악원의 대표적인 공연 지원 사업인 ‘소리판’은 계속 운영된다. 소리판은 19세 이상 판소리 전공자를 대상으로하며, 판소리 다섯 바탕 완창 무대를 중심으로 출연자를 공모·선정해 1년간 무대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판소리 계승과 공연 정착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올해 역시 완창 무대를 통해 전통 판소리의 현장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국립민속국악원 관계자는 “공연 중심의 소리판과 창작·과정형 지원 사업은 지속하는 한편, 국악인 양성 사업은 지역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재정비하고 있다”며 “이번 중단은 단기적인 축소가 아니라 구조 개선을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정은 공연 제공과 인재 육성을 병행해 온 국립민속국악원의 국악인 지원 체계를 점검하고, 지역 기반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시 짚는 계기로 읽힌다. 향후 재편된 국악인 양성 모델이 어떤 형태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6.01.13 18:40

2026년 예술인지원사업 기획전시 첫 주자, 정유리 개인전 ‘integral’

(재)전주문화재단의 2026년 예술인지원사업 기획전시 첫 번째 전시가 한국전통문화전당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2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지역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시민에게 폭넓은 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되는 예술인지원사업 기획전시의 일환으로, 첫 번째 주자로 정유리 작가의 개인전 ‘integral’을 선보인다. 정 작가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감정의 흐름과 관계의 장면들을 회화로 표현해 왔다. 특히 작품 속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구멍’의 이미지는 관계와 소통의 통로를 상징하는 시각적 장치로, 닫힌 공간 속에서도 서로를 향해 열려 있는 가능성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여기에 천이나 랩 등 외부 재료를 더해 시간의 흐름과 외부의 개입 속에서 남겨지는 관계의 흔적을 중첩된 화면으로 표현한다. 전시장에서는 ‘intergal’ 연작 9점, ‘way out’ 연작 6점으로 총 15점의 작품을 통해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감정과 소통의 이야기를 전시 현장에서 관객과 직접 나누고자 한다. 1997년생인 작가는 전주 출신의 청년·여성 작가로, 고등학교 시절부터 공예디자인을 전공하고 미술학과에 진학하는 등 지역을 기반으로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7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탄탄한 전시 경험을 쌓아왔다. 한편 2026년 예술인지원사업 기획전시는 기존 1주 운영에서 2주 운영으로 전시기간을 대폭 확대해 작가와 관람객 모두에게 보가 깊이 있는 전시 경험을 제공한다. 또 올해에는 이달부터 오는 5월까지 총 5회의 기획전시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무료 관람이며, 자세한 사항은 전주문화재단 홍보지원팀(063-281-1562)으로 문의하면 된다. 전현아 기자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6.01.13 17:37

완주 동상곶감의 정체성을 기록하다

미술관 문을 열자마자 주황빛 생명력이 시선을 압도한다. 만경강의 발원지이자 깊은 산세 속에 숨겨진 동상골의 사계절이 전시장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완주 동상면에 위치한 연석산 우송미술관(관장 문리)에서 열리고 있는 ‘고종시 동상곶감 프로젝트 특별전’의 풍경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곽풍영‧권은경 두 작가가 1년간 고종시 동상곶감의 생산과정을 밀착 수행하며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한 결과물을 선보인다. 13일 방문한 전시장에서 마주한 작품들은 단순히 곶감을 찍은 사진이 아니었다. 동상곶감이 맑은 물과 바람을 머금고 인간의 노동을 빌려 완성되어가는 ‘시간의 궤적’에 가까웠다. 전시의 핵심은 동상골의 역사성을 증명하는 ‘시조목(始祖木)’에 대한 기록이다. 대부산(貸付山) 웃덟박골 언덕에서 360년 넘는 풍상을 이겨낸 이 나무는 지금도 동상면 68개 농가에서 생산되는 고종시 곶감의 근간이 되고 있다. 씨가 거의 없고 껍질이 얇으며 높은 당도를 자랑하는 고종시 곶감의 특징과 진품임을 증명하는 감 꼭지의 ‘V자 흔적’ 등 세부적인 공정 데이터가 예술적 문법으로 시각화됐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곶감 제조공정을 ‘살림의 미학’으로 해석한 대목은 관람객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떫어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감을 정성껏 깎고 말려 곶감으로 만드는 과정이 버려질 위기에 처한 존재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행위와 같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서다. 이번 프로젝트에 협업한 호시호동상곶감농장 유재룡 대표는 “감을 말리는 것은 결국 곶감을 다시 살려내는 과정”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동상골의 정체성이자 자긍심인 동상곶감의 우수성을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지역의 정체성을 기록한 이번 전시는 농업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문화적 지표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연석산 우송미술관 문리 관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곶감을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시간과 노동, 자연과 공동체가 응축된 문화적 결과물로 바라보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농업의 가치를 예술로 아카이빙한 ‘고종시 동상곶감 프로젝트 특별전’은 오는 3월 31일까지 계속된다.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6.01.13 17:36

봉사의 감동적 순간을 기록하다…'국제로타리 3670지구' 사진전

국제로타리 3670지구가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청목미술관에서 봉사의 감동적인 순간을 기록한 사진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로타리안의 시선으로 바라본 나눔과 연대의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기획됐다. 출품작은 지난해 8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도내 82개 로타리클럽이 펼친 다양한 봉사 현장을 생생하게 기록한 사진들로, 공모전을 통해 엄선된 5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 사진전은 외부 전문 사진작가협회 심사위원이 참여해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였다. 심사 결과 대상‧금상 각 1점, 은상 2점, 동상 3점, 입상 30점 등 총 37점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수상자에게는 국제로타리 3670지구 총재 표창과 함께 전북자치도지사 표창, 전주시장 표창 및 소정의 상금이 수여될 예정이다. 전시된 작품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봉사를 바라보는 로타리안의 진정성과 따뜻한 시선을 담아 깊은 위로와 공간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행사는 국제로타리 3670지구가 걸어온 헌신의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기는 동시에 지역사회와 봉사의 소중함을 나누는 의미 있는 문화 행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120년 역사를 지닌 세계적 봉사단체인 국제로타리의 일원인 3670지구는 1957년 전주로타리클럽 창립을 시작으로 현재 전북지역에서 82개 클럽, 4100여 명의 회원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6.01.13 14:54

문화체육관광부, 2026년 ‘케이-콘텐츠’ 인재 키운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콘텐츠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케이-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2026년 케이-콘텐츠 인재양성사업’을 추진한다. 이번 사업에는 총 43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기술 융합 역량과 분야별 전문성, 국제 경쟁력을 갖춘 인재 3400여 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육 희망자는 연간 일정과 과정을 확인한 뒤 자신의 경력과 진로에 맞춰 지원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생성형 AI 등 제작 환경 변화에 대응해 ‘인공지능(AI) 특화 콘텐츠 아카데미’를 핵심 신규 사업으로 운영한다. 총 192억 원을 투입해 예비·미숙련 인력 900명, 전문·숙련 현업인 100명, 게임 분야 취·창업 희망자 100명 등 총 1200명의 AI 활용 콘텐츠 인재를 양성한다. 예비·미숙련 과정은 AI 도구 이론과 실습 중심 교육으로 기초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숙련 과정은 실전 제작과 사업화를 목표로 한다. 현장 밀착형 교육도 강화된다. 영화 <파묘>의 장재현 감독,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문지원 작가 등을 배출한 ‘창의인재동반사업’에는 약 97억 원이 투입되며, 만 19~34세 예비 창작자 300명을 선발한다. 이 밖에도 OTT 방송영상, 웹툰, 애니메이션, 대중음악 등 산업 수요가 높은 분야별 전문 인력 양성과 콘텐츠 수출 전문인력 교육도 병행한다. 세부 사업별 모집 요강과 일정 등 자세한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에듀코카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6.01.12 17:35

전북민예총 내홍 수습 나선 역대 회장단, 갈등 봉합될까?

속보=차기 이사장 선출 방식을 둘러싸고 정관 해석 공방과 내부 갈등을 겪어온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이하 전북민예총)이 사태 수습 국면에 들어섰다.(5일자 4면 보도) 조직의 원로인 역대 회장단이 직접 중재에 나서면서, 이사회 추대 방식 대신 경선을 통한 총회 선출안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밀실 추대와 조직 사유화 의혹이 일었던 선출 절차는 원점에서 재검토될 가능성이 커졌다. 12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민예총 역대 회장단은 지난 9일 이창선 현 이사장과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원로들은 이번 사태로 인한 조직의 이미지 실추와 내부 분열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경선 방식을 권고했다. 그간 이창선 이사장과 이사회 측은 추대 방식이 정관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특정 인물 내정설과 조직 사유화 의혹이 증폭되면서 밀실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 간담회에 참석한 진창윤 작가(제5대 지회장)는 “관례보다는 회칙에 따른 총회 선출이 옳은 방향”이라며 경선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직 운영의 중추인 사무처도 쇄신에 나선다. 독단적 운영과 장르 차별 논란이 불거졌던 사무처장을 포함해 실무진 전원이 사퇴하기로 했다. 다만 차기 총회와 이사장 선출 업무의 연속성을 고려해 사퇴 시점은 총회 직후로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향후 장르별 균형 발전을 보장하는 운영원칙을 세워 조직의 결집력을 확보키로 했다. 하지만 정상화까지는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다. 이번에 문제를 공론화했던 김갑련 씨가 경선 절차에 동의하고 참여할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경선 논의에 앞서 이 사장 추대를 강행하려고 했던 부분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창선 현 이사장의 태도 역시 관건이다. 이창선 이사장은 회장단의 경선 권고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경선 일정이나 후보등록 절차 등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전북일보는 이창선 이사장의 명확한 입장과 향후 계획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전북민예총이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조직의 화합을 이룰지는 현 이사장과 이사회가 제시할 구체적인 로드맵과 대화의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계 인사는 “지금이 5공 시대도 아니고 정관대로 이사장을 선출하는 게 맞다”면서 “그동안 내부에서도 불만이 많았는데 회원들과 소통해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 초기 설립 목적을 잊고 이익집단으로만 바뀌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6.01.12 17:35

서울을 넘어 지역으로⋯공유공간서 만나는 부조리극 ‘벽’

연극 불모지 지역인 순창에서 지원 및 극장 없이 연극이 가능한 공연을 선보인다. 극단 마삐따의 부조리극 ’벽‘이 오는 24일과 25일 오후 5시 30분, 순창 공유공간 이음줄에서 관객과 만난다. 작품은 지난해 6월 서울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어떠한 공적 지원도 없이 극단 스스로 기획한 자립 공연이다. 서울 중심의 공연 환경과 제도에 질문을 던지며 출발한 이 작품은, 이번 순창 공연을 통해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극장이 아닌 공간에서도 연극이 성립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자 한다. 작품이 순창에서 무대에 오르게 된 배경에는 공연 공간인 ‘공유공간 이음줄’의 존재가 있다. 이음줄은 순창의 여러 단체와 개인들이 힘을 모아 만든 독립 공간으로, 기관 지원금에 의존하지 않고 운영되며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지향한다. 연극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 활동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지역 기반 공간이라는 점에서, 극단 마삐따가 추구하는 자립 공연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극단 마삐따는 몇 년간 이음줄과 인연을 이어오며 교류를 이어왔고, 이번 공연을 통해 공간을 이용하는 회원들에게는 새로운 공연 예술 경험을, 처음 방문하는 관객들에게는 순창이 지닌 따뜻한 공유공간의 매력을 소개할 계획이다. ‘벽’은 사무엘 베케트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부조리극 형식을 취한다. 명확한 인과 없이 이어지는 장면과 파편적인 대사 속에서, 작품은 ‘벽’이라는 상징을 통해 개인과 개인 사이, 우리와 타인 사이에 놓인 보이지 않는 경계와 장애물을 질문한다. 리아와 장벽이라는 두 인물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벽에 맞서며, 좌절과 분노, 희망이 교차하는 과정을 몸의 움직임으로 풀어낸다. 이번 지역 공연에서는 새로운 인물 ‘MC누’의 등장과 자막 활용 등 초연과는 다른 형식적 실험도 더해진다. 관객의 이해를 돕는 동시에 부조리극 특유의 낯설음을 완화하는 장치로, 작품은 어렵지만 친절한 연극을 지향한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남기헌 연출가는 “‘부족해도 괜찮고, 모자라도 괜찮으니까 그냥해보자’라는 이 생각을 실천하는 일은 생각보다 혹독했다”며 “여러 현실을 부수고 넘어가며 ‘벽’을 만들어 왔다. 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몸을 던져 공연을 만든다. 이 공연이 누군가에게는 자극이, 위로가, 감동이 되길 바란다. 저의 몸통박치기가, 배우들의 몸통박치기가 이음줄을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울림이 돼 닿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만 10세 이상부터 관람이 가능한 이번 공연은 전석 유료로 진행되며, 티켓 가격은 전석 3만 원이다. 티켓 예매는 네이버 예약()을 통해 가능하며, 공연 예매 등 자세한 사항은 전화(010-3321-3792)로 할 수 있다. 전현아 기자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6.01.12 17:33

"예술현장에 활력을”…전북문화관광재단, 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공모 시작

2022년부터 4년간 동결됐던 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예산이 올해부터 증액 편성됐다. 오랜 기간 고정됐던 지원 규모가 확대되면서 그간 물가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예술계 현장의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은 19억5000만원 규모의 ‘2026 문화예술 육성지원사업’ 공모를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전년대비 3억원의 예산이 증액된 이번 사업은 개인 에술인의 안정적인 창작기반 마련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접수는 16일부터 30일 오후 5시 59분까지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NCAS)을 통해 하면 된다. 재단은 이번에 증액된 예산을 단순한 사업 규모 확대가 아닌 지원 구조의 실질적인 개선과 창작 기회 확대로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증액된 예산은 개인 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보다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편성‧운영해 활동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2026 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은 △문학 △시각 △공연 △다원 등 10개 장르를 대상으로 한다. 지원 분야는 △예술창작(개인‧단체) △예술확산 △젊은 예술 등 4개 분야로 구분해 지원된다. 이경윤 대표이사는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도 증액된 소중한 예산인 만큼,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에 실질적인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늘어난 재원이 예술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으로 이어져 예술인이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업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2026년은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는 해이다. 재단은 지난 10년간 축적해온 문화예술 지원 경험과 사업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책임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6.01.12 15:02

전주 예술가 해방구·쉼터 ‘새벽강’, 10년 만에 기획전시 재개

전주 예술가들의 해방구이자 쉼터였던 ‘새벽강(대표 강은자)’이 2016년 이후 중단했던 기획전시를 10년 만에 다시 시작한다. 새벽강은 지난해 12월 열린 강은자 대표의 소장품전을 계기로 정기기획전인 ‘월간 새벽강, 다시 예술’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매달 새로운 미술전시를 통해 일상 속 예술의 확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열리는 1월 기획전 ‘RESTART’는 새벽강의 전시 재개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새벽강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던 작가 17명이 참여했다. 참여 작가는 고형숙, 곽승호, 김누리, 김미경, 김범석, 김윤숙, 김춘선, 박홍규, 서용인, 신명덕, 유대수, 이일순, 장근범, 정인수, 조헌, 한숙, 허인석 등이다. 과거 동문사거리에서 다가동으로 이전한 새벽강은 현재 대중에게 ‘노포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원래는 지역 예술인들의 소통공간이자 문화담론을 생산하던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공간의 역사성을 되살려 예술과 풍류가 공존하는 문화공간으로 다시금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강은자 대표는 “이번 전시는 새벽강이 다시 예술공간으로 재인식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매달 새로운 기획을 통해 예술가와 관람객이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며, 이후에도 매달 새로운 작가와 작품들을 선보이는 정기 전시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6.01.11 08:03

“내 색깔이 당신의 마음에 닿기를”… 소년 작가 박승원의 고백

색채로 세상과 대화하는 청소년 작가 박승원이 2026년 새해의 문을 여는 특별한 전시를 선보인다. 누벨백미술관(관장 최영희)은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박승원 첫 개인전 ‘마음을 그리는 색’을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전주 용흥중학교 졸업을 앞둔 그가 그동안 캔버스에 꾹꾹 눌러 담아온 내면의 기록이다. 그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밝은색은 기분이 좋을 때의 마음이고 어두운색은 조용해지고 싶은 마음”이라며 그림이 곧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는 거울이라고 고백한다. 박승원군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거창한 풍경이 아니다. 일상의 작은 사물과 곁을 지키는 동물, 그리고 기억 속의 찰나이다. 그는 남들이 지나치기 쉬운 작은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색을 입혀 자신만의 서사를 완성한다. 정교한 기교에 매몰되지 않은 솔직한 붓질은 보는 이에게 더 큰 해방감과 위로를 선사한다. 박승원 군의 어머니 황은영 씨는 “혼자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내는 법을 스스로 배워갔고 그 시간들이 지금의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전시가 아이에게 한 발, 한 발 더 큰 걸음을 내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2023년과 2024년 장애청소년 우수작품 초청전에서 가능성을 증명했던 박승원 작가. 그의 이번 개인전은 “나는 나야!”라는 당당한 선언이자,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표현해온 시간의 기록이다. 전시를 기획한 최영희 관장은 “박승원의 작품은 잘 그린 그림을 넘어, 정직하게 마음을 그려온 시간에 대한 기록”이라며 “지역에서 성장하는 작가의 시작을 함께 지켜보고, 예술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지탱해왔는지를 관람객들과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6.01.1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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